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심장뇌혈관병원 혈관센터 박양진 교수팀은 말판증후군 환자 복부대동맥류 수술을 ‘세계 최다’ 시행했다고 밝혔다.
말판증후군은 심혈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선천성 결합 조직 질환이다. 대동맥을 비롯한 전신 혈관이 약해서 발생하는 혈관 파열, 동맥류 발생 등과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을 초래한다.
특히 말판증후군의 복부대동맥류는 사례가 매우 드물고 혈관이 찢어지거나 터진 이후에 응급 수술을 하는 경우가 많다. 대형병원에서도 수술 경험이 부족하고 혈관이 수술 도중에 잘 찢어지는 문제 때문에 수술이 매우 까다롭고 재발도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말판증후군에서 생기는 복부대동맥류의 경우에는 일반적인 복부대동맥류와 달리 혈관의 구조적인 문제로 발생하는 질병이기 때문에 최근에 많이 시행되고 있는 스텐트 그라프트 시술이 금기 중으로 되어 있어 수술적 치료만이 유일한 치료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혈관센터 박양진 교수팀은 말판증후군클리닉을 통해 많은 환자를 치료한 경험이 있어 이러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그동안 진행한 복부대동맥류 수술 성적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2003년 9월부터 2020년 6월 사이에 삼성서울병원에서 복부대동맥류 수술을 받은 말판증후군 환자 28명과 일반 환자 426명을 비교했다. 두 그룹 모두 문합부 파열 및 출혈 등으로 재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없었으며, 수술 후 30일 사망률은 말판증후군 환자 0%, 일반 환자 0.9%로 매우 낮았다.
특히 말판증후군 환자의 10년 생존율은 95.2%로 평균 나이 70세 이상인 일반 환자 72%에 비해 월등히 높아 수술 후 잘 회복되면 정상인과 비슷한 생활이 가능함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이번 수술 성적 발표를 통해 삼성서울병원은 세계에서 말판증후군 환자에게 발생한 복부대동맥류 수술을 가장 많이 한 병원으로 확인됐다. 병원측은 말판증후군클리닉을 통해 체계적인 환자 관리를 진행하고, 파열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하기 전 적기에 수술을 시행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개원 이래 1천명이 넘는 복부대동맥류 환자에 대한 개복수술 경험을 통해 축적된 우수한 수술 기법도 바탕이 됐다고 덧붙였다.
혈관외과장 박양진 교수는 “이번 수술 성적 발표는 말판증후군과 같은 특정 질환 환자들에 대한 양상 또한 세심히 관찰해 맞춤형 수술을 시행한 삼성서울병원만의 수술 기술과 체계적인 시스템이 이루어 낸 성과다. 앞으로도 환자 개개인의 치료적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치료를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혈관외과 분야에 가장 권위있는 미국 혈관외과 학회지 <Journal of Vascular Surgery> (IF 4.268/2020년 기준)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