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는 올 3분기 의미 있는 성적표를 거뒀다.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 각각 샤오미와 애플을 앞지르고 1위 탈환에 성공했고, 애플이 강세인 미국 시장에서는 점유율 격차를 좁혔다. 그러나 수익성 부분에서는 여전히 애플에 비해 크게 뒤쳐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점유율와 수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는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스마트폰 점유율 확대에 속도를 내야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과거 고동진 IM(IT·모바일) 부문장 사장은 2019년 갤럭시노트10 공개 행사 당시 "시장 점유율은 생명이고, 수익은 인격"이라고 언급해 수익보다 시장 점유율을 더 강조한 바 있다.
■ 삼성, 3분기 유럽·북미·필리핀 지역 1위 탈환…전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1위
삼성전자는 3분기 여러 지역에서 스마트폰 점유율 1위를 되찾으면서 전세계 1위 입지를 공고히 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분기 북미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38%를 기록하면서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부터 2분기까지 애플에 1위를 내줬다가 다시 1위로 올라선 것이다. 3분기 유럽시장에서도 삼성전자는 점유율 32.1%로 샤오미를 앞지르고 1위를 탈환했다.
필리핀 시장에서는 성과가 더 좋다. 지난해 3분기 현지 스마트폰 시장에서 4위였던 삼성전자는 3분기 리얼미, 비보, 샤오미 등의 중국 브랜드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이 외에도 삼성전자는 베트남, 중동, 아프리카, 한국, 남미 등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 삼성전자 출하량 1위지만, 출하액과 영업이익은 애플에 뒤쳐져
3분기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출하량 기준으로 1위를 차지했다면, 애플은 출하액에서 최상위를 기록했다. 애플이 수익면에서 더 좋은 실적을 냈다는 얘기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분기 대비 20% 증가한 6천900만대를 출하하며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에서 20%를 차지했다. 애플은 4천800만대를 출하하며 14% 점유율로 2위를 기록했다. 양사의 출하량 점유율 격차는 6%포인트다.
출하액 기준에서는 애플의 실적이 압도적으로 높다. 3분기 전체 스마트폰 출하액 중 애플은 37%, 2위 삼성은 18%를 점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양사의 출하액 점유율은 19%포인트 차이를 보이면서 출하량 보다 격차가 훨씬 컸다.
영업이익률에서도 애플은 더 높은 실적을 냈다. 영업이익률은 회사의 수익성과 경쟁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3분기 삼성전자에서 모바일과 네트워크를 담당하는 무선사업부(IM) 매출은 28조4천200만원, 영업이익 3조3천600만원으로 영업이익률은 11.8%을 기록했다. 애플의 경우에는 3분기 매출 833억6000만달러(약 97조5700억원), 영업이익 237억8600만달러(약 27조8400억원), 영업이익률 28.5%를 기록하며 높은 수익성을 보였다. 전세계 스마트폰 영업이익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70~75%인 것으로 집계된다.
애플이 이처럼 높은 영업이익률을 유지할 수 있는 배경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높은 매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3분기 800달러 이상 초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은 85% 점유율을 기록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평균판매가(ASP)가 높기 때문에 수익성 면에서 유리하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 애플의 스마트폰, 태블릿의 ASP는 평균 880달러인 반면, 삼성전자의 3분기 스마트폰 및 태블릿의 ASP는 250달러선으로 애플과 차이가 크다. 삼성전자는 제품군이 다양한 만큼, 프리미엄폰 뿐 아니라 중저가 스마트폰에서도 판매량이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또 애플은 스마트폰 생산을 중국 소재 대만 기업인 폭스콘에 맡기고 있어 시설투자 비용이 적게 든다는 점도 유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 "폴더블폰 업계 1위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 공략 강화해야"
삼성전자는 현재 독보적인 폴더블폰 비중을 늘려 수익성을 강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90%에 달한다.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미국 시장에서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 출시 후 8주간 누적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삼성의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 중 폴더블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12%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폴더블폰 판매 비중 1%에 비하면 폭발적인 성장세다.
키움증권은 폴더블폰 갤럭시Z3 시리즈가 출시 후 3개월간 321만대가 판매됐다고 집계했다. 이에 힘입어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판매량은 올해 약 700만대에서 내년에는 두 배 가량인 1천300만대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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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지난 10월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폴더블폰 판매량은 전년 대비 수 배 수준으로 늘었다"며 "내년에도 큰 폭의 성장을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삼성전자는 내년 2월 갤럭시S22 시리즈를 출시하며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나선다.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S22시리즈 공급물량은 3천300만대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