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 잇따른 요금인상..."수금본색"vs"시장논리"

[백기자의 e知톡] 혁신과 수익 사이에 놓인 카카오..."결국 서비스 질로 평가"

인터넷입력 :2021/08/09 11:03    수정: 2021/08/09 20:47

카카오가 카카오택시 스마트호출료 인상에 이어 공유형 전기자전거 요금까지 올리자 “독점적 지위를 차지한 플랫폼 사업자의 악용 사례”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무료 서비스’를 내세워 이용자와 사업자를 끌어 모은 카카오가 국내 택시 플랫폼 시장의 80%를 차지하자 이제는 본색을 드러내며 수익화에 나섰다는 비판입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기업은 자선단체가 아니다”라는 전제 하에, 유료화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판은 과하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수년 간 무료 또는 할인된 가격에 제공된 이벤트 기간이 끝난 것을 두고 무조건 나쁘다고만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T바이크·스마트호출비 인상

카카오 모회사인 카카오모빌리티는 다음 달 6일 자정부터 경기 성남과 하남 등 일부 지역의 카카오T바이크 요금제를 변경하기로 했습니다. 변경된 요금제가 적용되면 시간당 6천원 정도였던 카카오T바이크 이용 요금은 9천200원 정도까지 인상됩니다.

이에 회사 측은 “이용자별 서비스 이용 방식에 따른 요금 적합성을 고려해 선택권을 다양화 했다”는 입장입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일 빠른 택시 배차 서비스인 ‘스마트호출’ 비용을 기존 1천원에서 ‘0원~5천원’ 탄력 요금제로 변경했습니다. 택시 호출 수요가 낮을 때는 스마트호출비가 0원에 가까워지지만, 택시 호출 이용자가 많은 경우는 5천원까지 부과되는 방식입니다. 이를 두고 이용자들은 사실상 스마트호출 서비스의 요금 인상이라는 지적입니다.

하지만 회사 측은 수요 공급에 따른 탄력요금제를 적용함으로써 기사의 동기부여를 높여 배차 수락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이라는 입장입니다. 또 수요가 집중되면 최대 금액에 가까워지지만, 반대로 공급이 많으면 스마트호출비가 0원에 가까워져 득을 보는 이용자도 있을 거란 설명입니다.

"기업공개 앞두고 무리한 수익화" vs "수년 간 무료 이용 감안해야"

잇따른 카카오T 서비스 가격 인상 소식에 여론이 들썩이는 분위기입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무리해서 수익화에 나선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옵니다. 수년 간 적자를 본 투자자의 압박이 커진 것 아니겠냐는 얘기도 들립니다. “처음에는 무료인 듯 이용자를 끌어 모으고, 시장을 장악하고 나니 높은 비용을 받으려 한다”는 날선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여기에 카카오모빌리티의 ‘전화대리’ 시장 진출과, 택시기사용 유료 요금제인 ‘프로 멤버십’ 출시 등으로 카카오와 기존 업계의 갈등도 더욱 커지는 분위기입니다.

반면 2015년 출시된 카카오 택시가 기존의 택시 문화를 편리하게 바꿔 놓았다는 점을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대로변까지 나가 잡아야 했던 택시를 무료로 집 앞까지 불러 이용할 수 있게 됐고, 대중교통으로 이동이 애매했던 지역까지 전기자전거 서비스 등으로 이동의 편리함을 높였다는 평가입니다. 특히 “기업의 기본은 수익 창출인데, 이것을 계속 저가에 또는 공짜로 하라는 건 말이 안 된다”는 논리입니다.

요금 인상 불편한 이슈...'서비스 질'로 판가름 날 듯

카카오T

이유와 배경이 어찌됐든 이용자 입장에서 볼 때 요금 인상은 불편한 이슈입니다. 당장 내 주머니에서 더 많은 돈이 빠져나가는데 이를 반길 이용자는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요금 부과 또는 요금 인상에 따른 서비스의 질이 기존보다 얼마나 높아지느냐에 따라 대중들의 평가는 엇갈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카카오가 의도한 계획대로 돈을 더 줘서라도 택시를 잡기 어려워 발을 동동 굴렀던 이용자들이 현저히 줄고, 목적지까지 힘들게 가야만 했던 이용자들이 비용을 좀 더 내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면 지금의 불만은 오래 가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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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플랫폼 시장은 기존 전통 시장과는 다르게 다양한 국내외 경쟁자들이 가까이 존재하고, 작은 기업도 이용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시작하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통해 금세 입소문이 납니다. 영원한 1등이 더욱 힘들어진 환경인만큼 업계를 선도하는 대기업들도 항상 긴장의 끈을 놓지 않습니다.

카카오도 이 같은 모바일 플랫폼 생태계를 누구보다 잘 아는 기업입니다. 혁신적이고 이용자 중심의 편리한 서비스 출시와 제공, 그리고 기업의 수익화 사이에 적절한 균형점을 현명히 찾아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