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우팅 오류에 한때 전국 먹통...KT, 통신망 장애 복구

정부-KT, 사고원인 추가 조사...이용자 피해 현황도 파악

방송/통신입력 :2021/10/25 17:01    수정: 2021/10/26 08:15

KT의 유·무선 인터넷 접속이 25일 오전 11시 20분께부터 전국적으로 차질을 빚었다. 네트워크 장애가 월요일 점심시간대에 일어나면서 빠른 조치에도 적지 않은 불편이 잇따랐다.

이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KT의 유·무선 서비스 중단과 지연 등의 장애는 오전 11시 20분께 발생했다.

휴대전화와 초고속인터넷 등의 서비스는 정오께부터 정상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KT는 오후 12시 45분경 과기정통부에 서비스 복구를 보고했다.

3년 전 아현국사 화재와 비교해 네트워크 장애 시간은 40분 정도로 짧았다.

하지만 장애 범위는 서울 마포구 일대에서 전국 전역으로 넓어졌고 통신 의존도는 더욱 높아진 탓에 일생활에 큰 영향을 끼쳤다.


■ DDoS 추정했지만...KT “라우팅 오류”

일시적인 장애가 발생하자 KT는 자사 네트워크에 대규모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 발생에 따른 것으로 파악했다. DDoS 공격 주최는 특정하지 않았다.

네트워크 장애가 파악되면서 KT는 위기관리위원회를 즉시 가동했다고 밝혔다.

KT는 오후에 들어 장애 발생 초기에는 트래픽 과부하가 발생해 DDoS로 추정했지만, 면밀히 확인한 결과 라우팅 오류를 원인으로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네트워크 경로 설정이 잘못됐다는 설명이다. 데이터가 지나가야 할 길이 잘못 지정됐고, 잘못 길을 들어선 데이터가 DDoS처럼 보이는 데이터트래픽 병목을 일으키고, 실제 이용자 서비스는 중단되거나 지연된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기계 오류로 보는 분위기다. 평일 근무시간에 대규모 장애를 일으킬 정도의 라우팅 변경을 수작업으로 할 이유가 없다는 이유다.

유사한 사례로는 최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의 서비스가 먹통에 이른 것이 꼽힌다. 자세한 장애 원인이 밝혀져야 하지만, 라우팅 변경으로 일부 네트워크 구간에 데이터트래픽 병목 현상이 발생했고 서비스 중단과 지연이 반복됐을 것이란 설명이다.

과기정통부는 시스템 오류와 사이버공격 등 다양한 사고 가능성 원인을 두고 관계전문가들과 심층조사를 실시키로 했다.


■ 이용자 피해 논의 어떻게 될까

사고 원인 조사가 이뤄지면 정부 차원에서 재발방지대책이 마련될 예정이다. KT 내에서도 관련 대책이 마련될 전망이다.

이와 별도로 이용자의 피해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우선 정부는 KT에 이용자 피해현황을 조사토록 했다.

KT가 이용자 피해현황 조사에 나선다고 해서 가입자 피해를 소비자 약관에 따른 보상으로 이어지긴 어렵다. KT 뿐만 아니라 다른 통신사의 이용약관을 보더라도 가입자 본인의 책임 사유가 없는 이동전화, 초고속인터넷 등의 서비스 이용 불가능 시간이 3시간을 넘어야 배상 기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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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이날 네트워크 장애가 한 시간 가량 만에 복구된 점을 고려할 때 약관에 따른 배상 기준은 충족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과기정통부 정보보호네트워크정책관을 상황실장으로 하는 방송통신재난대응상황실이 꾸려졌고, 사고 원인과 이용자 피해 현황도 파악되면 추가 논의가 진행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