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통증환자 4명 중 1명은 진통제 등 약 복용 안해

10년 전 비해 성격변화, 우울감 심해져…통증학회 조사, 40대 이하 더 심각

헬스케어입력 :2021/11/22 12:00

만성통증환자 4명 중 1명은 진통제 등 약 복용에 거부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통증학회가 지난 7월20일부터 9월3일까지 전국 20개 대학병원 통증클리닉을 방문한 만성통증환자 833명(여성 425명, 남성 408명, 평균 연령 57세, 이환기간 75개월)을 대상으로 겪고 있는 문제점들과 환자들이 치료약이나 시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에 대해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만성통증질환 유형(자료=대한통증학회)

그 결과 최근 1주간의 평균 통증점수는 5.9점(통증이 전혀 없는 상태 0점, 상상할 수 없는 최고의 통증 10점)으로 중등도 이상의 통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응답했다.

또 통증치료를 위한 진통제 등 약 복용에 대해서 4명 중 1명은 약을 복용하지 않는 것이 더 낫다고 응답했다. 이에 대해 학회는 타 만성질환이 동반되는 경우로 인한 복용약물의 증가에 대한 거부감과 치료약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 때문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실제 조사대상자의 반 이상이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었으며, 전체 응답자 4명 중 1명은 실제 부작용으로 인해 약을 중단하거나 바꾼 적이 있었다고 답했고, 절반 정도의 환자는 소염진통제 내성이 생긴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약성진통제 사용에 대해서는 응답자 4명 중 3명 이상이 심한 통증이 있는 경우에는 사용이 가능하다고 응답했고, 전체응답자의 64.5%는 마약진통제는 중독될 수 있다고 응답했음에도 심한 통증 조절을 위해서는 할 수 없이 사용해야 한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자의 30%는 마약성진통제를 복용 중이었다.

만성통증환자들에게 통증은 어떤 의미일까. 조사대상 환자의 42.2%가 ‘죽고싶다는 대한 생각을 해 본적이 있다’고 응답할 정도로 고통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환자 10명 중 1명은 실제로 이를 행동으로 옮긴 적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만성통증질환으로 인한 악영향(자료=대한통증학회)

성별로는 비슷했는데 연령별로는 40~50대, 특히 50대가 조사대상자 중에서 가장 위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사회 경제적 활동과 연관된 것으로 파악됩니다.

만성통증으로 인해 겪는 악영향에 대해서는 짜증/분노 등의 성격변화가 가장 크다고 응답했으며 이어 우울감, 수면장애, 불안감, 죽고싶다는 생각, 집중력과 기억력감소, 경제활동제한, 가족들의 불이해, 친구들의 불이해, 경제적 어려움, 극단적 시도, 실직, 가정불화, 이혼의 순으로 조사됐다.

학회는 이 같은 조사를 2011년에도 진행한 바 있는데 만성통증의 악영향이나 환자들이 겪고 있는 전반적인 어려움이 크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이나 2011년에는 수면장애가 가장 큰 문제로 조사됐고, 이번 조사에서는 성격의 변화와 우울감이 더 큰 문제로 조사됐다.

연령은 2011년과 마찬가지로 40대 이하의 연련층에서 거의 모든 문제가 더 심각하게 나타났으며, 죽고싶다는 생각에 있어서는 40대 이상에서도 통계적으로 동일 수준을 보였다. 2011년 조사에서 보다 약 10%정도 더 높게 나타났으며, 과거 조사에서는 40대의 비율이 가장 컸었는데 이번 조사에서는 50 대의 비율이 가장 크게 나타난 점이 차이이다.

만성통증질환으로 인한 악영향 연령(자료=대한통증학회)

보다 자세한 원인 파악이 필요하겠지만 과거에 비해 경제활동을 하는 연령대의 증가 및 보편적 사회 복지부분의 발전과 일반 사람들의 전반적인 삶의 질의 향상에 따른 상대적인 박탈감의 증가도 한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학회는 “만성통증환자들의 삶의 질은 2011년에 비해 크게 좋아지지 못했다고 볼 수 있으며, 이는 통증치료 전문가들의 과제일 뿐 아니라 국가와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더욱더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