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스텔란티스와 손잡고 美 배터리 시장 참전

美 현지 공장 후보지 검토 들어가... 업계 "최소 조단위 규모 투자할 것"

디지털경제입력 :2021/10/22 16:54    수정: 2021/10/25 17:06

삼성SDI가 미국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와 손잡고 국내 배터리 업체의 격전지로 떠오른 미국 시장 진출을 뒤늦게 공식화했다. 그간 삼성SDI는 북미시장 진출에 소극적 행보를 보여왔으나 이번 합작사 설립 발표로 북미 배터리 시장 패권 경쟁에 물꼬를 텄다는 평가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최근 스텔란티스와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이번 업무협약을 기반으로 미국 내 전기차 배터리 생산 공장 건설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DI는 미국 현지에 들어설 공장 후보지 검토에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투자금액과 합작공장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최소 조(兆) 단위 이상을 투자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합작법인은 2025년 상반기부터 미국에서 최초 연산 23GWh 규모로 전기차 배터리 셀과 모듈을 생산하게 된다.

삼성SDI 본사 전경

앞서 삼성SDI는 현재 울산과 중국, 헝가리에 자체 생산 시설을 두고 있었다. LG에너지솔루션,SK이노베이션이 각각 GM·포드와 손잡고 미국내 배터리 생산 공장 건립을 추진 중이었던 것과 달리 미국 시장 진출에 소극적 행보를 보여 업계에서는 타 배터리 기업과의 경쟁에서 뒤쳐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왔었다.

당시 삼성SDI 측은 이를 의식한 듯 미국 시장 진출은 전기차 배터리 공급 시장 활로 개척을 위해서 분명히 공략해야할 시장이라는 원론적 답변만을 내놓아 업계 관계자들은 의문부호를 제기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다 올 2분기 콘퍼런스콜에서 미국 진출을 공식적으로 선언하고 스텔란티스와 합작법인 설립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SK이노베이션, LG에너지솔루션 등이 미국 내 배터리 공장 건립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뒤늦게 삼성SDI가 추격의 불씨를 당긴 것이다.

전영현 삼성SDI 사장

앞서 스텔란티스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 독점 파트너로 삼성SDI가 유력 거론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LG에너지솔루션이 선수를 쳐 스텔란티스와 연 4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하는 합작법인을 설립하게 됐다. 이로인해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의 나머지 공급 물량만을 확보하게 됐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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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삼성SDI는 스텔란티스 뿐만 아니라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에도 배터리를 공급중인 것으로 알려져 두 업체에 공급하는 배터리 물량을 합하면 향후에는 성장성을 갖출 수 있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한편, 현재 북미 배터리 시장은 LG에너지솔루션이 GM에 이어 스텔란티스까지 포섭하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현재 계획하는 미국 내 생산 규모만 연 185기가와트시(GWh)에 달한다. 전기차 물량으로는 300만대 수준이다. 포드와 대규모 합작에 나선 SK온은 150.5기가와트시(GWh)로 LG에너지솔루션을 바짝 뒤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