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포스텍-클랩, 고성능 지문인식 센서 개발

유기 광센서 신기술 적용 전면(全面) 인식 가능...기존 양산 공정 활용도 장점

과학입력 :2021/11/30 08:44

국내 연구진이 기존보다 두께를 크게 줄이고 인식 범위도 전면으로 넓힐 수 있는 지문 센서를 개발했다. 소재를 구하기 쉽고 기존 제조 공정을 활용할 수 있어 빠른 상용화를 이루는 데도 유리할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전자부품제조기업 클랩(CLAP)과 함께 지문 인식 센서의 성능을 높일 수 있는 지문 센서를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진은 유기물과 빛을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전극 구조를 만들어 성과를 냈다. 이번 성과는 영국왕립화학회(The Royal Society of Chemistry)가 발행하는 재료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머티리얼즈 호라이즌스'에 등재,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비밀번호나 공인인증서와 달리 생체 인식 기술은 고유한 신체 특징을 활용, 보안성이 높다. 이중 지문 인식 기술은 사용 거부감이 적고 인식 속도도 빨라 ATM, 스마트폰 등 적용 분야가 빠르게 늘고 있다. 지문인식은 주로 손에 빛을 쏘면 지문 굴곡으로 인해 달라지는 음영을 센서로 수집해 이미지를 추출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런 방식의 장치는 크게 광센서와 산화물 박막트랜지스터 어레이로 구성된다.

ETRI와 포항공대 연구진이 지문인식 센서 성능을 함께 점검하고 토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ETRI 박영삼 박사, 주철웅 선임연구원, 포항공대 김주희 연구원, ETRI 강승열 박사, 포항공대 정대성 교수.

광센서는 빛의 음영을 전기에너지로 변환하고 산화물 박막트랜지스터 어레이는 전기에너지를 활용해 지문 이미지로 추출하는 역할을 한다. 기존에는 광센서를 만드는 데 주로 실리콘을 사용했다. 하지만 연구진은 비스플루로페닐 아자이드(Bis(Fluorophenyl azide))라는 물질을 도핑한 유기물을 사용해 혁신을 이뤘다.

유기물은 실리콘보다 광 흡수능력이 크기 때문에 실리콘보다 작은 두께로도 광센서를 만들 수 있다. 또 실리콘은 흡수할 수 있는 빛을 파장대별로 구별하기 위해 컬러 필터를 추가해야 하지만 유기물은 그럴 필요가 없다.  덕분에 두께를 대폭 줄이면서 센서 모듈 부피를 작게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소자 간섭도 줄일 수 있어 필름형 지문센서 제작에 유리하다.

또, 연구진은 몰리브덴 산화물/금/몰리브덴 산화물로 구성된 3중층 상부전극을 개발해 빛을 위에서 받는 형태로 광센서를 만들었다. 빛을 아래서 받는 기존 방식보다 두께를 줄이고 빛을 많이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지문 센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부피를 대폭 줄이면서도 높은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 특히 화면 일부만이 아닌 전면(全面)에서 지문인식 기능을 부여하는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이미 기존에 널리 쓰이는 제조공정을 사용해 제작할 수 있어 빠른 양산이 이뤄질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ETRI 박영삼 책임연구원은 "지문인식 센서가 실질적으로 쓰일 수 있도록 상용화를 염두에 두고 개발을 진행했다. 개발한 고성능 필름형 지문센서는 휴대폰, 노트북, ATM 등 다양한 산업현장에 적용돼 쉽고 안전한 인증을 이룰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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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 정대성 교수는 “휴대용 전자기기 전면에 도입할 수 있는 프린팅 기반 지문인식 센서는 현재 모든 전자회사들의 초미 관심사다. 이 기술이 접목돼 다양한 혁신을 이룰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기획평가원 ICT R&D 혁신 바우처 사업 일환으로 진행됐다.

주관기업은 전자부품제조기업 클랩(CLAP)이고, 연구 내용 논문 공동 제1저자는 ETRI 주철웅 선임연구원과 포스텍 김주희 박사과정 연구원, 공동 교신저자는 ETRI 박영삼 박사와 포스텍 정대성 교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