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퍼드서 온 AI 전문가, 메쉬코리아서 혁신 꿈꾼다

김명환 메쉬코리아 CTO "물류 플랫폼에 데이터·AI 적용, 매력적인 일"

인터넷입력 :2021/10/13 08:18    수정: 2021/10/13 08:19

인공지능(AI) 전문가다.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통계학 석사 및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소셜 네트워크 분야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링크드인(Linkedin)에서 5년간 적을 뒀다. 이곳에서 AI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빅데이터에 대해 꾸준히 연구 활동을 이어갔다.

김명환 메쉬코리아 최고기술책임자(CTO) 얘기다. 메쉬코리아는 배달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부릉' 운영사다. 최근 종합 정보기술(IT) 물류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김명환 CTO는 링크드인에서 박사 시절만큼, 논문을 썼다고 한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고찰하고, 골몰한다. 이를 제품 가치를 제고하는 데 적용하고 있다.

지난 5일 지디넷코리아는 서울 강남에 있는 메쉬코리아 본사에서 김명환 CTO를 만났다. 메쉬코리아에서 벌써 2년8개월을 보냈다. 그는 흔히 말하는 ‘고스펙’에다, 유수 기업 경력까지 장착했다. 문득 궁금했다. 메쉬코리아를 택한 이유를 조심스레 물었다. 그는 차분히 답했다. “차기 행선지를 정할 때, ‘절대 대기업은 안 가겠다’고 마음먹었다.”

김명환 메쉬코리아 최고기술책임자가 지디넷코리아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Q. 메쉬코리아를 택한 이유.

“재작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회사는 지금보다 뜨거웠다. 이전 직장에선 사이버 세상을 사는 느낌이었다. 사람도 숫자로 보였다. 문득 ‘오프라인에서 AI를 적용해 온라인 내 가치를 창출하면 어떨까’ 생각했다. 사실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자연스레 플랫폼으로 시선이 갔다.”

Q. 선택지가 많았을 텐데.

“의사결정이 용이한 곳을 원했다. 대기업은 제외됐다. 고민 끝에 실생활과 가장 잘 맞아떨어지는 유통·모빌리티에 흥미가 생겼다. 당시 아마존이나 국내 플랫폼 기업이 빠르게 외형을 확장 중이었다. 산업 성장 가능성을 봤다. 물류에 데이터, AI를 입힌다는 점에서 특히 매력을 느꼈다. 좁혀보니, 국내 기업엔 메쉬코리아뿐이었다.”

메쉬코리아는 2015년 부릉으로 배달대행 서비스를 시작했다. 서비스에만 힘을 주진 않았다. 주문·배송 및 도로, 유동인구 등 자체 데이터를 수집했다. 여기에 AI를 활용한 ‘부릉 TMS’를 도입했다. 데이터를 토대로 배달업체와 배달원을 연결하는 자동배차 시스템이다.

Q. 메쉬코리아. 어느덧 종합 물류 플랫폼으로 도약했는데.

“그렇다. 메쉬코리아는 2륜, 4륜, 그리고 풀필먼트센터(FC) 등 포트폴리오를 가졌다. 모두를 종합적으로 다루려면, 복수 콘텐츠의 데이터화가 중요하다. 핵심은 데이터 관리다. 디지털 전환으로 표현해볼 수 있겠다. 굉장히 어려운 단계다. 관리가 안 되면, ‘굿데이터’가 될 수 없다. 데이터 신뢰성도 중요하다.”

Q. 좀 더 부연한다면.

“가령 A 회사 매출이 떨어진다고 가정해보자. 원인 파악이 중요하다. 이를 감지하는 재료가 바로 데이터다. 문제가 왜 생겼는지 판단할 수 있는 척도다. 다음은 생산성이다. 여기서 AI 역할이 중요하다. 어떤 지점에서 품질이 저하하는지, 어떻게 능률을 높일 수 있는지, 그래서 어떤 행동을 취할지 결정하는 바로미터가 AI다.”

김명환 메쉬코리아 최고기술책임자.

정리해보면, 데이터 관리와 AI 기술을 곁들여 능률 극대화를 도출한다는 것. 단, 김 CTO는 (AI) 기술이 목적이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도달점은 문제 해결이고, 실마리를 풀어가는 방향을 제시해주는 게 바로 AI라는 시각이다. 김 CTO는 덧붙여 설명했다.

“인력으로 풀어낼 수 없는 문제는 무궁무진하다. 물론, 머릿수를 채워 결론에 도달할 수도 있다. 그러나 사람은 제한적이다. 고용, 비용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때문에 AI 기술이 중요하다. 0에서 100을 만드는 게 아니다. 문제에 초점을 두고, 60~70% 유의미한 결과를 나타내야 하는데, 이때 AI 기술이 작동한다.”

Q. 데이터와 AI가 산업에 미치는 영향.

“과거 기업가치가 높은 회사를 꼽자면, 석유사였다. 이젠 데이터회사 시대다. 앤드류 응 스탠퍼드대 교수는 ‘현재 AI는 전기, 데이터는 석유’라고 정의했다. 석유 정제 과정이 산업으로 발전했다. 전기 역시 전자 산업의 촉매제였다. 데이터, AI도 유사한 흐름이다. 데이터를 모으고, AI를 활용한다는 건 따라서 혁신이다.”

Q. 메쉬코리아에 관련 기술을 적용해본다면.

“데이터 수집 측면에서 노하우를 쌓아왔다. 예전에 상품은 공장에서 제조 후 대량 판매하는 구조였다. 이젠 경험을 파는 시대다. 백화점에서 구매한 상품, 온라인으로 수령한 상품 가치는 다르다. 즉 물류, 배송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영역이다. 이런 관점에서 화주사, 고객사 등과 이익 극대화를 위한 접점을 만들어가는 게 지향점이다.

올 상반기 메쉬코리아는 국토교통부가 주관한 ‘디지털 물류실증단지 조성 지원사업’ 참여기업으로 선정됐다. 드론과 로봇을 활용한 혁신적인 라스트마일 배송 실증을 앞두고도 있다. 이달까지 엔지니어링, 데이터 사이언스, 프로젝트 오너 3개 직군에서 21개 직무 대상, 개발자를 채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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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메쉬코리아가 원하는 인재상.

“시장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5년은 물류 플랫폼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데 충분한 시간이다. 멈춰있으면 도태된다. 개인도 같다. 따라서 열린 사고를 가졌으면 좋겠다. 변화를 수용하길 바란다. 메쉬코리아에선 모든 게 새롭다. 기존 공식들이 통하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린 정해진 절차를 밟는 일반 회사들과 다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