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반도체 공정 명칭에서 '나노미터' 뺀다

"퀄컴, 2024년 인텔 파운드리서 '20A' 공정으로 제품 생산 예정"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1/07/27 08:00    수정: 2021/07/27 17:06

인텔이 반도체 생산 공정 명칭에서 '나노미터'를 빼기로 했다. (사진=인텔)
인텔이 반도체 생산 공정 명칭에서 '나노미터'를 빼기로 했다. (사진=인텔)

인텔이 27일 오전(미국 서부시간 26일 오후 2시) 온라인 행사 '인텔 액셀러레이티드'를 통해 반도체 공정과 진척사항을 소개했다.

인텔은 앞으로 반도체 생산 공정을 구분하기 위해 붙이던 이름에서 nm(나노미터)를 빼기로 했다. 지금까지 '10nm 인핸스드 슈퍼핀'으로 불렸던 공정은 '인텔 7', 그 이후 공정은 '인텔 4' 등으로 불리게 된다.

또 인텔은 반도체 집적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새로운 트랜지스터 구조 '리본펫'(RibbonFet)과 전력 공급을 위한 회로를 재배치한 기술인 '파워비아'(PowerVia)를 공개하고 오는 2024년까지 제품에 실제 적용하기로 했다.

■ "공정 이름이 실제 반도체 특성 반영하지 못한다"

인텔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TSMC 등 주요 반도체 제조사들은 반도체 공정을 구분하기 위해 'xy나노'라는 이름을 붙인다. 여기서 숫자가 뜻하는 것은 프로세서를 구성하는 트랜지스터 게이트의 길이이다.

2011년 이후 반도체 공정의 nm가 실제 트랜지스터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자료=인텔)

그러나 트랜지스터를 평면에서 입체 구조로 쌓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숫자와 트랜지스터 게이트 길이가 일치하지 않는 상황이 벌어졌다. 예를 들어 '7nm'라는 공정이라 해도 트랜지스터 게이트 길이는 이보다 더 길어질 수 있다.

과거 인텔의 프로세서 생산 공정 로드맵. (자료=인텔)

현재 공정 앞에 붙는 숫자는 실제 수치보다는 오히려 자동차의 모델명에 더 가까워진 상태다. 단순히 숫자만 보고 공정의 트랜지스터 집적도, 혹은 성능 향상 폭을 쉽게 가늠하기 어렵다.

지난 해 5월에는 미국 MIT, 스탠포드, UC버클리와 대만 TSMC 연구진들이 논문을 통해 '반도체 생산 공정 평가의 새로운 기준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 2023년까지 인텔 7→인텔 4→인텔 3 적용

인텔 역시 이런 판단에 따라 올 하반기부터 출시하는 제품의 공정에서 'nm' 단위를 모두 빼는 방향으로 개편했다.

인텔은 공정 이름에서 '나노미터'를 빼고 상징적인 숫자만 남겼다. (사진=인텔)

이르면 4분기 초에 나올 PC용 프로세서 '엘더레이크'(Alder Lake), 오는 2022년 1분기에 생산되는 서버용 프로세서 '사파이어 래피즈'는 '인텔 7' 공정에서 생산된다. 지난 해 나온 10nm 슈퍼핀 대비 와트당 성능을 최대 15% 향상시켰다.

'인텔 4' 공정은 극자외선(EUV)을 활용해서 트랜지스터 면적을 줄이고 와트당 성능을 인텔 7 대비 최대 20% 향상시킬 예정이다. 2023년 출시될 '메테오레이크', '그래나이트 래피즈' 등 차세대 프로세서에 적용된다.

인텔 4 공정은 EUV(극자외선)을 본격 활용한 첫 공정이다. (사진=인텔)

'인텔 3' 공정은 인텔 4 대비 극자외선 활용도를 더 높이고 개선해서 와트당 성능을 18% 향상시키는 것이 목표다. 이를 활용한 새로운 제품은 2023년 하반기부터 출시될 예정이다.

■ 2024년부터 0.1nm급 새 공정 '인텔 20A' 가동

2024년부터는 인텔이 개발한 새로운 트랜지스터 구조 '리본펫'을 적용한 공정인 '인텔 20A'가 적용된다. 'A'는 길이 0.1nm를 나타내는 길이 단위 '옹스트롬'에서 따왔다.

인텔이 27일 공개한 새 트랜지스터 구조 '리본펫'(RibbonFET) 개념도. (사진=인텔)

리본펫은 트랜지스터를 흐르는 전류를 보다 매끄럽게 제어할 수 있도록 트랜지스터 사이를 연결하는 핀의 넓이를 넓히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삼성전자도 3nm 공정에 유사한 기술인 '게이트올어라운드'(GAA)를 적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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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20A에는 전력 공급을 효율화한 구조 '파워비아'도 적용된다. (사진=인텔)

인텔 20A에는 리본펫 이외에도 트랜지스터에 전력을 공급하는 최적화 기술인 파워비아(PowerVia)도 적용된다. 인텔 20A는 오는 2024년부터 적용되며 퀄컴이 제품 중 일부를 인텔 20A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퀄컴은 인텔 파운드리를 이용해 인텔 20A 공정에서 제품 일부를 생산할 예정이다. (사진=인텔)

인텔은 "인텔 20A의 뒤를 이을 인텔 18A 공정을 현재 개발중이며 오는 2025년 초부터 양산이 목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