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100조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되는 글로벌 항암백신 시장. 앞으로 국산 항암백신이 출사표를 낼 수 있을까?
김경선 제로믹스 공동대표는 향후 3년 내 자체개발한 mRNA 기반 항암백신의 임상시험 2상 결과를 선보이겠다고 말한다. 그는 5년 후에는 제로믹스의 항암백신이 시장에 나올 수 있으리라 전망한다.
지난 6월 솔트룩스와 클리노믹스가 합자해 공동 설립한 바이오벤처기업 ‘제로믹스’는 항암백신 분야의 후발주자나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김 대표가 ‘호언장담’을 하는 이유는 회사가 보유한 인공지능(AI) 분야의 노하우 덕분이다. 솔트룩스는 ▲바이오 데이터 분석을 위한 NLP 기술 ▲바이오 모델링 기술 ▲바이오 빅데이터 대상의 지식그래프 ▲클라우드 플랫폼 기술 등 AI 분야에 있어 강점을 갖고 있다.
김 대표는 “AI는 다량의 데이터를 수집·분석할 수 있어 항암백신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현저히 줄인다”며 “솔트룩스의 AI 기술력이 항암백신 개발에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AI가 백신과 치료제 분야에 있어 유용하다는 사실은 해외 사례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일례로 영국의 바이오벤처인 ‘Benevolent AI’는 AI 기술을 통해 불과 일주일 만에 루게릭병 치료제 5개를 도출, 2개의 임상후보물질을 내놨다. 또 ‘Exscientiat AI’는 첫 AI 개발 신약으로 임상 1상에 돌입하기도 했다.
AI는 관련 데이터가 충분히 확보돼야만 유용하다. 제로믹스가 개발하려는 항암백신을 위해서는 암 관련 데이터 확보가 관건이다. 김 대표는 “미국과 유럽의 공공데이터를 확보 중이지만 충분치 않다”며 “항암백신 개발에 걸리는 시간은 암 관련 데이터를 얼마나 빨리, 더 많이 확보하는지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한편, 항암백신이란, 항원이나 항원을 포함한 세포를 체내에 주입, 해당 항원에 대해 면역반응을 자극하는 방식의 면역치료제를 말한다. 현재 글로벌 시장 규모는 9조 가량이지만, 성장 가능성은 크다. 물꼬를 튼 계기는 코로나19 팬데믹이다. 전 세계적으로 mRNA 기반 항암백신 개발에 돈이 몰리고 있다.
이미 MSD와 모더나는 mRNA 기반 항암백신 개발을 진행 중이다. 1억2천500만 달러가 개발에 투자가 이뤄졌다. 사노피는 지난 8월 트랜슬레이트바이오를 32억 달러에 인수, mRNA 기반 항암백신 개발에 뛰어 들었다. 국내에서는 ▲테라젠바이오 ▲에스티팜 ▲셀트리온 등이 항암백신 등 차세대 백신 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