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제 대학교도 클라우드 올인한다

[인터뷰] 경일대학교 정석봉 정보처장

컴퓨팅입력 :2021/11/24 15:16

“2019년말 클라우드를 처음 고민하던 당시 학교의 정보시스템 요구와 의존이 높아지던 중이었고, 이듬해 코로나19 때문에 모든 교육을 온라인으로 진행해야 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자체 해결은 도저히 불가능했다. 어떻게 하면 교직원과 학생 모두 만족할 서비스를 제공할까 방법을 고민하다 아마존웹서비스(AWS)로 이관을 결정했다. 이에 더해 4차산업혁명과 미래 인재 양성 측면에서 클라우드란 중요 기술을 교수와 학생에게 전파해야겠다는 생각도 있었다.”

4년제 대학교로서 모든 IT서비스를 AWS 클라우드로 이전하고 있는 경일대학교의 정석봉 정보처장은 최근 본지와 인터뷰에서 클라우드 올인을 선택한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경일대학교는 작년부터 AWS로 모든 IT 시스템을 이관하고 있다. 3단계 이행 계획에 따라 현재까지 2단계 이관작업을 마쳐 데이터베이스, 보안 등의 인프라를 제외한 구축형 인프라스트럭처의 학습 관리 시스템(LMS), 수강 신청 시스템, 출석 기록 시스템을 포함한 20개의 주요 워크로드를 AWS로 이전 중이다.

정석봉 경일대학교 정보처장

국내 대학교가 일부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이전하고 있지만, 전격적으로 클라우드 올인을 한 첫 사례다. 경일대학교 정보처의 직원은 7명으로, 소규모 조직이 600여명의 교직원과 8천여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홈페이지, 교육, 학사, 행정, 연구 등의 정보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정석봉 처장은 “AWS를 잘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이 사업을 시작했고, 처음엔 바로 이관하기보다 6주에 걸친 컨설팅을 받아 3단계에 걸친 이관 로드앱을 구성했다”며 “중요한 서비스부터 옮기기 시작해 이제 2단계 완료 상태고, 남아있는 학사 DB를 이관하는 작업을 내년 완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원격교육은 전국 대학교에 반드시 돌파해야 할 난제였다. 경일대학교 LMS를 예로 들면, 코로나19 사태로 시간당 최대 접속 건수가 537% 증가했고, 시간당 최대 접속자는 333% 늘었다. 하루 최대 접속 건수도 370%로 증가했다. 고화질 서비스를 제공해야 했고, 동시접속자의 부하를 분산시켜야 했다.

여기에 수강신청시스템은 1년에 두차례씩 순간적으로 폭증하는 접속자에 안정적인 접속을 유지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

정 처장은 “클라우드 전환 효과를 정성적으로 보면, 우선 정보처 직원이 기존에 1월과 8월에 수강신청에 따른 학교시스템 폭주와 민원에 시달리는 걱정이 없어졌다”며 “시스템을 특정 시기에만 확장 운영할 수 있게 신축성을 갖게 돼 전혀 문제없이 대응하게 됐고, 운영 측면에서도 모니터링 서비스를 클라우드에서 제공하고 있어 업무 편의성도 올라갔다”고 말했다.

경일대학교 정보처 내부 직원들이 클라우드 전환 전에 불안감도 가졌다고 한다. 실제로 클라우드를 접한 경험을 갖지 못했기에 운영 방법이나 업무 변화 등의 걱정을 했다고 한다. 클라우드 도입 후 관련된 전문 인력 확보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고 했다.

정 처장은 “학교가 경북 경산에 있다보니 전문인력을 확보하기 힘들다고 생각했다”며 “이런 걱정거리를 종식하기 위해 컨설팅을 받아보자 했고 구축계획을 수립하고, 조직과 인력을 어떻게 활용할지 같이 결과물로 도출해 정보처에 클라우드 운영팀을 신설해서 교육시키고, AWS와 협력해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일대학교는 클라우드 이관 작업을 위해 관련 조직인 전산정보원을 정보처로 승격시키고, 정보화지원팀과 정보보안팀으로 나눴던 조직을 정보개발팀, 정보인프라팀, 클라우드운영팀 등으로 재정비했다. 그러나 정보처 내부 인력의 구성은 기존과 동일한 7명이다.

정 처장은 “온프레미스 구축이 아니니 시스템 운영인력이 필요 없어졌고, 원격관리와 모니터링을 위한 클라우드운영팀으로 개편해 운영하고 있다”며 “서버도 유휴 서버가 많아져 활용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클라우드 인력은 1주일 단위 교육을 두어차례씩 받았고, 클라우드 운영팀의 팀장은 그거에더해 실제로 AWS와 협업하는 과정에서 많이 배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일대학교 정보처의 목표는 단순히 IT 인프라의 업그레이드로 한정되지 않는다. 시스템 관점에서 신속하고 안전하며 비용효율적인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대학교의 사회적 역할 차원에서 4차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전문인력 양성에 시선을 두고 있다.

교수이기도 한 정석봉 처장은 클라우드 이관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미래 인재 양성이란 대학교 차원의 목표 달성도 고민했다고 한다.

그는 “작년부터 AWS 클라우드 교육을 학생 전원에게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신입생 전원에게 코딩과 클라우드 교육을 시키기 위해 AWS의 에듀케이트 프로그램인 ‘AWS 아카데미’를 이용해 1학년에게 교양수업을 제공하고 있다”며 “더불어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2022년부터 컴퓨터 사이언스 학과 내 클라우드 컴퓨티 전공을 신설해 신입생을 뽑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방의 대학교는 컴퓨터 사이언스 학과 입학생 수 자체가 줄어드는 상황이지만, 경일대학교는 오히려 어려울 때 치고 나간다는 마인드를 갖고 있다”며 “재작년 AI, 클라우드 분야의 신규 교원 3명을 한번에 뽑기도 했고, 그런 배경 하에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 인재양성에서 치고 나가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경일대학교는 지역사회 창업 지원도 강화할 예정이다. 창업보육센터 입주 기업이 회사 내부에 IT시스템 운영 역량을 갖추기 힘들다는 것을 고려해 이들에게 클라우드 기술을 소개하고 교육하는 역할을 할 계획이다.

대학교 구성원에 대한 IT서비스도 한차원 더 고도화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AWS에서 운영되는 시스템과 학생의 이용 데이터가 쌓이면 이를 AWS의 AI, 머신러닝, 데이터레이크 등으로 강좌 추천 시스템을 서비스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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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처장은 “강좌 추천은 학생 맞춤형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고, 졸업생에게도 재학중 들었던 수업과 그 성과 정보를 취합해 어떤 직렬이나 직업이 적합한지 추천하는 취업연계 서비스도 제공하려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석봉 처장은 “대학교 대부분이 IT 인력이나 투자를 대규모로 하기 쉽지 않고, 클라우드 같은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하기 망설일 것”이라며 “그러나 클라우드가 굉장히 고난도의 인력을 보유해야만 성과를 내는 시스템이 아니고 이관작업도 클라우드 업체와 함께 절차대로 밟아가면 어느 학교라도 성공적으로 클라우드로 이관해 IT서비스를 더 좋게 만들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