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 금융업에 '러브콜'...핵심은 데이터

현대차, '캐롯손보' 합작사 설립...기아, '뱅크샐러드'에 100억 투자

금융입력 :2021/08/10 16:31    수정: 2021/08/10 19:50

자동차 업계가 금융업에 눈길을 쏟고 있다. 자동차가 움직이는 플랫폼으로 진화하면서 차와 금융의 결합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차와 금융의 결합은 데이터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추세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기아, 뱅샐에 100억 투자...현대차, 자체 페이 내놔

기아는 핀테크 '뱅크샐러드'에 1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구체적인 계획은 밝히지 않았지만 핵심은 '데이터'다.

기아와 뱅크샐러드는 차량에서 얻는 데이터와 차량 안에서 고객이 쓰는 자산관리 데이터를 잇는 오픈 플랫폼 구축하고, 모빌리티 산업을 위한 광범위한 데이터 기술 협력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더 나아가 현대차처럼 지분 투자로 합작사인 손해보험사를 만드는 방향도 그려진다. 이를 위해서 뱅크샐러드가 별도의 금융업 라이선스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지금 시점서는 데이터 결합에 초점이 맞춰진 상황이다.

기아 관계자는 "자동차 제조업체가 단순히 자동차만 만드는 것에서 미래 모빌리티 등 다양한 탈 것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며 "고객 취향을 알 수 있는 데이터를 얻기 위해 이번 투자를 단행했으며, 캐롯손해보험처럼 자동차와 금융이 관련된 부분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뱅크샐러드 관계자는 "두 회사가 굉장히 다른 업종임에도 불구하고 각자 보유한 본연의 데이터를 통해 모빌리티를 혁신하는 방향을 폭넓게 그리고 있다"고 부연했다.

현대차는 이미 한화손해보험·SK텔레콤 등과 함께 2020년 1월 디지털손해보험사 '캐롯손해보험'에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또 현대차는 차 안에서 가맹 계약을 맺은 주유소나 주차장서 결제할 수 있는 '현대카페이'를 서비스하고 있다.


자동차 사는 시점부터...밀접 업종은 금융

이종산업 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강력한 무기는 데이터임은 분명하다. 이중 왜 자동차 제조업체는 금융업에 먼저 눈을 돌렸을까. 금융이 자동차를 구매하는 시점 혹은 빌리는 시점부터 폐차를 하는 순간까지 밀접하게 연관된 업종이기 때문이다.

고객에게 신차를 추천할 경우 이들의 예산은 얼마인지 혹은 얼마나 과거 차를 운행해왔는지 등을 파악한다면 성공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진다. 무턱대고 비싼 차를 권하거나 금리가 높은 금융상품을 추천하지 않을 수 있어서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미래 모빌리티 산업'서 새 수익원을 찾고 있다. 이를 위해 선행돼야 하는 것은 금융이다. 예를 들어 카풀사업을 한다고 하면 먼저 운전자의 사고나 위험을 보장할 수 있는 보험이 만들어져야 한다.

이미 현대차는 캐롯손해보험을 통해 구독 경제로 갈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뒀다. 캐롯손해보험은 현대차의 자동차 키가 없어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권한을 부여받은 사람이 운전할 수 있는 사람에 대한 보험을 출시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오유진 연구위원은 "제조업체가 하드웨어도 개발해야 하고 차의 연결성 부분도 신경서야 하기 때문에 신규 서비스 개발까진 어려워 다양한 업종 간 제휴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도 운전자에게 제공하는 새로운 서비스 중 하나"라고 진단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자율주행차 상용화되면 자동차는 '데이터 격전지'

자율주행차 상용화는 자동차를 단순히 이동 수단서 움직이는 플랫폼으로 확장할 것으로 점쳐진다. 자율주행차는 실시간 주행 및 위치 데이터가 오고 가는 하나의 매개체가 되기 때문이다.

실제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자료 '빅테크의 신 격전지 모빌리티 플랫폼'에 따르면 커넥티드 차량에서 전송되는 데이터의 양은 시간당 약 25기가(G)로 상위 레벨의 자율주행에 도달하면 500GB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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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업도 보유한 데이터만으론 충분하지 않은 터라 자동차 제조업체의 러브콜을 반기고 있다.

오 연구위원은 "자율주행차는 결국 소비자의 경험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자동차 생산업체들도 하드웨어 외에도 색다른 경험을 줄 수 있는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만들 것"이라며 "추후 커넥티드·자율주행 등 미래 자동차에서 생성되는 각종 주행·안전·편의 및 엔터테인먼트 관련 데이터로 새롭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