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감염병전문병원 설립을 위한 기부금을 두고 부처 사이에 주도권 다툼이 벌어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돈 몇 천억 원 기부금이 들어왔다고 온갖 이해관계자들이 불나방처럼 붙고 기재부는 자기 돈인 양 검증하겠다고 나서는데, 보건복지부의 정책의지는 실종된 상태다.”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이 지난 8월 24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한 말이다. 정 원장은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기존 행정 프로세스만을 주장하던 당시 상황에 대해 아쉬움을 느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는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유족들이 국립중앙의료원에 7천억 원을 기부한 이후 기획재정부와 복지부 등이 기부금의 활용을 둘러싸고 ‘불협화음’이 벌어진 것을 꼬집은 것이었다. 당시 발언을 소개한 무소속 이용호 의원은 “관계기관들이 주도권 다툼을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 원장은 기부금 활용과 관련해 “투명성·책임성 확보를 위한 틀과 룰을 만들고 자율성 및 이해관계자 배제 원칙을 세웠다”며 “이 과정에서 국가정책사업의 아쉬움이 있었지만, 현재는 복지부와 합의와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감염병전문병원은 오는 2026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목표 달성이 녹록치는 않아 보인다. 정 원장은 “예산 확보가 안 돼 3월까지는 설계가 들어가야 2026년 완공이 가능하다”고 호소했고, 이 의원도 “내년 기재부에서 적정성 재검토가 안 되면 설립이 2026년보다 늦어질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복지부가 중앙감염병병원 구축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이 의원의 지적에 복지부 박향 공공보건정책관은 “사업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복지부·기재부·의료원의 협조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