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공유자전거 등 서비스를 통해 입지를 견고히 해온 카카오모빌리티가 최근 택배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전화 대리운전 시장으로까지 손을 뻗으며 몸집을 키우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잇달아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1조원을 웃도는 실탄을 마련했다. 이를 바탕으로 카카오모빌리티는 증권시장 데뷔 전까지 다각적인 포트폴리오를 앞세워 회사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행보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화' 대리운전 시장 섭렵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 자회사 CMNP(지분율 100%)는 대리운전 1위 서비스 1577 대리운전을 운영하는 코리아드라이브와 신규 합작법인 ‘케이드라이브’를 설립했다. 이창민 카카오모빌리티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신설법인을 이끈다.
회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업체들의 어려움이 지속하자, 전략적 제휴를 맺는 등 그동안 협업 방안을 꾸준히 논의해왔다”며 “이용자들에게 좀 더 효과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신설법인을 설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16년 카카오T 대리 서비스를 시작했다. 다만, 시장에서 앱(애플리케이션)보다 대리운전 기사와 이용자 간 직접 전화로 연결되는 방식이 지배적인 터라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진 못했다.
카카오는 이번 케이드라이브 출범으로, 대리운전 시장의 수급까지 제어할 수 있게 됐다. 1577 대리 기사들이 카카오T 앱을 통해 전화로 호출을 받으면, 이를 수요 고객들과 쉽게 연결할 네트워크망을 마련한 것이다.
택시 이어 기차·항공·택배까지…'종합 모빌리티' 회사로
올해 들어 카카오모빌리티는 외연 확대에 부쩍 무게를 둔 모습이다. 그간 카카오T 택시와 공유 자전거 등을 통해 3천만명에 달하는 이용자를 확보해왔다면, 올 초부턴 포트폴리오 확장에 방점을 찍은 듯 보인다.
회사는 한국철도공사와 지난 1월 제휴를 맺고 ‘카카오T 기차’를 선보였다. 기차표 예매·발권·노선 안내를 카카오T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다. 3월엔 세차·정비업체와 손잡고 방문 서비스로 영역을 확장했다.
지난달엔 ‘카카오T 항공’을 공개하며, 항공권 예약 서비스를 시작했다. 최근 한진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카카오 택배’ 사업으로까지 저변을 넓혔다. 렌터카 업체 딜카 인수 역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최종 승인받으며 사세 확장을 위한 채비를 갖췄다.
투자은행(IB) 업계 안팎에선 카카오모빌리티의 내년 상장을 점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근래 행보는 서비스형모빌리티(MaaS)를 넘어, 운송수단을 모두 아우르는 ‘종합모빌리티 회사’로 도약해 기업가치를 제고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누적 투자금액만 1조원↑
회사는 올해만 5천억원 이상 자금을 조달했다. 2017년 텍사스퍼시픽그룹(TPG) 컨소시엄으로부터 5천억원을 받은 뒤 4년 만의 투자 유치가 올 초부터 이어졌다. 칼라일그룹과 구글이 올 초 각각 2천200억원, 565억원을, 지지난달 TPG 컨소시엄과 칼라일로부터 재차 1천400억원을 받았다.
최근 LG와 GS칼텍스 등이 1천억원 이상을 수혈한 것까지 합하면, 누적 투자금액은 총 1조500억원에 육박한다. 유보 현금을 토대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 동시에 내부 실적을 개선하는 등 상장 전까지 투자자 심리를 한층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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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사업 확대에 따라 올해 카카오모빌리티의 매출 증가와 적자 축소가 예상된다”며 “향후 카카오 주가 상승의 촉매제 역할을 하는 등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IB업계 관계자는 “대리운전 서비스 등 수요층이 확실한 시장을 공략해 사업 파이를 키운다는 건, 자금 유입 측면에서도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