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시장에서 압도적인 영향력을 과시하던 구글플레이 스토어를 벗어나려는 시도가 중소게임사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원스토어와 갤럭시스토어 등 서드파티 앱마켓은 물론 PC 플랫폼에 토스 등 결제 시스템을 도입해 실리를 노리는 모습이다.
지난 몇년 사이 원스토어의 입지는 크게 달라졌다. 지난 2018년 결제시스템을 개발하고 수수료 인하 정책을 펼친 이후 실익을 추구하는 게임의 입점 사례가 늘어났다.
이제는 국내 게임시장에서 앱스토어를 넘어 2위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는 게임 플랫폼이 됐다.
이용자 사이에서의 이미지도 크게 달라졌다. 원스토어 서비스 초기에는 소소하게 즐길만한 게임은 있어도 대작 게임을 즐기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이제 원스토어를 그런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은 크게 줄어들었다.
구글플레이 스토어에서 매출 순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던 게임들이 원스토어에서도 활발하게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으며 클래식 IP를 활용한 게임의 원스토어 입점 사례도 늘고 있다.
갤럭시스토어도 구글을 벗어나 활로를 찾기 시작한 중소게임사가 주목하고 있는 서드파티 앱마켓이다. 갤럭시스토어는 이용자를 대상으로는 일부 게임에서 유료 아이템 10%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는가 하면 개발자를 대상으로 공동 마케팅과 갤럭시 단말 최적화 기능 등을 제공해 이용자와 게임사 포섭에 나섰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게임사가 구글플레이 스토어에 입점했던 것은 매출을 올리기 위한 측면과 함께 마케팅 효과도 동시에 누리기 위함이었다. 가장 인지도가 높은 앱마켓이기 때문에 구글플레이 스토어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올리면 그것만으로도 이용자가 추가로 유입되는 효과가 발생했다. 30%라는 수수료를 게임사가 감내했던 것은 그 수수료 안에 마케팅 비용도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하지만 매출 순위 상위권에 오래 자리잡고 있는 대작 게임이라면 여전히 그런 마케팅 효과를 누릴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대다수의 게임은 구글플레이 스토어에서 얻는 부수적인 이득보다 실리를 추구하기 시작했다. 원스토어의 낮은 수수료를 기반으로 수익률을 높이거나 갤럭시스토어에서 공동 마케팅 효과를 노리는 것도 이제 중소게임사에게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지가 됐다"라고 말했다.
원스토어에 게임을 출시한 한 모바일게임사 관계자는 "구글플레이 스토어에서 순위가 내려가면 게임의 전성기가 지난 것 아니냐는 인식이 덧씌워지고는 했다. 하지만 서드파티 앱마켓에 게임을 동시에 출시한 게임 중 대부분은 조용하지만 꾸준히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더 이상 구글플레이 스토어 매출 순위만 보고 게임의 흥망을 판가름 하는 시대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서드파티 앱마켓에 출시되는 게임의 수가 구글플레이 스토어처럼 많지 않기 때문에 똑같은 마케팅을 해도 더 강력한 파급력을 지니고 있다는 장점도 있다"라고 부연했다.
PC와 모바일 기기 사이를 오가며 자유롭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크로스플레이 지원 사례가 늘어나면서 모바일 플랫폼에서의 수익과 별개로 PC 버전에서도 수익을 내는 사례도 눈에 띈다. 위메이드의 미르4, 엔픽셀의 그랑사가는 크로스플레이를 지원하는 대표적인 모바일 MMORPG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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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모바일게임 개발사 관계자는 "PC와 모바일 크로스플레이를 지원해 게임을 출시하는 경우에는 모바일 결제 시스템 외에도 PC 결제 시스템을 별개로 운영할 수 있다. 이런 경우 당연히 PC 버전에서 발생한 매출은 구글플레이 스토어 매출 순위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모 게임의 경우 PC 버전에 간편결제시스템 토스를 적용해 게임 내 아이템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구체적인 금액과 수수료를 말하기는 어렵지만 충분히 만족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라며 "구글플레이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서 실리를 추구하는 게임사가 늘어나게 되면 구글플레이 스토어 매출순위가 갖는 상징성은 점차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