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솔과 PC 농구 게임 시장은 현재 NBA 2K 시리즈 천하다. 사실상 유일한 경쟁작이었던 EA의 NBA 라이브 시리즈가 2018년에 출시된 NBA 라이브 2019를 마지막으로 시장에서 모습을 감춘 농구 게임 마니아의 유일한 선택지는 NBA 2K 시리즈 뿐이다.
다만 농구게임 시장이 이렇게 NBA 2K 중심으로 구성되면서 이용자 사이에 불만이 크게 늘어났다. 경쟁작이 없다보니 NBA 2K 시리즈의 게임성이 답보하고 있다는 것이 이용자의 주된 지적이었다. 실제로 최근 몇년 사이 출시된 NBA 2K 시리즈는 인터페이스와 조작법이 변경된 것 외에 이용자가 게임 플레이에서 체감할만한 요소가 도입된 것을 찾기 어려웠다.
농구 규칙이 지난 몇년 사이 크게 달라진 것이 없기 때문에 매년 출시되는 스포츠게임이 새로운 요소를 담아내는 것은 쉽지 않다. 2K 입장에서는 나름의 변명거리가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NBA 2K 시리즈가 지난 몇 년 사이 선수 동작을 일부 추가하고 물리엔진 개선. 정확히는 선수끼리 충돌할 때의 조금 더 세밀한 묘사를 더하는 선에서 게임 플레이를 개선한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가 있다.
최근 몇년 사이 NBA의 경기 트랜드가 굉장히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중거리슛 시도는 크게 줄었고 3점슛 시도는 눈에 띄게 늘어났다. 이에 발맞춰 팀의 핵심 선수들과 그렇지 않은 선수들의 움직임이 확연히 구분되며 빅맨 역시 포스트업보다는 스페이싱에 가담해 계속해서 돌아다니고 때로는 외곽까지 나와 공격로를 열어주는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
NBA 2K22는 겉만 봤을 때는 전작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게임이다. 플레이스테이션5와 엑스박스 시리즈 엑스 버전을 기준으로 했을 때 그래픽은 크게 나쁘지 않은 수준이지만 전작에 비해 개선됐다고 하기는 어렵다.
다만 게임을 시작하고 공격과 수비를 한번씩만 번갈아가며 경험해봐도 게임성이 크게 개선된 것을 느낄 수 있다. 수비수의 횡이동 속도가 개선되어 속수무책으로 상대의 돌파를 바라봐야 했던 전작의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도움수비 역시 적절하게 시도된다. 매치업 상대를 버려두고 막무가내로 도움수비를 온다거나 하는 빈도가 크게 줄었다.
수비가 강화됐음에도 공격 작업도 어느 정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 패스를 이리저리 돌리고 돌파를 시도해 수비를 한 쪽으로 모여들게 한 후 외곽에서 슛을 노리는 식의 플레이가 가능하다. 또한 돌파도 아예 못 쓸 정도로 어려워진 것도 아니다.
전작에서는 돌파 능력치가 높은 선수가 공을 드리블하며 일직선으로 달려들면 능력치 보정으로 상대 수비를 무시하며 슛까지 시도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속임수 동작을 한두번 시도하고 상대 수비가 반응할 때 반대쪽으로 반원을 그리며 달려드는 식의 돌파를 할 수 있다.
다만 드리블을 시도하고 갑자기 달려들거나 할 때마다 체력이 크게 감소해 아케이드 게임처럼 화려한 드리블을 시종일관 사용하는 식의 플레이는 할 수 없다. 게다가 체력 게이지는 슛 성공률에도 영향을 주기 떄문에 선수의 체력 관리를 영리하게 하는 식의 운영도 필요하다.
이와 함께 상대 수비가 앞에 웅크리고 있기만 해도 슛 성공률이 크게 낮아졌던 전작과는 다르게 이제는 수비수가 수비 동작을 취하지 않고 있다면 수비를 앞에 두고 던지는 점프슛의 성공률이 유의미하게 높아졌다.
즉, 수비는 좀 더 편하게 상대의 돌파를 막아낼 수 있지만 잠깐의 실수로 상대에게 간격을 내주면 득점을 허용하는 어려움을 안고 있으며 공격은 더욱 재빠른 수비수와 영리한 팀 수비를 상대해야 하지만 언제는 스스로 빈틈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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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하면 달라져서 혼선을 줬던 게임 조작법은 거의 그대로 유지됐다. 전작에 도입되어 큰 비판을 받았던 프로슛스틱 시스템은 삭제됐다. 공을 놓는 타이밍에 더해 아날로그 스틱을 얼마나 일자로 움직이는지까지 감안해서 슛 성공 여부를 결정했던 그 시스템이다.
전체적으로 NBA 2K22는 실제 농구에서 보는 듯한 운영과 플레이가 계속해서 화면에 그려지도록 노력한 게임이다. 특히 지난 2~3년간 NBA 2K 시리즈를 플레이하지 않았던 이라면 구매해서 즐겨보는 것도 좋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