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트위터에선 자유롭게 활동…팔로워 90만명

주요 대변인 3명 채널 대표적…'계정금지' 페북 등과 달라

인터넷입력 :2021/08/18 10:23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페이스북과 틱톡 등 주요 소셜 플랫폼은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의 계정을 삭제하고 있다.

하지만 탈레반은 트위터를 통해 자신들의 주요 메시지를 전파하고 있다고 미국 씨넷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위터는 아직 탈레반 계정 처리와 관련한 공식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다.

탈레반 대변인인 수하일 샤힌의 트위터. (사진=씨넷)

탈레반 대변인인 수하일 샤힌은 최근 트위터를 통해 탈레반 군인들에게 민간인의 집에 들어가지 말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는 또 군인들이 젊은 여성과 강제 결혼을 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선 '악의적인 선동'이라고 일축했다.

미국 씨넷 "트럼프 계정도 막았는데, 탈레반 계정 왜 허용하나"

샤힌이 트위터를 통해 밝히는 탈레반의 각종 조치들은 서방 언론 보도와는 상충되는 부분이 많다. 탈레반의 카불 침공을 전후해 공포에 질려 있는 아프기나스탄 시민들의 정서와도 거리가 있다.

미국 씨넷은 “샤힌이 트위터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활동하는 것은 최근 트위터를 비롯한 소셜 미디어 들이 극단주의자나 테러 조직에 대해 취하는 조치와는 놀랍도록 상충된다”고 지적했다.

트위터는 테러 조직이나 극단주의자들이 자사 플랫폼을 활용해 병력을 모집하거나 허위 정보를 유포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사진=씨넷)

하지만 현재 탈레반은 트위터를 활용해 전 세계 이용자들에게 자유롭게 발언하고 있다고 씨넷이 전했다. 특히 이들은 트위터 선전 활동을 통해 정통성을 확보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씨넷은 이 같은 사실을 지적하면서 “지난 해 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계정도 금지시켰던 트위터가 탈레반 대변인의 입은 그대로 허용하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트위터는 세계 지도자급 인물에 대해서는 ‘공익’ 프레임을 적용하고 있다. 논란이 있는 주장이라 하더라도 대중들의 알 권리 차원에서 그냥 허용해주고 있다.

하지만 탈레반 대변인은 세계 지도자급 인물로 분류하기는 쉽지 않다. 또 선출직 공무원도 아니다.

다만 현재 탈레반 대변인이 트위터를 통해 폭력을 선동하는 것이 아니란 점이 감안됐을 수는 있다고 씨넷이 지적했다. 현재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시민 및 외부 세계와 트위터를 통해 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볼 소지도 있다는 것이다.

트위터는 이런 정책 기조에 대한 질문에 별 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씨넷이 전했다.

페이스북 "테러리스트 조직으로 분류돼 활동 금지"

트위터와 달리 페이스북은 탈레반 관련 계정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씨넷에 따르면 페이스북 측은 “미국 법은 탈레반을 테러리스트 조직으로 인증하고 있다. 따라서 페이스북은 위험한 조직 관련 정책에 따라 그들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기준에 따라 페이스북은 탈레반이 직접 운영하는 계정 뿐 아니라 탈레반을 찬양, 고무하는 내용의 콘텐츠도 금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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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트위터에선 탈레반 채널들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현재 자비훌라 무자히드, 무함마드 나임, 그리고 샤힌 등 탈레반 대변인들이 트위터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세 개 채널의 팔로워 수는 84만5천 명에 이른다고 씨넷이 전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