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카 20대 실무진들이 말하는 데이터와 AI

데이터그룹 박경호·원혜진 "데이터만 있다면 해결 불가능한 건 없다"

인터넷입력 :2021/11/16 08:40    수정: 2021/11/16 14:15

쏘카는 차량 공유 플랫폼이다. 운전면허를 취득한, 만 21세 이상 누구나 쏘카를 이용할 수 있다. 전국 110개 도시에, 4천개의 쏘카 자동차가 비치된 ‘쏘카존’이 있다. 회사는 언제, 어디든 원하는 장소로 자동차를 배달해주는 탁송 서비스 ‘부름’도 제공하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누적 회원 수만 700만명 이상. 국내 면허 소지자 5명 중 1명이 쏘카 이용자다. 이렇다 보니, 데이터양이 방대하다. 쏘카는 누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데이터그룹을 만들었다. 그룹 실무진들은 인공지능(AI) 혁신학교 아이펠(AIFFEL)과 협업해, 개발 인재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지디넷코리아는 쏘카 데이터그룹 실무진 두 사람을 지난 4일 만났다. 쏘카에선 이들을 KP(본명 박경호), 치즈(원혜진)로 부른다. 이들은 20대다. 국내 대표 카셰어링 플랫폼 쏘카의 내부 개발 역량을 강화하는 첨병이라기엔, 비교적 어린 나이다. 두 사람에게 쏘카와 데이터, 그리고 AI 등에 대해 물었다.

"쏘카, 국내 플랫폼 중 데이터 가장 많이 보유"

케이피(KP)는 원래 경영학을 전공했다. 그러나 컴퓨터 사이언스와 AI에 점차 매력을 느꼈다. 그는 공학 석사 학위를 받고, 미국에서 데이터와 AI 관련 지식을 추가로 습득했다. 치즈는 대학원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가, 지난 8월 쏘카로 '스카웃' 됐다. 케이피는 데이터 모델링팀, 치즈는 비즈니스 데이터팀에 속해있다.

박경호 쏘카 데이터그룹(KP)

Q: 쏘카를 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KP: 데이터를 이용해, 이용자 삶을 유익하게 할 수 있단 점에 매료됐어요. 그러다 현실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가장 많이 보유한 플랫폼이 어딜까 찾아봤죠. 쏘카였습니다.

치즈: 산학 협력 기회로 쏘카에 오게 됐어요. 영입된 거죠. (웃음). 와보니 정말 분위기가 좋은 회삽니다. 쏘카는 구성원을 ‘쏘팸(쏘카 임직원)’이라고 불러요. 이것만 봐도 알 수 있죠. 텍스트 데이터가 굉장히 많다는 점도 쏘카의 강점입니다.

Q: 주된 업무는 무엇인가요

KP: 쏘카 이용자가 안전한 차량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합니다. 파손된 자동차가 있는지, 정비가 필요한지 등을 데이터와 AI를 활용해 빠르고 정확하게 발견하도록 돕는 거죠.

치즈: 풀리지 않은 텍스트를 해결해요. 자동차 문이 열리지 않아 곤란한 쏘카 이용자가 있다고 가정해보면, 관련 텍스트 데이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이용자 애로사항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합니다.

데이터·AI, 고객 만족도 제고 위한 '윤활유'

쏘카 이용자에겐 양질의 서비스 제공을, 쏘팸에겐 업무 효율화를 가져다주는 게 사내에서 두 사람의 역할이다. 쏘카존이 넓어 차량을 찾기 어려울 때, 이용자가 신속히 발견할 수 있도록 한 기술을 KP는 최근 개발하고 있다. 또 오염인지, 파손인지 애매모호한 차량을 쏘팸이 쉽게 파악하도록 돕는 기술도 연구 중이다.

Q: 쏘카와 데이터 AI를 연관 지어 본다면 어떤가요

KP: 과거엔 말이나 마차를 탔었죠. 이동에 대한 수요는 항상 존재했습니다. 현재 모빌리티 산업이 나날이 성장하고 있어요. 이동 경험에도, 저마다 가치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 AI는 쏘카의 이동 품질을 제고하는 윤활유라고 봅니다.

치즈: 이미 실생활에 AI가 스며들었어요. AI 번역기만 봐도 그렇죠. AI가 뭔지 몰라도, 편리하고 만족도가 높다는 게 AI의 특징입니다. 쏘카는 차량 공유 플랫폼이에요. 고객 만족이 최우선이죠. KP 생각과 같아요.

차를 깨끗이 쓰면, 이용자에게 혜택을 주는 프로모션을 진행한 적이 있어요. 이건 어떨까요. 반납 전 고객이 세차하면, 인센티브를 주는 거죠. 이때 실제 세차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도구가 데이터, AI에요. 결과적으로 차는 깨끗해집니다. 고객 만족도는 올라가죠.

"개발자, 더 주목받을 것"

쏘카는 개발 인재를 키우는 데도 적극적이다. 아이펠과 협력해 수강생들에게 양질의 데이터, AI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KP와 치즈도 관련 콘텐츠를 만드는 데 힘쓰고 있다. 쏘카 데이터는 사진, 텍스트, 센서(차량 움직임), 이용자 패턴(결제 방식) 네 가지로 나뉜다. 이를 토대로, 교육 콘텐츠를 구성한다.

아이펠 교육생은 쏘카 데이터를 통해, 차량 수요를 예측하고 쏘카존 최적 위치를 탐색해본다. 보험사기를 예측하거나 쏘카 차량이 정상적인 위치에 주차됐는지 판단해볼 수도 있다.

Q: 정보기술(IT) 업계 개발 인력 모시기가 한창인데 어떻게 생각하나요

KP: 자연스런 현상입니다. 과거 농업, 기계가 산업을 이끌었다면, 이젠 데이터 시대죠. 당연히 개발자가 주목받는 시대입니다. 아직 부족해요. 좀 더 개발자가 떠오를 겁니다.

치즈

치즈: 예전에 개발자가 천대받던 시절이 있었죠. 이제야 가치를 인정받게 되네요. (웃음)

Q: 아이펠 교육, 흥미로운 것 같은데요

KP: 수강생으로선 기회입니다. 외부에서 다룰 수 없는 희귀한 쏘카 데이터로 교육이 진행되기 때문이죠. AI를 공부하는 사람들은 현실에서 이 기술이 어떻게 쓰이는지 파악하는 게 중요해요. 아이펠을 통해서 가능한 거죠.

치즈: 해커톤이나 프로젝트로 배운 내용을 코드로 녹여냅니다. 내용물이 나오죠. 예비 개발자가 스스로 성장하면서, 산업 전반을 이해할 수 있는 유의미한 교육 서비스라고 생각해요.

Q: 목표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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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 데이터만 있다면, 해결 불가능한 건 없다고 생각해요. 없어도 가능하게 만드는 게 우리 일이죠. 중기적인 목표가 있어요. 바로, '거대 AI 모델'을 만드는 거예요. 인력을 대체할 수 있죠. 인간은 AI가 할 수 없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일에 더 힘을 싣게 됩니다. 그 나머진 AI가 처리하도록 하는 게 지향점입니다. 깨끗하고 안전한 쏘카가 완성되는 과정일 겁니다.

치즈: 이용자 불만을 순식간에 해결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어요. 쏘팸을 위한 서비스도 선보이고 싶습니다. 반복된 작업을 AI가 대신하도록 하는 거죠. 쏘카 직원들의 피로도를 줄여드리는 게 목표예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