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준 기자의 e게임] 리니지W, 호불호가 갈릴 수 밖에 없는 게임

기존 리니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게임

디지털경제입력 :2021/11/09 18:43    수정: 2021/11/09 22:08

엔씨소프트의 신작 모바일게임 리니지W가 지난 4일 출시됐다. 트릭스터M과 블레이드앤소울2가 기대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한 후 출시되는 게임이기에 여러 우려가 많았던 것도 사실이지만 출시 후 첫 주말에 구글플레이 스토어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한 것을 보면 여전히 리니지 지적재산권은 국내 게임시장에서 커다란 파급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리니지W는 3D 그래픽에 기반한 쿼터뷰 시점을 채택한 게임이다. 리니지 원작과 마찬가지로 쿼터뷰 시점을 택하면서 원작의 정통성을 살림과 함께 대규모 전투의 빠른 공방 전환을 그려내기 위함이다. 글로벌 서비스를 진행하며 세계 각 지역의 이용자가 몰려들어 전투를 펼칠 수 있도록 설계된 게임의 특성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결정이기도 하다.

리니지W에는 평균적인 능력치의 군주, 높은 체력과 물리 방어력에 기반한 기사, 4개의 정령 마법과 6단계의 마법을 사용하는 요정, 광역 마법을 활용해 강력한 화력을 자랑하는 마법사 등 4종의 클래스가 등장한다. 이용자는 클래스별로 남녀 모델을 선택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리니지 IP 특유의 시스템인 혈맹도 리니지W에 적용됐다. 성을 차지하거나 공성전을 치르기 위해서는 반드시 혈맹에 가입해야 하는 게임 내 핵심 시스템이다.

혈맹은 레벨 20 이상의 군주 클래스만 창설할 수 있다. 그 외의 직업군은 혈맹에 가입 후 사냥, 기부 등의 활동을 통해 공헌도를 쌓고 ‘피의 서약’을 성장시켜 혈맹의 특수 기능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시스템 외에도 전체적으로 리니지W에는 리니지의 정통성을 상징하는 여러 요소가 그대로 투영됐다. 자유로운 PK와 강화 실패 시 장비가 소멸하는 불이익을 수반하지만 성공 시 큰 보상이 따르는 강화 시스템 등이 그것이다.

리니지W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게임의 과금 시스템(BM)이다. 엔씨소프트가 출시 전 공언했던 기존과 다른 BM은 리니지W에서 확실히 눈에 띈다. 경험치 버프 시스템인 아인하사드의 축복은 펫 개념의 마법인형에 부여됐다. 주기적으로 아인하사드의 축복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마법인형을 보유하고 있는 것만으로 지속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됐다.

육성 과정도 기존 리니지 IP 활용작과 사뭇 다른 느낌이다. 퀘스트 진행이 쉬워진 대신 초반 필드 사냥이 어려워졌다. 선공 몬스터의 수가 늘어나서 여차하면 몬스터에게 둘러싸여 캐릭터가 쓰러지기 쉽다. 자동사냥을 켜놓고 다른 일을 하다가 돌아왔을 때 쓰러져 있는 자신의 캐릭터를 보는 빈도가 크게 늘어났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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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W는 완벽하게 새로운 게임이라기보다는 리니지를 현대적인 느낌으로 재해석한 게임에 가깝다. 신규 팬보다는 리니지를 즐겨본 적이 있는 이용자에게 적합한 게임으로 보인다. 글로벌 이용자와 한국 이용자의 본격적인 경쟁이 펼쳐지는 시기가 온다면 지금보다 더 큰 관심을 이끌어 낼 여지도 남겨두고 있다. 

다만 원작인 리니지와 마찬가지로 게임에 대한 호불호는 크게 갈릴 것으로 보인다. 특유의 게임성에 더해 올해 초부터 게임산업 전반에 불어온 확률형아이템에 대한 게임 이용자들의 시선이 예전같지 않은 이유다. 이런 분위기 속에 얼마나 더 많은 이용자를 호의 영역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인지. 엔씨소프트의 향후 업데이트와 운영을 눈여겨 봐야 할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