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교육 3개 단체 "기술과 가정 과목 분리해야"

전기모 등 교육부에 입장문 전달...2022 개정 교육과정에 공학 과목 개설도 요청

컴퓨팅입력 :2021/08/17 17:02

기술교육 3개 단체가 기술과 가정이 하나로 묶여 있는 과목을 분리할 것을 요구했다. 또 올 하반기 고시 예정인 '2022 개정 교육과정'에 공학과 관련한 과목을 개설해야 한다는 것도 함께 요청, 이 같은 내용의 입장문을 교육부에 제출했다.

한국기술교육학회,전국기술교사모임(전기모),한국기술교육단체총연합회 등 기술교육 3개 단체는 교육부의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발표에 앞서 기술 및 가정 교과 분리와 공학 관련 선택과목 구체화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 교육부에 전달했다고 17일 밝혔다.

3개 단체는 입장문에서 ▲교과간 연계성이 없는 ‘기술’과 ‘가정’ 두 교과를 ‘기술·가정’으로 병합해 운영함으로써 발생하고 있는 학습의 질 저하 문제 개선 ▲본격 시행하는 고교학점제의 취지에 부합하는 공학기술 관련 과목 개설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기술에 적응할 수 있는 미래 인재 양성에 가장 적합한 기술교과의 학습권 보장 및 교원자격 제도에 맞게 기술교사가 기술을 가르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마련 등을 요구했다.

이번 입장문 발표에 앞서 기술교육학회와 전기모는 학생, 학부모, 교사, 전문가 등을 대상으로 ‘기술·가정’과목에 대한 의견을 수렴 설문조사를 했다. 조사 결과 네 집단 모두 과목 분리에 찬성한다고 응답했고, 학생과 학부모 모두 고등학교 기술 과목이 공학관련 교과 중심으로 개편되기를 희망하고 있다는 결과를 확인했다고 3개 단체는 밝혔다.

전국기술교사모임 권석영위원장은 "기술 교육을 연관성이 없는 가정교육과 묶어 진행하는 교육은 교사의 전문성을 낮춰 학생들의 학습권을 저하시키고 더불어 교육학점제 취지를 바로 세울 수 없을뿐만 아니라 미래 국가 경쟁력에도 문제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래는 3개 단체가 밝힌 입장문 전문

1. 종래의 ‘기술’과 ‘가정’이 병합된 '기술·가정' 과목은 학생의 학습 선택권과 질적인 학습을 저해하며 교사의 전문성을 저해하므로 반드시 분리되어야 합니다. 2022 개정 교육과정 추진과 관련하여, 한국기술교육학회와 전국기술교사모임이 중고등학교 학생, 학부모, 교사, 전문가를 대상으로 (‘기술·가정’ 과목에 대하여 의견을 수렴하였습니다. 그 결과 중학교 및 고등학교의 '기술·가정'교과는 병합교과로써 학습자의 학습선택권과 질적인 학습권을 저해하고, 교사의 전문성을 저해하기 때문에 교과목 자체의 분리되어야 한다고 응답하였습니다(응답자의 80.8% 찬성, 설문 대상별로는 전문가 94.4%, 교사 95.4%, 학생 66.1%, 학부모 87.6%가 교과 분리에 동의함.).

2. 고교학점제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기술과 관련하여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선택 및 이수할 수 있도록 공학기술에 관한 세분화되고 심화된 진로선택과목을 개설해야 합니다. 설문조사에서, 고등학교 1학년의 일반선택과목인 '기술·가정'은 학생들의 다양한 진로선택을 지향하는 고교학점제 취지에 맞지 않으므로 기술영역은 공학일반, 가정영역은 가정과학을 일반선택 과목으로 편성하는데 학생의 70.3%, 학부모의 88.3%가 동의하였습니다. 또한, 학생의 87.1%, 학부모의 94.8%가 고등학교 2, 3학년의 공학 관련 진학 및 진로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공학 관련 과목의 개설이 필요하다고 응답하였습니다.

3. 4차 산업혁명과 초연결사회에서 요구하는 미래 인재의 핵심 역량인 기술적 능력을 기르기 위하여 현재의 중고교 기술 수업보다 2배 이상의 시간을 확보해야합니다. 기술교과는 기술에 대한 소양 함양을 바탕으로 기술혁신을 주도할 창의적인 이공계 인재를 양성하기 위하여 창의공학, 지식재산, 융합교육, 로보틱스 등의 매력적인 교육내용을 창의공학설계, 메이킹 활동, 디자인 씽킹 등의 교수학습방법 등을 활용하여 노력하고 있는 공학 성격의 교과입니다. 기술은 수학, 과학, 정보 등의 교과와 내용 및 방법적 연계융합을 통하여 우리나라의 과학기술분야의 국가경쟁력을 키우는데 큰 밑거름이 되는 교과입니다.

4. 교원자격제도에 맞게 기술교사가 ‘기술’ 교과를 전문적으로 지도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현 교원자격제도에도 '기술'과 '가정'이 분리되어 있으며, 중등교원임용시험에서도 분리하여 선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고등학교의 교과목이 '기술·가정'이라는 이유로 기술교사가 가정 영역을 지도하거나, 가정 교사가 기술 영역을 지도하는 등의 비전문인 학습상황에 우리 학생들이 노출되어있습니다. 일부 학교는 한명의 기술교사도 없이 기술 영역을 배우기도 합니다. 이는 7차 교육과정개정 시 병합된 '기술·가정'교과로 인한 비상식적 결과에서 기인하였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는 한 교육부에서 추진하는 고교학점제 및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취지 구현에는 어려움이 발생될 것입니다. 교원의 전문성은 결국 학습자에게 가장 큰 피해로 이어진다는 점, 교육의 질은 교사를 넘어설 수 없다는 점을 상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