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의 공모가액이 수요예측을 통해 1주당 49만8천 원으로 확정됐다.
이는 희망 공모가 밴드의 최상단이다. 그동안 '차이나 리스크'와 '원게임 리스크' 등에 우려가 있었지만 성장잠재력에 일부 해외투자자들의 무게추가 더 기울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크래프톤의 남은 과제는 '고평가 꼬리표' 제거다. 크래프톤을 이끌고 있는 장병규 이사회 의장과 김창한 대표가 신작 흥행과 신사업, 인수합병(M&A) 등으로 다시 실력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전망이다.
공모가 48만9천원 최상단 확정...수요예측 경쟁률 기대치 밑돌아
크래프톤은 약 2주간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마무리하고 공모가를 확정 공시했다.
공시를 보면 크래프톤의 1주당 공모가는 49만8천 원으로, 희망 공모가 밴드의 최상단이다.
수요예측 결과 전체 공모 물량의 55.0%인 4,759,826주 모집에 621건의 국내외 기관이 참여했다. 신청주수는 1,157,327,497주였다. 참여 기관의 95%가 희망 범위 상단 이상 가격을 제시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공모가가 확정됨에 따라 크래프톤의 시가총액 예상 규모는 약 24조 원이다. 매출 기준 톱3인 넥슨(약 21조)과 엔씨소프트(약 18조), 넷마블 (약 12조)과 비교해 높은 시가총액 규모다.
다만 수요예측 최종 경쟁률(243대1)로 보면 크래프톤은 'IPO 대어'로 이름값을 하지는 못했다는 평가도 있다. 크래프톤과 함께 주목을 받았던 카카오뱅크와 SD바이오센서, HK이노엔 등의 공모가 경쟁률이 1000대 1을 넘어선 것과 대조적이다.
또한 지난해 코스닥에 상장한 카카오게임즈의 수요예측 경쟁률이 1479대1이였던 것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을 기록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크래프톤의 수요예측 경쟁률이 기대치를 밑돌았던 것은 기업가치 고평가와 무관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크래프톤이 증권신고서 정정을 통해 희망 공모가를 약 10% 낮췄고, 투자계의 큰 손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활동을 했음에도 고평가 꼬리표는 떼지 못했다.
신작과 신사업 등으로 추가 성장 시도...고평가 해소 과제
고평가 여부를 떠나 크래프톤은 다음 달 2일부터 3일 간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 나설 계획이다. 이후 같은 달 10일 코스피에 입성한다.
크래프톤에 대한 제대로 된 투자 시장의 평가는 거래 첫날 기준 일주일 내 분위기를 보면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성장잠재력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대거 몰리면 주가는 단기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일 수도 있다. 이와 다르게 고평가에 따른 거품 의혹이 계속 부각되면 예측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주가는 흘러갈 수 있다.
그렇다면 크래프톤이 내세운 눈에 띄는 성장잠재력은 무엇일까.
당장은 김창한 대표가 배틀로얄 장르의 대중화에 마케팅 없이 입소문만으로 성공했다고 자화자찬했던 배틀그라운드 지식재산권(IP)을 계승한 신작 및 신사업이다. 원게임 리스크를 오히려 사업 확대의 핵심 키로 앞세운 셈이다.
먼저 신작으로는 모바일 슈팅 게임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가 있다. 이 게임은 오는 9~10월 출시가 목표다. 최근 이 게임의 글로벌 사전 예약에 2천500만 명이 넘게 몰렸다.
또한 도전작인 탑다운 슈팅 장르 '썬더 티어원', PC와 콘솔 플랫폼을 지원하는 SF 서바이벌 호러 장르 '더 칼리스토 프로토콜', 오픈월드 슈팅 장르 '프로젝트 카우보이' 등도 있다.
텐센트의 매출 의존도가 높은 크래프톤 입장에선 뉴스테이트 등 신작 흥행이 절실한 상황이다. 크래프톤 전체 매출 중 텐센트가 기여하는 비중은 지난해 68.1%, 올해 1분기에는 71.8% 수준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실제 텐센트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글로벌 서비스(인도 등 제외)와 해당 게임의 짝퉁(모조) 게임으로 알려진 '화평정영'의 기술수수료 등으로 크래프톤 매출에 상당 부분을 기여하고 있다. 텐센트발 차이나 리스크가 계속 떠오른 이유다.
신작 외에도 신사업도 크래프톤의 성장을 이끌 핵심 사업이 될지 주목을 받고 있다. 신사업은 배틀그라운드 세계관을 계승한 펍지 유니버스 기반 애니메이션과 웹툰 및 웹소설 사업 진출 등이다. 최근 마동석 주연의 단편 영화 '그라운드 제로'와 애니메이션 제작 계획을 공개했고, 인도 웹소설 플랫폼 플라틸리피 등에 투자했다는 소식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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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배틀그라운드 IP 확대를 통한 추가 성과와 신사업 등으로 고평가 꼬리표를 제거할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여기에 크래프톤이 올바른 기업 문화를 통해 국가대표 게임사로 부끄럽지 않은 성장을 일굴지에도 더욱 주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크래프톤은 여러 논란의 중심에 서 있지만, 배틀그라운드 하나로 글로벌 대형 게임사로 우뚝 선 부분은 인정받아 마땅하다"며 "신작과 신사업의 방향성을 보면 성장잠재력은 있어 보인다. 올해 출시되는 신작이 단기간 안정적인 매출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면 크래프톤은 더 힘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