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서비스에 기술을 결합한 프롭테크(부동산+기술) 업체들이 인공지능(AI)과 가상현실(VR), 블록체인 등의 신기술을 통해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오프라인 부동산 매물을 온라인으로 옮기고, 매물 광고 효과를 높이는 데만 집중했던 프롭테크 업체들은 이제 새로운 기술을 통해 중개와 송금, 결제, 부동산 공적 장부 발급으로까지 서비스 영역을 넓히며 원스톱 부동산 서비스 회사로 거듭나고 있다.
원·투룸과 오피스텔 중개 플랫폼으로 사업을 시작한 다방이 대표적이다. 다방을 운영하는 스테이션3는 10월 전자계약시스템인 '다방싸인'을 선보일 예정이다. 오프라인에서 이뤄졌던 부동산 매물 탐색과 중개, 계약 과정을 VR과 블록체인을 통해 온라인에서 구현하는 것이 핵심이다. 전입이나 확정일자 신고 등의 서비스까지 제공하며 부동산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지 관심이 모인다.
다방은 사용자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사전 매물 검증 절차와 계약서 위조 방지 기술을 도입할 방침이다. 다방 앱 사용자가 매물 상태를 충분히 파악할 수 있도록 동영상과 3D VR을 통한 정보를 제공한다. 본인인증과 전자서명, 정보가 추가될 때마다 기록 시점이 표시되는 타임 스탬프 기술을 활용해 계약 문서의 위·변조 가능성도 차단한다. 사용자들은 간편 본인인증만 거치면 계약서에 바로 서명할 수 있다.
해외 프롭테크 기업도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중개 플랫폼으로 사업을 시작했던 미국 질로우는 3D 홈 투어,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사업인 '질로우 홈 론', 매각, 감정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고, 레드핀 역시 비슷한 서비스를 내놓으며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중개 플랫폼을 벗어나 종합 부동산 서비스 회사로 거듭나고 있는 셈이다.
미국 프로피는 블록체인 기술을 부동산 서비스에 결합했다. 이 회사 서비스는 다방싸인처럼 계약서 작성과 송금, 소유권 등기 등의 과정이 모두 온라인에서 자동으로 이뤄지는 것이 특징으로, 한 거래당 10시간의 서류 작업을 단축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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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는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 프로피의 경우 지난 6월 기준으로 누적 10억 달러(약 1조1천400억원) 이상의 거래 금액을 기록했다. 레드핀을 통해 주택을 매수한 미국과 캐나다 32개 지역 이용자(1천900명)의 63%는 비대면 서비스인 '버추얼 홈'을 통해 실물을 보지 않고 집을 사들였다. 이는 201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프롭테크 업계 한 관계자는 "기술 발전이 부동산과 주거라는 거대한 산업 생태계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 것"이라며 "이전보다 진화된 서비스를 선보이는 프롭테크 업체들의 행보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