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경쟁총국, 엔비디아-ARM 인수 심사 착수

잠정 심사 기한 10월 중순...심사 연장 가능성 커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1/09/10 15:14    수정: 2021/09/11 06:54

엔비디아가 8일(이하 현지시간) EU(유럽연합) 경쟁총국에 ARM 인수 심사를 신청했다. 유럽 권역에서는 영국에 이어 두 번째다.

EU 경쟁총국은 잠정 심사 기한을 오는 10월 13일로 공지했다. 그러나 EU 경쟁총국이 이후에도 심층 심사를 진행할 것이라는 사실은 이미 로이터통신 등 외신 보도를 통해 잘 알려져 있다.

엔비디아가 EU 경쟁총국에 ARM 인수 관련 심사를 신청했다. EU 집행위원회 청사. (사진=EC)

이에 따라 각국 경쟁당국 인수 심사를 내년 3월까지 마치려 했던 엔비디아의 계획도 어긋날 가능성이 커졌다.

■ 엔비디아 "두 회사 사업은 상호보완적"

엔비디아는 8일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 경쟁총국에 ARM 인수 관련 심사를 신청했다.

엔비디아는 EU 경쟁총국에 제출한 자료에서 "엔비디아는 그래픽 칩셋과 네트워크 연결을 위한 솔루션을 시장에 제공한다. 또 ARM은 컴퓨팅 플랫폼이나 프로세서를 공급하지 않으며 모바일 기기나 데이터센터, 자동차, PC, 사물인터넷을 위한 IP(지적재산권)를 개발한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는 EU 경쟁총국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엔비디아와 ARM은 상호 보완 관계에 있으며 경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사진=엔비디아)

또 "두 회사의 사업은 반도체 가치 사슬에서 서로 다른 계층을 상호 보완하는 관계에 있으며 경쟁하지 않는다. 엔비디아와 ARM 결합은 AI 시대 요구에 부응하는 보다 경쟁력 있고 창의적인 사업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 잠정 심사 기한 10월 13일까지 명시...연장 가능성 커

EU의 기업 결합 심사는 25일간 사전 심사 후 문제가 없으면 통과된다. EU 경쟁총국도 웹사이트를 통해 잠정 심사 기한을 오는 10월 13일까지로 명시했다. 그러나 25일간 진행되는 심사에서 최종 결론이 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달 29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엔비디아의 ARM 인수 건은 사전 심사에 더해 90일간 심층 조사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인수 이후에도 경쟁 회사가 ARM의 IP에 공정하게 접근하도록 하겠다'는 엔비디아의 주장이 신뢰를 주지 못한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이 때문에 EU 경쟁총국의 최종 심사 결과는 일러도 내년에나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

■ 브렉시트로 유럽 권역에서만 두 번 심사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도 엔비디아 ARM 인수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영국이 EU를 탈퇴하지 않았다면 EU 경쟁총국의 심사만 통과하는 것으로 모든 심사를 마칠 수 있었다. 그러나 2020년 1월 영국이 EU에서 탈퇴하며 엔비디아는 동일 권역에서 기업 결합심사를 두 번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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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경쟁시장청은 엔비디아-ARM 인수 절차와 관련 2단계 심층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영국도 엔비디아의 ARM 인수를 반기지 않는다. 영국 경쟁시장청(CMA)은 이미 지난 달 말 "이번 인수가 엔비디아와 경쟁하는 기업의 경쟁력을 해치고 기업이나 소비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심층 심사 단계에 들어갈 것을 선언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도 지난 2월부터 진행한 기업결합심사 결과를 다음 달 내놓을 예정이다. 그러나 퀄컴과 삼성전자,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테슬라, 아마존 등 ARM 코어텍스(Cortex) IP로 자체 프로세서를 만드는 주요 기업들도 반대 목소리를 내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