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소령 국표원 국장 "기업의 글로벌 기술경쟁력 강화에 매진"

표준아너스소사이어티 주최 '표준 조찬회'서 발표.. "표준 중요성 더 커져"

중기/스타트업입력 :2021/10/13 11:27    수정: 2021/10/13 11:30

국가는 국가 표준 제도를 확립한다. 헌법 127조 2항에 있는 내용이다. 주소령 국가기술표준원(국표원) 표준정책국장은 13일 열린 '표준 조찬회'에서 이를 거론하며 "10대 수출국 5대 신흥국의 기술 규제 정보를 신속히 제공하는 등 기업의 글로벌 기술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이 행사는 표준아너스소사이어티(SHS, 회장 김영래)가 주최하고 중앙대 표준고위과정, 한국공공관리연구원이 후원했다. 국내 표준전문가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프레스센터 20층에서 조찬으로 열렸다.

이날 강연을 한 주 국장은 서울대 섬유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섬유공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5년 국표원 전신인 국립공업기술원에서 공직을 시작해 국제표준협력과장, 섬유세라믹과장, 표준정책과장, 적합성정책국장 등을 지냈다. 2018년 8월 국표원 소속 연구관으로 처음으로 국장에 승진,화제를 모은 바 있다.

주 국장은 국가표준제도에는 측정, 표준, 적합성 평가 등 세 가지가 있다면서 "새로운 통상 시대를 맞아 국제표준화 전략이 더 중요해졌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세계각국이 보호무역을 위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무역기술규제(TBT)를 포함한 수입규제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올 상반기 기준 77개국에서 2049건의 TBT를 통보했는데 이는 작년 동기(1640건)보다 20% 증가한 수치다.

주소령 국표원 표준정책국장이 '표준 조찬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표준아너스소사이어티가 주최한 '2021 표준 조찬회'가 13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디지털 산업의 표준 중요성도 강조했다. 통상 환경이 양국간 협상으로 전환하면서 디지털산업에 대한 표준이 필수 요소로 부각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호주와 디지털 경제협정을 맺어 인공지능, 블록체인, 스마트시티 등 10대 분야에서 디지털 표준협력을 추진하고도 있다. 특히 주 국장은 국제표준이 산업안보, 시장질서, 새로운 세계 구현 면에서 중요하다면서 "표준이 제품과 서비스 신뢰성, 안정성 확보에서 빅데이터 교환 및 상호운용성 보장을 위한 필수도구로 기능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상훈 국표원 원장이 내년까지 ISO 이사회에 참여하는 등 우리나라는 국제표준화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3대 국제 표준화 기구(ISO,IEC, ITU) 모두 이사국이기도 하다. 또 ISO 회원 평가 8위, IEC 국제표준 제안 2위, ITU 의장단 진출 3위 같은 성과를 올렸다. 

국제표준을 만드는데 보통 3년~5년이 걸린다고 설명한 주 국장은 세계 주요국의 표준화 동향도 설명했다. 미국의 경우 첨단기술 및 신기술 선도를 위해 미 상무부 주도로 인공지능 및 양자컴퓨팅 연구(18~22년)를 하고 있다. 여기에 주요 동맹국인 일본·인도·호주와 함께 쿼드(QUAD)를 발족시켰다. 특히 미국은 중국 견제를 위한 수단 중 하나로 우호국과의 연계를 통한 표준화 활동을 하고 있으며 이에서 중국을 배제하고 있다. 이에 맞서 중국도 제조업 첨단화와 차세대 정보기술 표준 개발 등을 담은 중국 표준 2035 전략을 추진중이다. 자국의 거대 시장을 토대로 중국 기술 국제화를 위해 국제표준 제안(IEC 56종 1위)에도 활발히 나서고 있다. 중국 기업 화웨이는 통신분야 국제기구인 3GPP 등에서 5G 표준화를 주도하고 있고, 희토류와 리튬 등 희소자원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는 점을 표준 분야에서 십분 활용하고 있기도 하다.

유럽연합(EU)은 디지털 기술 선도 및 탄소중립 조기 실현을 목표로 국제표준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고, 일본은 ISO와 IEC 등에서 주요 임원직 수임으로 국제기구 내 영향력 확보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또 일본은 아시아 지역 표준화 주도에 적극 나서고 있는데 로봇, 정보통신, 차량안전, 스마트시티 같은 핵심기술 국제 표준화를 정조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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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도 국표원 등이 새로운 통상시대를 맞아 국제표준화를 주도하기 위해 민관이 두팔 걷고 나서고 있는데 주 국장은 "대한민국이 만든 표준이 세계의 기준이라는 비전아래 새로운 통상시대를 선점하기 위해 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 분야의 표준화 추진 전략을 중점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행사를 주최한 표준아너스소사이어티는 중앙대가 개설한 표준전문가 양성과정인 표준고위과정(ASPP)을 수료한 사람들이 표준을 통한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지난해 5월 만든 단체다. 중앙대 표준고위과정은 수강료가 1년에 2학기를 운영하며 국내외 표준 현황과 표준 경영 등을 가르친다. 수강료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