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인앱결제 꼼수 행보에…국내·외 정책당국 "법 집행 촘촘히"

방통위, 시행령 조만간 발표…美·弗 "미래 대비한 규제로 대응"

방송/통신입력 :2021/11/16 14:53    수정: 2021/11/17 13:00

최다래, 김민선 기자

최근 구글이 인앱결제 강제금지법을 우회하려는 꼼수 행보를 보이면서, 이를 방지할 하위 법령이 어떻게 만들어질 지 주목된다. 

법 통과 이후 지난 4일 구글이 앱 개발사에 외부 결제를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구글이 제시한 외부결제 수수료가 인앱결제 수수료보다 4%p 낮은 6~26%에 그쳐 조삼모사란 지적이 나오기 때문이다.

해외 입법 관계자들도 애플·구글이 한국 법을 무시하는 처사를 인지하고 있다며, 미래를 내다보는 규제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김현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글로벌 앱생태계 공정화를 위한 국제세미나’에서 “앱마켓사가 우회적인 방법으로 사업하지 못하도록 규제 하위법령을 촘촘히 마련해 집행해나가겠다”며 “앱마켓사들이 이행을 지연하지 않도록 대화를 통해 해결하고 가시적인 해결 의지가 없으면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국회는 지난 9월 일명 인앱결제 강제금지법인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통과시켰고, 주무부처인 방통위가 조만간 시행령을 마련해 입법예고 할 방침이다. 이르면 17일 방통위가 전체회의에서 시행령 제정을 의결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앱생태계 공정화를 위한 국제세미나. 강신철 한국게임산업협회장, 박성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장, 양정숙 의원, 서범강 한국웹툰산업협회장, 김현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 세드릭 오 프랑스 디지털부 장관, 조승래 의원, 이원욱 의원, 팀 스위니 에피게임즈 CEO, 메간 디무지오 CAF 사무총장, 마크 뷰제 CAF 창립임원.

김 부위원장은 “(내년) 3월까지 시행령과 고시를 준비하고, 정부 차원에서 입법예고할 것”이라며 “어제 방통위원들과 시행령 초안에 대해 논의했고 내일 위원회에서 공식 논의하고 국민들에게 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외 콘텐츠 업계 "빅테크 독점 막으려면 국제 공조 필요"

이날 세미나에는 국내·외 콘텐츠 업계 대표들과 입법 관계자들이 참석해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독점을 막기 위해 공조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유럽, 미국 등의 관련 법은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상태다. 유럽의회는 지난해 인앱결제 강제금지법과 유사한 디지털서비스법안(DSA)을 발의했으며, 프랑스가 이를 강력히 밀어부치고 있다. 미국 상원은 오픈앱마켓 법안을 지난 8월 발의했다.

글로벌 앱생태계 공정화를 위한 국제 세미나에서 발언하는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대표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대표는 “나는 한국인이다”며 한국의 빠른 입법에 대해 찬사의 말을 전했다.

그는 “애플은 현재 한국 법을 무시하고 있을뿐 아니라 애플이 해외 국가법을 준수하는 것은 마땅히 해야 하는 일이다”며 “향후 수십 년간 전 세계 경제에 수조 달러의 가치를 가져올 메타버스의 가능성은 모든 기업에 똑같이 열려있지만, 애플과 구글의 정책은 다른 기업의 메타버스 창출을 방해하며 스스로 이를 지배하고자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이 운영 체제 독점 기업과 싸워 공정한 경제를 회복하면, 소비자 가격 개선과 함께 소프트웨어 창작자의 공정 경쟁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범강 한국웹툰산업협회장도 “인앱결제 강제금지법이 통과되고 많은 개발자와 창작자가 환호하며 기뻐했고, 대한민국에서 이러한 법적 제동을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만들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꼈다“면서도 ”그러나 이후 구글은 인앱결제 외 결제 수단 대상 추가 수수료 부과 등 우회 방안을 지속 만들어내고 있어 이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프랑스 "우회 꼼수, 촘촘한 규제로 대응해야"

해외 입법관계자들도 구글이 한국의 인앱결제강제금지법을 우회하려는 시도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며, 미래를 대비한 촘촘한 규제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상으로 세미나에 참석한 마샤 블랙번 미국 상원의원은 “애플이 한국의 새로운 법을 무시하고 있는 처사는 다른 나라들에서도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에 대해 암시하고 있는 것”이라며 “미국에서는 나와 리차드 블루먼솔,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과 함께 오픈앱마켓 법안을 발의함으로써 앱마켓 사업자들과 콘텐츠 제작자들에게 명확하고 적용 가능한 규칙을 명시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앱생태계 공정화를 위한 국제세미나

쎄드릭 오 프랑스 디지털부 장관은 “프랑스에서도 디지털서비스법안을 준비해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반공정, 반독점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면서 "이달 말 의회에서, 내년 대선 전에 통과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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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해당 법안은 게이트키퍼 같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고, 기업들이 어떤 혁신을 저해하는 행위를 규제하게 될 것"이라며 "완전한 규제를 만들기 위해 향후 5년 정도 걸리는데 이를 내다보고 유연하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력하고, 세계 각국의 공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세미나를 주최한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구글과 애플이 한국에서 관련 법이 시행된 이래 정책 보고를 해왔는데 사실 불만족스러운 상태"라며 “이번 국제세미나에 이어 미국, 유럽 등에서도 구글, 애플의 인앱결제 강제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한 세미나를 개최할 계획이다”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