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깔린 와이파이6E 왜 못 쓰나 했더니...'공유기가 없네'

6GHz 주파수 인가 이미 지난해 완료...이르면 9월말 제품 출시 예정

홈&모바일입력 :2021/07/20 16:20

와이파이6E를 지원하는 유무선공유기 국내 출시가 늦어지고 있다. (사진=와이파이 얼라이언스)
와이파이6E를 지원하는 유무선공유기 국내 출시가 늦어지고 있다. (사진=와이파이 얼라이언스)

6GHz 기반 고속 와이파이 표준인 와이파이6E 국내 보급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주파수 개방에 이어 갤럭시S21, 아이폰13 등 출시로 와이파이6E를 지원하는 기기는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이를 위한 유무선공유기 보급이 더디다.

올해 초 와이파이6E 지원 제품을 공개한 글로벌 제조사도 국내 출시 시점을 두고 고민중이다. 제품 교체 주기가 길고 와이파이6E의 가장 큰 장점인 2Gbps급 속도를 낼 수 있는 초고속인터넷 가입자가 적기 때문이다.

■ 와이파이6 규격 확장...대역폭 넓혀 최대 2Gbps 확보

와이파이6E(802.11axe)는 현행 와이파이 최신 표준안인 와이파이6(802.11ax)의 확장 규격이며 지난 해 1월 CES 2020을 전후해 공개됐다.

브로드컴은 지난 해 1월 와이파이6E를 지원하는 칩인 BCM4389를 공개했다. (사진=브로드컴)

최대 전송속도 향상과 전력 소모 최소화, 암호화 기술 강화 등 와이파이6의 장점은 그대로 가져오면서 주파수 대역을 6GHz로 확장했다. 또 대역폭이 80MHz인 채널 14개, 160MHz인 채널 7개를 이용한다. 이를 통해 실제 속도 2Gbps 이상을 확보했다.

이후 브로드컴, 온세미컨덕터, 퀄컴 등 주요 통신칩 업체가 이를 지원하는 칩을 내놨다. 업계 표준화 단체인 와이파이 얼라이언스도 올해부터 와이파이6E 인증 프로그램을 가동중이다.

■ 갤럭시S21 이어 아이폰13, 노트북 등에 탑재

와이파이6E 인증을 거친 기기는 2.4GHz, 5GHz, 6GHz 등 3개 주파수 대역을 모두 이용해 데이터를 주고 받을 수 있고 현재 가장 강력한 암호화 표준인 WPA3가 기본으로 탑재된다.

삼성전자 갤럭시S21, 갤럭시S21 플러스, 갤럭시S21 울트라 (사진=씨넷)

국내에서는 지난 1월 말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S21이 최초로 와이파이6E를 지원한다. 대만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이르면 9월 전세계 출시될 애플 아이폰13도 와이파이6E를 지원할 전망이다.

인텔도 노트북PC용 와이파이6E 모듈인 AX210을 시장에 공급 중이다. 주요 PC 제조사도 지연 시간과 연결 속도가 중요한 고성능 게임용 노트북 등에 탑재할 예정이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올 한해 와이파이6E 탑재 기기가 3억 대 이상 출시될 것으로 전망했다.

■ 주파수 개방까지 완료...공유기 보급만 남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해 10월 1.2GHz 폭의 주파수를 와이파이6E용으로 개방했다. 또 지난 6월에는 이동통신 3사와 함께 서울 지하철 2호선 성수지선(신설동-성수역)에 와이파이6E 기반 공공 와이파이를 시범 구축하기로 했다.

이미 국내에서 와이파이6E를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은 모두 갖춰진 상황이다. 그러나 정작 일반 소비자가 이를 활용하는데 꼭 필요한 유무선공유기는 국내 시장에 출시되지 않았다.

와이파이6E 지원 나이트호크 RAXE500. (사진=넷기어코리아)

넷기어, 티피링크 등 글로벌 제조사가 CES 2021을 통해 와이파이6E를 지원하는 유무선공유기를 대거 출시했지만 국내 시장 출시는 지연되고 있다. 국내 제조사인 EFM네트웍스(아이피타임) 역시 해당 기기를 출시하지 않았다.

■ "2.5Gbps급 이상 인터넷 가입자 적다"...수요 적어 제품 출시 지연 

한 제조사 관계자는 "국내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중 2.5Gbps급 이상 상품에 가입한 사람들이 많지 않아 와이파이6E의 가장 큰 장점인 2Gbps 이상 속도를 체감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내부 네트워크 안에서는 2Gbps 이상 속도를 체험할 수 있지만 초고속인터넷이 '기가 인터넷' 등 1Gbps 급이라면 실제 속도는 1Gbps로 낮아진다. 또 구형 제품인 와이파이5(802.11ac) 제품도 설치 환경에 따라 800Mbps 이상 속도를 낼 수 있다.

와이파이5 기반 삼성전자 노트북 플래시에서도 회선 속도 등 여건이 충분하다면 800Mbps-1Gbps로 다운로드가 가능하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여기에 유무선공유기 교체 주기가 4~5년으로 다른 전자제품 대비 기간이 긴 것도 원인이다. 접속 끊김이나 와이파이 도달 거리 불만, 혹은 고장 등이 아닌 이상 유무선공유기를 일부러 교체하는 소비자는 적다.

■ 와이파이6E 관련 공유기, 빨라야 9월 말 국내 출시 전망

통신사가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에 기본 제공하는 유무선공유기도 올 상반기에야 와이파이6로 세대 교체를 마쳤다. 와이파이6 기반 제품 도입을 미루고 있었던 SK브로드밴드가 상반기 제품 공급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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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글로벌 제조사도 이르면 3분기 말로 예상되는 아이폰13·고성능 노트북 등 출시 시점에 맞춰 와이파이6E 공유기 국내 출시를 검토중이다.

또 다른 제조사 관계자 역시 "2015년을 전후해 와이파이5 기반 유무선공유기를 구입한 소비자의 교체 수요등을 예상하고 있지만 본격적인 판매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