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권 정보, 실시간 기업 회계정보, 플랫폼 노동자 수입 등 이전까지 신용평가에 반영하지 못했던 항목들이 ‘대안신용평가’에 활용된다. 연내 신용평가 모델 구축을 완료하고, 일부 기업은 금융사와 협력해 하반기부터 대출상품을 선보인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는 상권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점포신용평가’를, 신한카드와 메쉬코리아는 플랫폼 노동자의 수입 관련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노동자 신용평가’ 모델을 구축 중이다. 두 사업은 지난 6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마이데이터 실증서비스에 선정됐다.
과기정통부 마이데이터 사업과는 별개로 2019년 금융위원회 규제 샌드박스를 통과한 전사적자원관리(ERP) 전문기업 더존비즈온은 '실시간 회계 빅데이터 기반 신용평가'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시범사업을 마치고 지난달 정식 서비스로 전환했다.
KT가 준비 중인 점포신용평가는 지난해 말 출시한 소상공인 대상 상권분석 서비스 ‘잘나가게’를 기반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앞서 KT는 잘나가게 가입자를 대상으로 신한은행 비대면 대출 상품을 선보인 바 있다. 연내 점포신용평가 모델을 완성해, KT 자회사인 케이뱅크와도 대출 상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종헌 KT AI·빅데이터사업본부 상무는 “금융기관과 제휴해 개인 신용평가가 아닌 점포신용평가 데이터 기반으로 새로운 신용평가 모델 구축이 가능해진다”며 “사업자가 개인 신용은 낮아도, 사업을 잘 해나갈 수 있는 역량을 입증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아무리 본인 가게 매출이 올랐다 하더라도, 다른 가게 상황과 비교하지 않으면 감이 잡히지 않을 것”이라며 “특정 업종에서 매출 수준을 10등급으로 나눠 본인이 어느 구간에 속했는지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메쉬코리아는 부릉 배달 라이더의 동의 하에 지점을 통한 급여 내역을 대안신용평가 모델 활용 정보로 제공한다. 배달 업계에 따르면 기존 라이더들의 경우 임금을 현금이나 현금으로 전환 가능한 포인트 등으로 지급받으면서 제대로 소득을 증빙하기 어려웠다.
메쉬코리아 관계자는 “메쉬코리아에 직접 고용된 라이더뿐 아니라 위탁계약 한 라이더에 대해서도 수입 정보가 투명하게 확인 가능하다”고 말했다.
신한카드는 플랫폼노동자의 소득 정산 주기를 월별에서 주별 정산으로 단축함으로써, 보다 세밀하게 라이더의 소득 정보를 신용평가에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KT와 메쉬코리아의 대안신용의 경우 개인정보, 개인사업자 등 정보를 기반으로 한다. 때문에 나이스신용정보, 코리아크레딧뷰로 같은 기존 신용평가기관과의 협력으로 사업 운영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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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더존비즈온의 경우 중소기업 규모의 실시간 회계 정보를 취급하므로, 따로 기업정보조회업 지위를 획득해야만 대안신용평가 운영이 가능하다. 회사는 다음달 중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를 거쳐 기업정보조회업을 승인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회사채 등급을 결정하는 기업등급제공업과는 다른 것으로, 더존비즈온이 해당 업종의 승인을 받을 경우 업계 최초다.
이창희 더존비즈온 금융정보사업센터 부장은 “이전까지는 중소기업의 경우 연말에 한 번 결산 재무제표를 내는데, 1년 간 신용정보의 변동이 생겨도 신용평가 결과가 바뀌지 않는 모순이 있었다”면서 “이제는 실시간 회계 데이터를 바탕으로 어떤 업체의 정보를 알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