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전화에 배달앱 데이터 결합했더니"…KT, 배달 광고비 아끼는 기능 출시

상권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 '잘나가게'로 B2B 사업 강화

방송/통신입력 :2021/08/17 18:17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70~80%가 KT의 유선전화를 사용하고 있다. 유선전화와 인터넷을 사용하던 소상공인 가입자가 사업체를 이전해도 유지되고 있어 KT에 상권 업데이트 정보가 가장 많다. 상권 데이터는 10년 전부터 있었지만, 아직까지 마케팅 목적으로 쓰지 못했다.”

KT AI빅데이터사업본부 소속 이종헌 상무는 17일 상권분석 서비스 ‘잘나가게’에 대해 소개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12월 잘나가게 출시 후 약 8개월 간의 성과와 향후 계획에 대해 공개했다.

KT는 회사가 잘 할 수 있는 분야인 상권 빅데이터를 앞세워, B2B 신사업으로서 새로운 수익창출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소상공인들에게는 잘나가게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면서, 협업하는 기업들을 통해 수익을 벌어들이겠다는 방침이다. 향후 공개할 일부 기능에 대해서는 소상공인 회원에게도 유료화 할 수 있다.

KT AI빅데이터사업본부 이종헌 상무

KT는 현재 소상공인 회원들에게 앱이 아닌 문자발송 방식으로 상권 데이터를 전한다. 가게 일로 바쁜 이용자들이 자발적으로 앱에 접속하지 못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상권 내 소비자 성별, 연령대, 이동 방향 등에 대한 인구 데이터를 제공한다. 특히 매월 1일은 과거 1년간 유동인구 변화를 포함해 이번 달에 어떻게 상권이 변화할 것인지에 대한 예측 데이터를 전송한다.

이 상무는 “아무리 본인 가게 매출이 올랐다 하더라도, 다른 가게 상황과 비교하지 않으면 감이 잡히지 않을 것”이라며 “특정 업종에서 매출 수준을 10등급으로 나눠 본인이 어느 구간에 속했는지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KT 잘나가게 서비스 내 배달상권 분석 기능 예시

이어 “가령 비슷한 구역에 있는 A,B 건물이라 하더라도 A건물 방문자는 대부분 북쪽에서 오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그 동선과 상권이 관련 있다는 것까지 알 수 있다”면서 “KT는 올해부터 메타인구로 분류를 세분화 해 상권 인구 중에서도 ‘치킨인구’, 관광 인구 중에서도 ‘골프인구’ 등으로 상세히 나누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출시한 배달 상권 분석 기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중요성이 커진 배달업무를 효율화 하도록 기획됐다. 특히 불필요한 곳에 식당 광고 비용을 지출하지 않을 수 있도록 배달전략 수립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KT는 잘나가게 서비스의 기반이 되는 빅데이터를 모바일 로그 데이터와 기지국 데이터를 결합해 생성한다.

예를 들어 가게 주변 반경 1.5,2,3km 내에서 가로·세로 500m인 사각형으로 구역을 나눈 후, 중요도에 따라 공략해야 할 위치들을 제시한다. 구간별로 전략 요충지도 변화한다.

KT가 이처럼 세밀한 상권 빅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었던 이유는 ‘모바일 로그 데이터’와 ‘기지국 기반 위치 정보’를 결합할 수 있는 자원과 기술을 보유했기 때문이다.

이 상무는 “우리는 이용자들로부터 배달앱에 접속하는지 등을 알 수 있는 모바일 로그데이터를 동의 하에 수집하고 있다”면서 “이후 이를 휴대폰 기지국 기반의 위치 정보와 결합해 통계 데이터를 만들어내, 최종적으로 배달 최적 위치 데이터를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KT는 전국 500만 소상공인들을 타깃으로 향후 잘나가게 상권분석 서비스에 다양한 기능들을 추가할 계획이다. 당장 다음달부터 제로페이 운영사 한국간편결제진흥원과의 제휴를 바탕으로, 제로페이를 사용하는 120만 소상공인들을 공략한다. 제로페이2.0 앱에서 바로 잘나가게 서비스를 연동한다. 현재 가입자는 5만명 수준이나 연내 가입자 100만명 이상을 유치할 수 있게 된다. 핀테크 기업 웹케시의 소상공인 가게 경영 앱 ‘세모가게’와도 연동돼 있다.

KT 잘나가게 서비스 확대 계획

KT는 대형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들과도 가맹점주에게 제공할 수 있는 자체 앱 구축을 위해 논의 중이다. 빠른 식자재 배송 스타트업 ‘오아시스’, 창업 전문 컨설팅 업체 ‘창업인’ 등과도 협력을 추진 중이다.

관련기사

아울러 특정 업종에서의 매출 등을 데이터로 점포 신용평가 모델을 구축해 내년 쯤 사업화에 나설 계획이다. KT는 신한은행을 통해 이미 비대면 대출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향후 KT 자회사 케이뱅크와 점포신용평가 모델 기반 대출 상품을 출시할 전망이다.

이 상무는 “우리나라 소상공인 폐업률이 전세계 1위로, 3년 내 폐업하는 비율이 50%가 넘는다고 한다”면서 “KT가 데이터 기반의 상권 분석 서비스를 제대로 만들어 이용자들이 판단할 기회를 열어준다면 국가적으로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