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실리콘밸리 꿈꾸는 강남 '마루360' 가보니

아산나눔재단, 지하2층·지상11층 규모 창업 지원 공간 마련

인터넷입력 :2021/11/03 16:34    수정: 2021/11/03 19:51

2014년 4월 서울 강남구 역삼로에 마루180이 문을 열었다. 아산나눔재단이 제공하는 창업지원센터다. 마루는 故정주영 현대 창업자의 호 '아산' 정신을 기반으로, 스타트업 투자자·멘토가 모여 높은 산꼭대기에 오를 수 있는 공간이란 뜻을 담았다.

센드버드, 원티드랩, 망고플레이트, 리멤버 등 스타트업이 마루를 '졸업'했다. 7년이 흘렀다. 지난 2일 아산나눔재단의 두 번째 창업 지원 공간인 마루360이 개관했다. 세상을 180도 변화시킬 스타트업을 위한 공간 마루180이 지원 시설이나 규모 등 모든 면에서 2배 확대된 마루360으로 발전한 셈이다.

지디넷코리아는 마루360을 방문했다. 지하철 2호선 역삼역에서 도보로 10분 이내 거리다. 마루180에선, 30초가량 소요된다. 정몽준 아산나눔재단 명예이사장은 "인근 팁스타운과 함께, 이 지역을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만들어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마루360 전경. (사진=지디넷코리아)

마루360은 지하2층, 지상11층으로 구성됐다. 총 2천50평 규모다. 발을 디딘 후 느낀 점은 두 가지. 먼저, 입주사 직원들이 부러웠다. 강남이란 지리적 이점이 외근 시 용이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근처에 식당과 카페 등 편의시설이 즐비한 건 덤이다.

다음은 스타트업과 어울리는 외관. 간명하면서 세련됐다. 1층엔 넓은 로비와 공예품이 놓여있는 카페 겸 와인바가 있다. 엘리베이터는 세 개다.

스튜디오. (사진=마루360)

지하1층은 이벤트홀·세미나실이 있다. 지하2층엔 스튜디오를 갖췄다. 제품·서비스 촬영이 필요할 경우, 콘텐츠 제작이 가능하게 했다. 마루 커뮤니티 대상 멤버십 제도로 운영되며, 예약제를 통해 언제든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키즈존. (사진=마루360)

학부모를 위한 공간도 있다. 2층 키즈존이다. 방문객이나 입주사 직원들을 위해 4~13세 아이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마루 커뮤니티 방문자 누구나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이용 가능하다. 이곳은 교육 돌봄 매칭 전문 플랫폼 자란다와 함께 운영한다.

(사진=지디넷코리아)

2~3층엔 아산나눔재단, 4~10층엔 스타트업 및 액셀러레이터를 위한 사무실이 각각 자리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더밀크 등 회사가 이미 입주했다. 5~9층은 계단으로 이어졌다. 층마다 복사·프린트기, 전화 부스, 널찍한 회의실과 소파 등이 갖춰졌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또 故정주영 창업자의 어록을 마루360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해내는 법이다', '인류의 모든 발전은 긍정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들의 주도 아래 이뤄졌다' 등이 벽면에 쓰였다. 스타트업과 결을 같이하는 글귀들이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11층은 마루360 정체성을 고스란히 녹인 곳이었다. 수면실과 샤워실, 그리고 원형 테이블이 있는 회의실이 있다. 무엇보다 옥상에서 강남 한복판을 한눈에 담을 수 있어, 스타트업 종사자들에게 아이디어를 불어넣어 줄 것 같았다. 전날 점심시간, 실제로 마루360 입주사 직원들은 옥상에서 각자 생각을 공유하는 자리를 갖고 있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아산나눔재단은 2011년 설립 후, 총 1천253개 스타트업을 지원해왔다. '정주영 엔젤투자기금'을 통해 그간 900개 스타트업이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재단 출범 후 창출한 사회적 가치는 4천486억원가량. 재단은 원활한 스타트업 생태계 환경을 조성하고자, 10년 동안 1천90억원을 투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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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향점은 '페이잇포워드(pay it forward)'. 기업가정신을 확산하면서 스타트업이 전 세계로 뻗어나가도록 지원하고, 곧 국내 전체 산업 발전으로 이어지게끔 만들겠단 것이다. 마루180이 이런 방향의 시발점이었다면, 마루360은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정남이 아산나눔재단 상임이사는 "미래 세대를 이끌 젊은 기업가를 양성하고자 아낌없이 지원할 것"이라며 "(마루360을 통해) 많은 사람이 기업가정신이 무엇인지 경험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확장하는 것은 물론, 참여 기업 숫자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