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뜨면 휴대폰부터 확인하는 세상, 음식 배달부터 업무, 부동산까지 플랫폼을 거치지 않는 영역이 없다. IT 기업들은 메타버스, 콘텐츠, 공유 플랫폼 등 새로운 서비스를 지속 출시하는 중이다. 지디넷코리아는 '사람과 기술을 잇는다'는 의미인 '잇고'(ITgo)를 통해 기자가 직접 가서(go) 체험해본 IT 서비스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다소 ‘오그라드는’ 표정과 몸짓. 2017년 틱톡이 국내에 처음 출시됐을 때만 해도 기자에게 틱톡은 도전하기 어려운 영역이었다. 틱톡 안에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춤을 추고, 연기를 하고 있었다. 춤이나 연기와는 거리가 멀었던 기자에게 틱톡은 소수의 재능있는 이들이 하는 낯선 소셜 미디어 플랫폼으로 느껴졌던 것이다.
‘이게 흥할까?’ 품었던 의문도 잠시, 2021년 틱톡은 부정할 수 없는 SNS 강자로 떠올랐다. 디지털 분석 업체 앱애니에 따르면, 지난해 틱톡 앱 내려받기 건수는 페이스북을 제치고 전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유튜브도 올해 7월 숏폼 콘텐츠 ‘쇼츠(Shorts)’를 베타 출시, 쇼츠 탭을 ‘인기 급상승 동영상 탭’이 있던 자리에 배치했다. 틱톡은 글로벌 기업의 주요 마케팅 창구로도 활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 당근마켓 등 기업이 틱톡에서 챌린지를 통해 마케팅 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이렇듯 틱톡이 대세 SNS로 떠오르자, 기자도 ‘이제는 나도 틱톡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자는 지난달 29일 서울시 중구 패스트파이브 시청점에서 크리에이터 '리치언니'(본명 전아림)를 만나 틱톡을 배워봤다. 리치언니는 틱톡에서 5만6천 팔로워를 보유한 크리에이터로, 자신을 ‘경제금융 에듀테이너’라고 소개했다. 어렵고 딱딱한 경제 금융 분야를 재미있는 콘텐츠로 알려주는 크리에이터라는 뜻이다.
기자는 리치언니와 함께 첫 번째 틱톡 ‘MBTI별 돈 관리 성향- ENFP편’을 찍어봤다. 처음 만난 인터뷰이와 춤을 추는 행위가 어색하게 느껴지는 건 아주 잠시, 리치언니에게 틱톡에서 유행한다는 춤을 배우고, 노래에 맞춰 영상을 찍다 보니 지난 몇 년간 알아왔던 사이처럼 리치언니가 가깝게 느껴졌다. 기자는 다섯 번째 도전에 첫 틱톡 영상 찍기를 성공했다.
다음은 크리에이터 리치언니와의 일문일답.
Q. 자신을 소개한다면?
“’경제금융 에듀테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리치언니다. 주로 경제 금융, 스타트업, 기업가에 대한 이야기를 콘텐츠로 다룬다. 숏폼 영상을 찍기도 하고, 정기 라이브를 통해서 숏폼에서 다루지 못하는 이야기도 풀어나가고 있다.
경제금융 에듀테이너는 틱톡에서 만들어준 새로운 정체성이다. 최근 틱톡에서 파트너 크리에이터 제도가 생겼는데, 그 제도에 ‘에듀테인먼트’ 카테고리가 있었다. 사실 그냥 ‘에듀테인먼트(교육)’라고만 하기에는 재미있는 요소가 많아서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 싶었는데, 틱톡에서 적합한 이름을 지어준 것 같다.”
Q. 어쩌다 틱톡커가 됐나?
“사실 예전에 일하던 업계에서 알던 언니가 멀티채널네트워크(MCN) 회사를 차려 크리에이터가 필요하다는 연락이 왔다. 이에 응하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다. 하지만 내 전체 커리어를 관통하는 키워드가 바로 ‘오지랖’이기도 하고, 사람들에게 정보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다. Z세대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는데, 이 세대의 대표 플랫폼이라 할 수 있는 틱톡에 아예 뛰어들어서 직접 내 생각을 노출하면 어떤 스파크가 나는지 알고 싶기도 했다. 또 사촌 동생 두 명에게 경제 금융 이야기를 틱톡으로 쉽게 해준다고 하면 어떻겠느냐는 의견을 물었더니, 긍정적인 반응이 나와 틱톡커로 활동하게 됐다.”
Q. 틱톡커 이전에는 어떤 일을 했는지?
“국회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의원실에서 정책 연구를 돕고, 이후에는 공기업에서 청년 창업을 지원하는 일을 하게 됐다. 잠시 머니투데이 더벨에서 아나운서 활동을 하다가 이후에는 스타트업 전문 매체 벤처스퀘어에서 기자로 일했다. 그러다 스타트업 지주사(컴퍼니빌더)인 패스트트랙아시아를 거쳐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한국 시장 마케팅 총괄로 일하기도 했다.”
Q. 왜 경제·금융 분야를 선택했나?
“오래 하기 위해서는 내가 재미와 흥미를 느끼는 분야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게 경제, 금융 분야였다. 또 Z세대들이 어릴 때부터 틱톡을 통해 경제 금융 개념을 재미있고 빠르게 습득할 수 있도록 돕고자 이 분야를 택했다.”
Q. 그간 찍은 영상 중 가장 반응이 좋았던 영상, 혹은 가장 기억에 남는 영상은?
“’우리나라 최고 부자 TOP 7’을 주제로 찍은 영상이 있는데, 조회 수가 200만이 넘게 나왔다. 그때 오늘 입고 온 옷을 입었다. (웃음) 가장 마음이 가는 영상은 일인다역 연기 콘텐츠다. 네이버와 카카오 웹툰을 비교하는 콘텐츠를 어떻게 재미있게 구성할까 고민하다, 각 입장에서 장점을 자랑하는 내용을 연기로 표현했다. 이 영상에는 팔로워들이 자기가 알고 있는 지식을 댓글로 남기거나, ‘이 영상을 통해 웹툰 시장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알아간다’는 댓글을 달아주기도 했다.”
Q. 틱톡 촬영 기법 중 무엇을 가장 많이 사용하나?
“우선 틱톡 앱 자체가 기본적으로 (인물이) 예쁘게 나와 정말 좋다. 특히 배경을 원하는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바꿀 수 있는 ‘그린스크린’ 기능을 많이 활용한다.”
Q. 유튜브, 인스타그램에 비교해 틱톡은 어떤 매력이 있나?
“팔로워가 0명이어도 콘텐츠가 흥할 수 있다는 것이 틱톡의 큰 매력이다. 틱톡 알고리즘으로 내 콘텐츠가 선택돼 이용자 추천 페이지에 뜨면 콘텐츠 조회 수가 금방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콘텐츠 제작에 드는 물리적인 시간이 타 플랫폼에 비해 적다는 것도 장점이다. 촬영하는데 3분, 편집하는데 30분이 채 안 걸린다.”
Q. 앞으로 어떤 영상을 만들어나가고 싶나?
“경제, 금융은 우리 사회의 혈관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모든 산업에 침투돼있다. 가능한 모든 산업을 경제, 금융적 관점으로 다뤄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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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인기 틱톡커를 꿈꾸는 이들에게 한 마디?
“무엇이든 본인이 좋아하는 영역이 있다면 두려움을 버리고 도전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틱톡의 브랜드 메시지가 ‘너답게 즐기는 거야’인데, 틱톡에서는 정해진 성공 방정식이 없다는 점이 정말 좋다. 하고자 하는 생각이 있다면, 두려움을 내려놓고 시작해보라고 조언하고 싶다. 결과가 어떨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