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탈 많은 '보험'…AI로 예방한다

상품 가입·민원 응대에 도입 활발…자연어 처리 정확도 높아져 실용성 ↑

컴퓨팅입력 :2021/10/15 09:56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디지털 전환이 금융, 의료, 유통 등 산업 전 분야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특히 보험업계에서 AI 도입이 활발해지고 있어 그 배경에 주목된다.

최근 금융소비자보호법, 특정금융정보법 등 금융 서비스 관련 소비자보호법이 본격 시행되면서, 소비자 민원과 불편 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보험업계가 AI 활용에 눈길을 돌리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보험은 타 금융 서비스에 비해 상품 가입과 보험금 지급 관련 규정이 많고, 약관도 어려운 편이다. 상품 가입 절차 대부분을 보험 설계사에 담당하고 있어 설계사의 실수나 잘못된 설명에도 취약한 구조다.

이런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보험사들이 고객 상담과 민원 대응 분야나 보험 가입 및 보험금 지급 절차에 대한 심사(언더라이팅), 자산관리 등 폭넓은 분야에서 AI를 도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출처=이미지투데이

실제로 보험업은 금융 서비스 분야에서 소비자 민원이 가장 많은 분야다. 실제로 지난 9월 금융감독원 발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금융 서비스 전체 민원  4만2천725건 중, 보험 민원이 2만5천138건으로 약 60%의 비중을 차지했다.

AI를 활용하는 보험사 사례를 살펴보면, 라이나생명은 텔레마케터의 상품 설명과 가입 권유에서 불완전 판매 요소 유무를 판별하기 위해 AI를 도입했다. 텔레마케터와 소비자 간 대화를 AI가 분석해 절판 마케팅 행위나 보장 내용, 보장 금액을 잘못 안내하는 등의 행위를 잡아내는 것이다. ‘이 상품은 더 이상 판매하지 않는 상품이나, 고객님에 한해서 모든 암질환을 보장해 드립니다’와 같은 부적절한 설명을 AI가 판독해 불완전 판매를 예방하는 방식이다.

민원 해결뿐 아니라 보험 가입 절차의 편의성 증대에도 AI가 활용되고 있다. 보험 가입자 신청자가 갖고 있었던 질환과 치료 기간, 치료 내용, 완치여부, 후유 장애, 합병증 여부 등이 담긴 상담 데이터에서 정형화된 결과값을 추출해, 보험가입 심사(언더라이팅) 과정을 자동화시키는 방식이다. 신한생명의 'AI 원더라이터'가 일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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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의 자연어 처리 능력이 고도화된 점이 보험업계 AI 도입을 촉진하고 있다. 자연어 처리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텍스트, 이미지, 영상 등 다양한 형식의 자연어 데이터를 분석, 분류하는 모델을 보유한 AI가 설계사와 고객 간의 보험 가입 상담 대화, 민원 통화 속 소비자 불만 사항이나 상담원의 실수를 정확히 판별해내는 수준으로 발전한 것이다.

AI 플랫폼 '조나단'을 개발, 보험업계 등에 공급하는 아크릴의 박외진 대표는 “라이나생명을 비롯해 국내 여러 보험사들과 AI 시스템 구축을 위한 사업 협력이 늘고 있다”면서 “아직까지 국내에선 AI가 보험설계사와 보험 업무를 지원하는 보조적인 역할을 하고 있지만, 해외에선 AI설계사가 직접 보험을 판매하는 사례도 늘고 있는 만큼 보험업계에서 AI 도입은 더 늘어 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