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배출가스 저감성능 부당표시한 닛산·포르쉐 제재

공정위, 경유차 배출가스 부당 표시행위…시정명령·과징금 1억7300만원 부과

카테크입력 :2021/10/24 12:55    수정: 2021/10/24 16:21

공정거래위원회는 차량 배출가스 저감성능 등과 관련해 부당하게 표시한 혐의로 한국닛산에 과징금 1억7천300만원과 시정명령을, 포르쉐코리아에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23일 밝혔다.

한국닛산과 포르쉐코리아 등은 인증시험환경에서만 배출가스 저감장치가 제대로 작동하고, 일반 운행상황에서는 배출가스 저감장치 성능을 의도적으로 낮추는 조작 프로그램을 설치해 실질적으로는 배출가스 허용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대기환경보전법에도 위반되는 차량을 판매하면서 아무 문제가 없는 차량인 것처럼 표시했다.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전경

공정위에 따르면 한국닛산과 포르쉐코리아는 자신들이 제조·판매하는 경유 승용차 차량 보닛 내부에 ‘본 차량은 대기환경보전법의 규정에 적합하게 제작됐다’고 표시했다.

해당 표시는 일반 소비자로 하여금 이 사건 차량이 ▲일반적인 주행환경에서도 배출가스 허용기준에 해당하는 배출가스 저감성능이 구현되고 ▲이러한 성능이 10년간 유지되며 ▲대기환경보전법에 적합하게 제작되었다는 인상을 형성했다.

표시광고법상 위법성이 인정되려면 ▲광고 내용이 사실과 다르거나 사실을 지나치게 부풀리는 등의 거짓·과장성 등이 있어야 하고 ▲이로 인해 소비자를 오인시킬 우려와 ▲소비자의 합리적 구매 선택을 방해해 공정거래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있어야 한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 사건 차량에는 ‘인증시험환경이 아닌 일반적인 운전조건에서는 배출가스 저감장치의 성능을 저하하는 불법 소프트웨어(SW)’가 설치돼 있어 일반적 주행(예: 흡기온도 35도 이상, 주행 시작 후 20분 이후)에서는 질소산화물이 과다 배출되거나 불법 SW 설치를 강하게 금지하고 있는 대기환경보전법에도 위반된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배출가스 허용기준을 충족하고 대기환경보전법에 적합하게 제작된 차량인 것처럼 사실과 달리 표시한 피심인들의 행위에 거짓·과장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닛산 2개사 차량에는 질소산화물을 줄이는 배출가스재순환장치(EGR)가 장착돼 있지만 유로-5 기준 차량은 질소산화물이 허용기준(0.18g/km)의 5.2~10.64배 배출됐다. 포르쉐 2개사 차량에는 EGR와 선택적촉매환원장치(SCR)가 장착됐지만 유로-5 및 유로-6 기준 차량은 질소산화물이 허용기준(0.08g/km 또는 0.08g/km)의 1.3~1.6배 수준으로 배출됐다.

닛산 엠블럼 (사진=닛산 글로벌 프레스룸)

공정위는 국립환경과학원과 환경부가 각각 피심인들 차량에 임의 설정이 적용됐음을 근거로 해당 차량 배출가스 인증취소와 결함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 처분 등을 내림에 따라 해당 사업자들의 표시 위법 여부 판단을 개시했다.

공정위는 또 한국닛산과 포르쉐코리아의 표시·광고를 접한 일반 소비자들은 판매 차량이 배출가스 허용기준을 충족하고, 대기환경보전법에 적합하게 제작된 것으로 오인하거나 오인할 우려가 있다고 봤다.

소비자들은 사업자의 표시·광고 내용을 그대로 신뢰하며 특히, ▲법정 시험방법에 따른 인증내용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점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직접 측정·검증하는 것이 불가능한 점 ▲해외 수입차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가 높은 점 등을 고려할 때 이러한 오인효과는 더 컸을 것으로 판단했다.

공정위는 또 피심인들의 행위는 대기환경보전법 규정에 적합한 경유 차량인지 여부는 차량 구매선택 과정뿐만 아니라 구매 후 차량 유지, 중고차시장에서의 재판매 가격 등에도 일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등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방해해 공정한 거래 질서를 저해하거나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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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2015년 9월 아우디·폭스바겐의 경유차 배출가스 조작 사건 이후 또다시 발생한 2차 디젤게이트에 대한 표시광고법 위반 관련 조치”라며 “이번 조치에 앞서 아우디폭스바겐·스텔란티스코리아 등 2개사에 대한 과징금 부과조치(아우디폭스바겐 8억3천100만원, 스텔란티스 2억3천100만원) 등 제재가 이루어진 바 있다”고 전했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환경이나 소비자 건강·안전과 직간접적으로 관련한 분야의 거짓 과장 표시광고 행위를 지속해서 감시하고, 환경부가 2차 디젤게이트로 적발한 5개사 가운데 이번 조치를 포함해 이미 조치한 4건 외 남은 1건도 조속히 마무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