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쿠팡의 소비자 이용약관과 입점업주 약관을 심사하고, 불공정 약관조항에 대한 시정조치를 내렸다고 21일 밝혔다.
특히 공정위는 쿠팡이 '아이템위너' 제도를 통해 입점업체 콘텐츠 이용 권한을 광범위하게 부여받고 제한 없이 사용하는 조항 등을 시정하도록 했다.
이에 쿠팡은 공정위와 협의해 아이템 위너 등 이용약관 일부를 자진 시정했다는 입장을 내고, 판매자의 콘텐츠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이템위너 제도란 최저가 판매자가 동일 상품을 파는 타 판매자의 제품 사진과 후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일각에서는 이 제도가 "가장 싸게 파는 판매자가 모든 것을 다 갖는 승자독식 시스템으로, 쿠팡 판매자끼리의 가격 치킨게임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쿠팡은 기존 오픈마켓에 수많은 판매자 페이지가 존재해 고객을 현혹하기 쉬운 낚시성 정보와 상품평 조작이 많아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한 제도일뿐, 법 위반이 아니라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공정위는 시정조치를 내리고 "이번 약관 시정으로 쿠팡을 이용하는 소비자와 입점 사업자들이 불공정 약관으로 인해 입게 될 피해가 예방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어 "쿠팡 아이템 위너 제도는 타 온라인 유통사와 달리 동일상품을 하나의 대표이미지 아래 판매해 판매자 중 가격 등에서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한 판매자가 사실상 해당 상품의 거의 모든 매출을 가져갈 기회를 제공한다"며 "쿠팡 판매자 약관에 '쿠팡이 판매자의 상호나 상품 이미지 등 콘텐츠를 자유롭게 사용하는 조항'의 불공정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돼 이를 심사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 "쿠팡 약관, 사업자 법률상 책임 부당 면제해"
공정위는 쿠팡 마켓플레이스 서비스 이용 및 판매에 대한 약관 제 17조와 쿠팡 이용 약관 제 32조가 사업자의 법률상 책임을 부당하게 면제하는 조항이라고 봤다.
마켓플레이스 이용 약관 제 17조 5항은 '상품 콘텐츠의 제 3자 권리 침해, 지적재산권 관련 법령 위반 등 이유로 쿠팡이 법적 조치를 당하면 판매자의 비용으로 쿠팡을 면책해야 한다는 조항이다. 공정위는 이 조항에 대한 삭제 시정 조치를 내렸다.
쿠팡 이용 약관 제 32조는 '쿠팡은 등록 상품 품질, 판매자 입력 정보의 진실성 등 소비자와 판매자 간의 모든 거래 행위에 일체 보증하지 않고, 일체 위험과 책임은 당사자들이 부담한다'는 조항이다. 공정위는 해당 조항에 대한 수정을 요구하고, '회사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손해에 대해서는 회사가 책임을 부담한다'는 조항을 신설할 할 것을 명령했다.
공정위는 "쿠팡이 판매자 콘텐츠를 제한 없이 자유롭게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해당 컨텐츠 관련 손해배상책임이 발생하면 이에 대한 ‘모든’책임을 판매자가 지도록 정한 조항을 삭제해 쿠팡이 부담해야 할 법적 책임을 면제할 수 없게 했다"고 밝혔다.
해당 시정 조치는 '사업자의 고의, 중과실로 인한 법률상 책임을 배제하는 조항은 무효'라는 약관법 제 7조와 '사업자의 경과실로 인한 법률상 책임을 면책하는 것이 고객의 정당한 신뢰에 반해 부당하게 불리하다면 면책될 수 없다'는 내용의 약관법 제 6조에 따른 것이다.
"저작물 권한을 과도하게 사업자에게 부여하는 조항은 무효"
아이템위너 제도의 근거가 되는 마켓플레이스 이용 약관 제 17조의 '판매자, 남품업자의 콘텐츠를 제한없이 자유롭게 사용하는 조항'에 대해서도 삭제나 수정 조치를 내렸다.
시정 조치에 따라, 쿠팡 마켓플레이스 이용 약관 제 17조 1항에는 '판매자가 제공한 상품 콘텐츠 저작권 및 소유권은 회사에 이전되지 않는다' 등 내용이 추가된다.
또 해당 약관에 '판매자가 아이템위너가 아니면 원칙적으로 그 이미지는 대표이미지로 사용되지 않는다', '판매자 제공 상품 콘텐츠가 목적 외 사용, 또는 부적절하게 사용될 시 판매자는 회사에 의견을 제기하고 회사는 적절한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등 신설 조항이 생겼다.
공정위는 "약관법 제6조에 따라 저작물 권한을 과도하게 사업자에게 부여하는 조항은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으로 무효"라며 "쿠팡이 법적 한계를 넘어 과도하게 판매자의 컨텐츠를 사용하는 조항을 삭제하거나 수정해 콘텐츠 이용에 대한 상황적·시간적 범위를 합리적으로 제한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이번 시정 조치에 대해 "쿠팡이 아이템 위너 제도 운영을 위해 입점엄체 콘텐츠를 자유롭게 사용하는 조항 등을 시정해 판매자 콘텐츠 권리를 보장했다"면서 "손해배상책임 등 각종 법률상 책임에 대해 쿠팡이 스스로 면제한 조항을 시정해 쿠팡이 귀책범위에 합당한 책임을 지도록 했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또 공정위는 "향후 쿠팡 소비자와 판매자들이 불공정 약관으로 인해 입게 될 피해가 예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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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은 7월 말 시정 약관조항을 판매자에게 공지하고 9월부터 시정 내용을 적용할 방침이다.
쿠팡은 “판매자의 콘텐츠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공정위와 협의해 아이템 위너 등 이용약관 일부를 자진 시정했다“며 “앞으로도 아이템 위너를 통해 판매자와 고객 모두 더 큰 만족을 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