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3분기 매출 18.8兆로 사상 최대...영업익은 GM 리콜 충당금 탓에 반토막

"LG전자는 배터리 팩 계약 당사자...리콜 진행과정서 비용 변동 가능"

디지털경제입력 :2021/10/12 15:09    수정: 2021/10/12 15:32

LG전자가 가전제품 판매 호조에 힘입어 올 3분기 사상 최대 분기 매출 실적을 냈다.

LG전자는 3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매출 18조7845억원, 영업이익 5407억원을 기록했다고 12일 밝혔다. 분기 매출이 18조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15조3986억원) 보다 22% 증가했고, 지난 2분기(17조1139억원) 보다 9.8% 증가했다.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1조738억원)보다 49.6% 감소, 지난 2분기(8781억원)보다 38.4% 줄어들었다.

매출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와 비슷한 실적을 냈으나 영업이익은 1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기대치에 절반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LG 여의도 트윈타워 사옥.

컨센서스보다 영업이익이 크게 낮아진 것은 GM 쉐보레 볼트EV 자동차 리콜 관련 4800억원 규모의 충당금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LG전자 측은 "리콜은 초기 생산 분에 대해 모듈 및 팩이 전수 교체됐고, 최근 생산 분은 진단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모듈 선별 교체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며 "리콜 진행 과정에서 비용 규모는 변동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GM은 지난 8월 차량 화재 사고로 2017~2019년 생산분(약 6만9000대)과 2019년 이후 생산돼 북미에서 팔린 볼트EV와 볼트 EUV 7만3000대의 추가 리콜을 결정한 바 있다. 화재 사고의 원인은 배터리 셀이나 배터리 팩 등 모듈의 결함으로 추정되며 화재 원인은 GM과 LG측이 합동 조사 중이다. 배터리 셀 제조는 LG에너지솔루션이, 팩은 LG전자가 계약 당사자로 전해졌다.

더불어 LG전자는 올 7월 말 휴대폰 사업을 종료하며 MC사업본부 실적을 중단영업손실로 처리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실적이 가전제품 판매 호조 때문으로 분석했다. 특히 홈엔터테인먼트(HE) 부문에서 프리미엄 제품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의 글로벌 점유율이 늘면서 매출을 이끌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HE 부문의 매출은 4조원대 중반으로 추청된다.

생활가전(H&A) 부문은 매출 6조원대 후반, 영업이익 5000억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오브제컬렉션 등 프리미엄 라인업을 앞세워 다양한 수요층을 공략한 전략이 매출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시장에서 주택 경기 회복세에 따른 가전 수요 확대에 힘입어 미국의 월풀을 제치고 글로벌 생활가전 1위 자리를 수성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반면 자동차 부품을 담당하는 전장(VS) 사업에선 코로나19에 따른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이슈에 영향을 받아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전장 사업부문은 2015년 실적이 발표된 이래 지난해까지 최근 6년간 약 8600억원의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여기에 GM의 쉐보레 리콜사태에 따른 충담금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관련기사

4분기에도 프리미엄 가전 제품의 실적 호조가 예상된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가전은 프리미엄 TV는 OLED TV 판매 증가로 실적 호조가 예상되지만 VS 부문은 반도체 칩의 공급 차질로 자동차 OEM 생산 감소로 실적 부진이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이어서 "하반기 영업이익은 계절적으로 상반기보다 감소하지만 스마트폰 사업 철수 등이 긍정적인 효과로 작용하고, 프리미엄 가전과 글로벌 점유율 증가로 양호한 실적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원재료 가격 및 고정비가 증가하고 있으나 프리미엄 가전과 OLED TV의 확판으로 세트의 평균판매가격(ASP)을 끌어 올리며 수익성을 방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서 "4분기에도 전기차 고객사 리콜 관련 일회성 비용의 반영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