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정훈 창업벤처혁신실장 "컴업 2021, 대기업·스타트업 협력의 장"

"청년 창업가, 혁신가 돼야... 중기부가 법·제도·펀드로 지원 약속"

중기/스타트업입력 :2021/11/11 08:47    수정: 2021/11/11 09:20

"주변인들과 잘 소통하며 어려움을 극복하는 혁신가가 되기를 바란다. 중기부 창업벤처혁신실은 혁신가들을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제도와 법, 사업, 펀드를 매일 밤 고민하며 노력하겠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차정훈 창업벤처혁신실장은 창업가들이 어려움을 이겨내고 혁신가가 되기를 바란다는 응원의 메시지와 함께, 정부가 이들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스타트업 축제인 '컴업'(COMEUP) 행사와 같이 창업가들이 서로의 정보를 공유하고 활발히 교류할 수 있는 장을 마련, 스타트업들의 성장을 앞으로도 돕는다는 계획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국내 스타트업을 전 세계에 알리고, 이들 기업의 해외 진출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2019년부터 컴업을 개최해왔다. 이달 17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개막 예정인 ‘컴업 2021’은 ‘대전환(Meet the Future- Transformation)’을 주제로 진행되며, 창업 관련 12개 세션의 패널 토크, 삼성전자·CJ·GS와 같은 18개 글로벌 대기업 쇼케이스 등 프로그램이 준비돼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하는 72개 스타트업은 국내외 투자자에게 사업을 소개하고, 대기업과 협력하며 네트워크를 쌓을 기회를 얻게 된다.

컴업 행사를 총괄한 중기부 차정훈 창업벤처혁신실장은 앰코테크놀로지, 코아로직, 엔비디아 등 기업을 거쳐 2019년부터 중기부 소속 공무원으로 창업가들을 지원해오고 있다. 민간 분야에서 쌓은 지식과 노하우를 공공 부문에서 발휘하는 셈이다. 

차정훈 실장에 따르면 이번 컴업 행사는 '올해의 스타트업'을 선발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대기업들이 스타트업과 만날 수 있는 오픈이노베이션의 장이 될 전망이다.

차 실장은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협력의 장을 마련하는 것에 주력했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협력 프로그램이 컴업 행사로서는 올해가 첫 시도이기 때문에, 당장 큰 결과가 나올 것으로는 기대하지 않는다"면서도 "올해를 시작으로 기반을 마련해두면, 앞으로도 오픈 이노베이션의 장이 지속 열릴 것이고, 그 가운데 대기업과 스타트업들이 자연스럽게 만나 서로 소통하고 대화하는 기회가 생길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기부 차정훈 창업벤처혁신실장

다음은 차정훈 창업벤처혁신실장과의 일문일답.

Q. 중기부 창업벤처혁신실은 어떤 일을 하나?

“중기부 창업벤처혁신실은 크게 세 가지 업무를 맡는다. 창업, 벤처, 기술이 그것이다. 창업 정책은 주로 초기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팅 업무다. 우리나라는 민간 영역보다 관 주도 액셀러레이션이 먼저 도입이 된 경우다.

두 번째로는 벤처 정책을 담당한다. 우리나라에서 ‘벤처 기업’이라는 용어가 나온 것이 90년대 김대중 정부 때부터인데, 그때부터 중기부가 국내 벤처 기업에 인증은 물론, 성장과 고용, 사업 확대 등을 법, 제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세 번째로 기술 정책을 통해 중소기업에 연구개발(R&D)을 지원한다. 

세 가지 업무를 기반으로 국장, 과장, 직원이 협력해 국민에게 가장 필요한 사업, 정책, 제도를 항상 고민하는 것이 창업벤처혁신실의 역할이다.”

Q.  컴업 행사의 개최 배경과 목적은?

"컴업은 원래 '벤처창업대전'이라는 이름으로 90년대부터 진행해온 정부 주관 행사였다. 그러다 2019년부터 '이 행사를 정부 주도로만 하지 말고, 민간과 함께 해보자'라는 아이디어를 적용해, '컴업'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브랜드화했다. 다만, 이를 주도해왔던 전임자 석종훈 전 실장이 청와대 비서관으로 업무를 옮기면서, 내가 컴업 행사 첫 회를 총괄하게 됐다.

한 마디로 컴업 행사는 '한국의 스타트업이 다 같이 모이는 축제를 열어보자'는 생각으로 출발해, 민간과 공공이 공동 위원장을 맡아 함께 운영하고 있는 축제다. 현재 나와 안성우 직방 대표가 함께 공동 위원장을 맡고 있다.

특히 올해 행사는 컴업에서 스타트업과 대기업의 협력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첫 자리다. 그동안 행사는 스타트업들이 모여 '올해의 스타트업(Startup of the year)'을 선발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다.

민간과 공공이 협력해 주관하는 축제이다 보니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었는데, 올해 행사는 '올해의 스타트업'을 선발하는 것은 물론이고, 한국에 있는 글로벌 대기업 혹은 한국에 진출해 있는 글로벌 대기업이 스타트업과 만날 수 있는 오픈이노베이션의 장을 여는 것이 중요한 방향성이다."

Q. 이번 행사에서 어떤 부분에 가장 주력했나?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협력의 장을 마련하는 것에 주력했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협력 프로그램이 컴업 행사로서는 올해가 첫 시도이기 때문에, 당장 큰 결과가 나올 것으로는 기대하지 않는다. 다만 올해를 시작으로 기반을 마련해두면, 앞으로도 오픈 이노베이션의 장이 지속 열릴 것이고, 그 가운데 대기업과 스타트업들이 자연스럽게 만나 서로 소통하고 대화하는 기회가 생길 것으로 기대한다.

최근 글로벌 경제가 돌아가는 구조를 보면, 기업의 스타트업 투자는 '옵션 중 하나'가 아닌, 필수 조건이 됐다. 과거와 달리 지금은 스타트업에 직접 투자하는 방식도 굉장히 다양해졌고, 기업 내부에서 회사를 키워 자연스럽게 '스핀오프' 해버리는 경우도 있다."

차정훈 중기부 창업벤처혁신실장(가운데)과 안성우 컴업 민간조직위원장(맨 왼쪽, 직방 대표), 류중희 프로그램 분과장(퓨처플레이 대표)가 27일 서울 팁스타운에서 올해 열리는 컴업 행사를 설명하고 있다.

Q. 올해 컴업 행사에서는 삼성전자, CJ, GS, 네이버, SKT, 현대차, 엔비디아, 구글 등 18개 기업이 참가하는데, 스타트업들이 이들과 어떤 방식으로 협력하나?

"삼성전자 등 18개 기업이 컴업 행사에서 쇼케이스를 선보인다. 각 대기업은 쇼케이스에서 현재 같이 일하고 있는 스타트업과 함께 일하는 방식을 소개한다. 참가 스타트업들에게 특별한 혜택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번 행사를 통해 스타트업은 '이 기업과 우리 회사가 공통분모가 있으니 어떠한 방식으로 일할 수 있겠다'하는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Q. 컴업 행사에 참여하는 72개 스타트업(컴업스타즈)은 10.9: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됐다. 선발 기준이 무엇인가?

"우선 참가 기업을 로켓 리그, 루키 리그 두 방식으로 나눠 뽑았다. 로켓 리그는 어느 정도 투자를 받아 성장 단계에 있고, 조금 더 지원을 받으면 유니콘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업을 위주로 선발했다. 그래서 로켓리그는 기존 투자사인 한국벤처투자의 추천을 통해 뽑았다. 루키 리그는 이제 막 시작한 새싹들이라고 보면 된다. 성장 가능성이 크면서도, 투자금 5억 이하 기업 중에서 뽑았다."

Q. 컴업조직위원회는 어떻게 구성돼 운영되고 있나?

"컴업조직위원회는 내가 맡은 정부 조직위원장과 안성우 직방 대표가 맡는 민간 조직위원장, 공동 위원장 체제로 운영 중이다. 조직위는 프로그램 분과, 지원 분과, 대외협력 분과로 구성돼있다.

회의는 한 달에 한 번 이뤄지고, 나와 안 대표가 공동 주관한다. 프로그램 분과는 3일간의 행사 프로그램을 짜고, 연사를 섭외하는 일을 한다. 지원 분과는 프로그램 운영, 컴업 스타즈를 선발하는 일을 맡는다. 대외 협력 분과는 올해 처음으로 발족했는데, 아까 언급했던 오픈 이노베이션 관련 일을 한다. 세 분과에 6~7명의 민간 위원이 있고, 2주에 한번씩 돌아가며 회의를 하면서 새로운 어젠다를 만들어가고 논의한다.

위원회 인원이 총 21명이다 보니, 똑같은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그럴 때는 슬랙을 통해 실시간 소통하고, 결론이 정 안날 경우에는 투표를 통해 다수결로 결정한다. "

Q. 지난해 컴업 행사의 운영 성과는 어떠한가?

"작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100%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유튜브 생중계와 홈페이지를 통해 총 5만9천54명이 행사를 참관했다. 국내뿐 아니라 미국, 프랑스, 핀란드, 에스토니아, 이스라엘 등 총 19개국에서 117명의 연사가 참여했다. 또 미국, 싱가포르, 중국, 인도네시아 등 8개국에서 114명의 투자자를 초청했다. 행사 참가 등록자 수는 총 8천162명을 기록했고, 총 23개국 120개 스타트업이 피칭을 선보였다.

올해는 '대전환(Meet the future-Transformation)'이라는 주제로 스타트업들이 어떻게 미래를 만들어나가고 있는지 보여주고 싶었다. 올해 행사에서는 자원, 지속 가능성, 풍요 세 가지 주제 12가지 세션을 통해 가상자산, 교육, 프롭테크 등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컴업 2021 조직위원회 출범식 현장

Q. 컴업스타즈 중 총 16개 기업이 해외 스타트업이다. 또 특별 행사 중 글로벌 스타트업데이도 기대되는데, 해외 스타트업도 활발하게 지원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스타트업 생태계는 원래 해외와의 교류가 활발하다. 올해는 특별히 독일, 프랑스의 정부 관료들과 현지 스타트업이 컴업 행사 시기에 맞춰 함께 방한할 예정이다. 최근 전 세계 국가에서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와 협력하자는 제안이 많이 들어온다. 앞으로도 스타트업 관련 글로벌 협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다."

Q. 차 실장은 앰코 테크놀로지, 코아로직, 엔비디아 등 기업을 거쳐 2019년부터 중기부 창업벤처혁신실장을 역임 중이다. 공무원이 돼보니 어떠한가?

"인생을 살면서 공무원을 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갑자기 공무원을 하게 된 이유는 한국 사회가 충분한 성장 가능성이 있음에도 고쳐지지 않는 문제를 발견했고, 이를 고치고 싶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지식, 지혜, 경험을 모아 가치있는 것으로 만드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데, 이것이 한국 사회에서 잘 이뤄지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이를 돌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사람들이 바로 스타트업 생태계 구성원들이다. 이 문제를 개별 기업에서 해결하는 것도 나름의 의미가 있지만, 우리나라 공직 사회가 변할 수 있다면 우리 사회에 굉장히 큰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Q. 청년 창업가들에게 남기고 싶은 한 마디는?

관련기사

"'혁신가가 되십시오.'라는 말을 하고 싶다. 혁신의 과정은 지고지난한, 고난의 과정이다. 창업은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 하고, 많은 사람과 협력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서로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고,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영역에서 상처를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혁신의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고통이다. 그 고통을 주변 사람과 함께 소통하면서 극복하며 혁신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미국 실리콘밸리는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을 겪으며 죽은 도시와 같았다. 그럼에도 그들은 기술 혁신으로 지고지난한 과정을 극복해냈다. 지금의 창업가들도 주변인들과 잘 소통하며 어려움을 극복하는 혁신가가 되기를 바란다. 중기부 창업벤처혁신실은 혁신가들을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제도와 법, 사업, 펀드를 매일 밤 고민하며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