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LG화학, 총성 없는 분리막 전쟁 막 올랐다

SKIET, 1조3천억 투자해 공장 건립... LG화학, 도레이와 손잡고 생산체제 가동

디지털경제입력 :2021/10/28 18:04    수정: 2021/10/29 07:38

북미시장 패권 다툼으로 뜨거웠던 배터리 업계에 분리막이라는 새로운 경쟁체제가 형성됐다. 기존에 분리막 사업을 진행하던 SK이노베이션에 더해 LG화학도 동유럽 등지에 분리막 공장 설치를 위한 합작 법인을 설립하며 새로운 경쟁 국면을 맞았다.

분리막은 전기차용으로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안전성과 성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필수 소재다. 배터리 원가의 약 15~20%를 차지할 정로 핵심적인 부품이다.

분리막 시장은 배터리 시장과 함께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최근 들어 글로벌 업체 간 활발한 동맹이 이뤄지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약 40억㎡였던 글로벌 분리막 시장은 2025년 약 160억㎡ 규모로 급증하고 2023년부터는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이다.

SKIET 폴란드 분리막 1공장 전경.

SK이노베이션의 소재사업 자회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는 지난 26일 이사회를 열고 1조1천300억원을 투자해 폴란드 실롱스크주에 유럽 3, 4번째 분리막 공정을 건설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SKIET가 지금껏 단행한 단일 투자 중 역대 최대 규모다. SKIET가 건설할 폴란드 3, 4 공장은 각각 연간 생산능력 4.3억㎡ 규모로 총 8.6억㎡다. 이로써 SKIET는 기존 1, 2 공장 6.8억㎡ 생산능력과 합산해 폴란드에서만 연간 총 15.4억㎡분리막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SKIET가 이같이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하는 이유는 글로벌 전기차·배터리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분리막 구매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LG화학 역시 분리막 생산 체제 준비에 돌입했다. 27일 LG화학은 일본 도레이와 손잡고 헝가리에 분리막 합작법인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은 유럽 배터리 공장에 분리막을 공급하며 급성장하는 유럽 전기차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LG화학 신학철 부회장(오른쪽)과 닛카쿠 아키히로(Akihiro Nikkaku) 사장(왼쪽)이 27일 화상회의를 통해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에 비해 분리막 개발에 후발주자로 나선만큼 많은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도레이를 포섭하고 SK이노베이션을 바짝 추격하겠다는 전략이다.

공장은 헝가리 북서부 코마롬-에스테르곰주 뉠게주우이팔루시에 위치한 기존 도레이 관계회사(Toray Industries Hungary Kft) 공장 부지에 설립한다. 총면적은 42만m²로 축구장 60개가 들어갈 수 있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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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상반기 중 라인증설에 들어간다. 양산된 분리막은 폴란드 보르츠와프에 있는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공장 등 유럽 배터리 기업에 공급할 계획이다.

SNE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글로벌 분리막 시장 주도권은 SKIET를 필두로 일본 아사히카세이·도레이가 3강 체제를 이루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