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눅스 아버지' 토발즈, 한국개발자와 만난다

NIPA 개최 30일 공개SW행사서 한국 개발자에 온라인으로 축하 메시지

컴퓨팅입력 :2021/11/18 13:50    수정: 2021/11/18 19:49

오픈소스(Open Source) 대명사인 리눅스(Linux)를 창안한 리누스 토발즈(Linus Torvalds)가 오는 30일 온라인으로 한국 개발자들과 만난다. 전세계 상위 슈퍼컴퓨터 500대는 대부분 운용체계(OS)를 리눅스를 사용하는데 이런 리눅스를 처음 만들어 리눅스 아버지라 불리는 그는 2013년 11월과 2012년 10월 두 차례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 이후 근 10년만에 다시 미국 현지(실리콘밸리)에서 영상으로 한국인 개발자들을 만난다.

18일 과기정통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에 따르면 토발즈는 오는 30일 국내서 온라인으로 열리는 '2021년 공개 소프트웨어(공개SW) 페스티벌' 행사에서 축사를 한다. 이 행사는 과기정통부와 NIPA가 오픈소스 개발자와 커뮤니티를 위해 오픈소스 관련 기업의 최신 기술과 우수 사례를 공유, 국내 오픈소스 생태계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마련했다. 행사는 공개SW포털이나 유튜브로 들을 수 있다. 이날 토발즈는 한국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세계 오픈소스와 리눅스 발전에 동참해달라"는 말을 할 예정이다.

오픈 소스는 프로그램 핵심인 소스 코드를 모든 사람에게 공개(오픈)해 이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을 말하는데 리눅스가 대표적이다. 1991년 당시 헬싱키 대학생이던 토발즈는 리눅스를 처음으로 만들어 공개했다. 이후 수많은 개발자 및 기업 손을 거치며 여러 형태로 진화, 현재의 디지털 기술 발전에 큰 역할을 했다.

1991년 처음으로 리눅스를 개발해 공개한 리누스 토발즈.

2011년 IBM 슈퍼컴퓨터 '왓슨'이 미국 퀴즈쇼 '제퍼디'에서 인간 참피언을 이겼는데 이때 IBM 컴퓨터도 리눅스였다. 앞서 2004년에는 세계 최고 성능 슈퍼컴퓨터 500대의 절반 이상이 리눅스를 OS로 채택한 했고, 3년뒤인 2017년에는 상위 슈퍼컴퓨터 500대가 모두 리눅스를 적용, 또 하나의 리눅스 신화를 보탰다. 미국 국방부 컴퓨터는 모두 리눅스로 구동되며 미국 NASA와 인스타그램 컴퓨터도 리눅스를 사용한다. 연간 1천억달러 규모 이상인 세계 클라우드 시장의 90% 정도가 역시 리눅스를 사용하고 있다. 지난 15일 토발즈는 리눅스 최신판(첫 5.16 커널 릴리스 캔디데이트)을 발표하기도 했다.

1969년 12월 28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태어난 그는 외할아버지 때문에 처음 컴퓨터와 인연을 맺었다. 1981년, 통계학 교수인 외할아버지가 '코모도어(Commodore) VIC-20' 컴퓨터 프로그램을 도와달라고 한 이후 컴퓨터 세계에 빠져들었다. 리눅스를 개발하게 된 동기는 유닉스(UNIX, 중대형컴퓨터 OS) 기반OS인 미닉스(MINIX) 때문이다. 당시 미닉스는 주로 교육용으로 활용됐는데 토발즈는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인텔 80386 기반의 IBM 호환 PC에서 미닉스를 구동하기 원했고, 이것이 계기가 돼 미닉스를 참고한 새 OS를 개발, 1991년 8월 자신이 활동하던 커뮤니티에 처음 공개했다. 리눅스(Linux)의 시작인 것이다. 당초 그가 무슨 큰 포부를 갖고 리눅스를 개발한 건 아니다. 토발즈는 2001년 출간한 자신의 자서전에서 리눅스 개발 동기로 "단순히 재미로(Just for fun)"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책은 국내서도 발간됐다.

관련기사

'리눅스'라는 이름은 토발즈가 개발 중 붙인 가칭이기도하다. '나(리누스)의 미눅스'라는 뜻의 '리누스의 미눅스(Linus's MINIX)'를 줄인 말이다. 현재 리눅스는 많은 파생 버전이 존재한다. 같은 리눅스 커널이라도 기능이나 형태가 천차만별이여서 수많은 리눅스 OS가 등장했다. 데비안(Debian) 계열과 레드햇(Red Hat) 계열이 대표적이다. 이 안에서 또다시 파생된 우분투(Ubuntu), 페도라(fedora) 등의 배포판까지 합치면 종류가 최소 수백개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토발즈는 1997년 IBM,인텔, 지멘스 등 거대 테크 기업이 만든 오픈소스 컨소시엄(Open-Source Development Lab)에서 일하기 위해 헬싱키를 떠나 캘리포니아에 안착했고, 2010년 미국 시민권자가 됐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를 뛰어넘는 역사적 OS를 개발한 그는 여전히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개발자)로 살아가고 있는데 한 핀란드 매체는 토발즈의 순 자산을 1억5000만달러로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