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미군 생체인식 기기 확보…"협조 민간인 보복 우려"

美 탐사매체 디인터셉트 보도

인터넷입력 :2021/08/18 14:45

미군이 지난 20년 간 탈레반과의 전쟁에서 사용하던 생체인식 장치가 탈레반 측에 넘어갔다고  탐사보도매체 디인터셉트가 18일(현지시간)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보도했다.

미군 관리들은 탈레반 측이 이 장치를 사용해 그 동안 미군을 도왔던 아프간인들을 찾아 보복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

사진=씨넷

보도에 따르면 탈레반은 최근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을 차지하기 위해 공격하던 도중 미군이 사용하던 ‘휴대용 신원확인 탐지장치(HIIDE)’를 확보했다. 이 장치는 홍채 정보와 지문, 얼굴 인식 등 신상정보를 최대 2만2000개까지 저장할 수 있다.

HIIDE는 미군들이 순찰 또는 작전 도중 테러혐의가 있는 사람을 체포하면, 이들의 지문, 홍채 등 생체정보를 채취해 미국 국방부의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테러리스트들의 정보와 대조해 테러범 여부를 가려내는 데 사용됐다. 이 장치는 2011년 오사마 빈 라덴을 식별해 체포하는 데도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이 사용하던 휴대용 신원확인 탐지장치 'HIIDE'

하지만, HIIDE는 테러리스트 식별 뿐 아니라 미국을 돕는 아프간인의 신분증 형태로도 광범위하게사용됐다고 디인터셉트는 밝혔다.

국제구조위원회(IRC)에 따르면 지난 20년 간 30만 명 이상의 아프가니스탄 민간인이 미군 임무와 연결돼 도움을 준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미군이 철수하면서 약 2,000명의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이 미국으로 대피했지만, 대다수는 아직 아프간에 남아 있어 그 동안 미군을 도왔던 통역사 등 민간인들이 위험에 처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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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체 인식 기술은 스마트폰 잠금 해제이나 SNS 친구 태그 지정과 같은 단순 기능에도 쓰이지만 사법 기관이나 중앙정부에서 용의자나 국민을 식별하는 데에도 사용되고 있다.

2019년 중국 정부가 얼굴인식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여 위구르인 1,100만 명을 추적하고 통제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중국은 CCTV와 얼굴 인식 기술을 이용해 위구르족만 특별 감시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후, 위구르족의 얼굴을 인식해 신상을 확인하고 중국 내에서의 행선지 등을 추적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