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의 아이는 승자가 되기 쉽다...동물도"

하이에나 계층 사회 연구..."상위 계급은 어미 모방할수록 성공"

과학입력 :2021/07/19 13:07    수정: 2021/07/19 13:11

개인의 성공은 ‘스스로의 노력’과, ‘부모·환경’ 중 어느 쪽의 영향을 더 받을까?

이 같은 질문에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이스라엘에 위치한 바일란 대학교와 펜실베이니아 주립 대학 합동 연구팀은 하이에나의 계층 사회를 분석해 “아이의 사회적 지위는 부모의 지위에 의존한다”는 연구 결과를 보고했다. 이 내용은 사이언스맥, 기가진 등을 통해 보도됐다.

예전부터 “개인의 성공은 부모의 힘이 큰 영향을 미친다”는 말에 다양한 논의가 있어 왔다. 2018년에는 뉴욕 대학교와 존스 홉킨스 대학 연구팀에 의해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난 재능 없는 아이’가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재능 있는 아이’보다 높은 비율로 대학을 졸업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성공은 타고난 재능보다 환경이 강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하이에나(제공=픽사베이)

연구팀은 이런 부모의 사회적 지위로 인한 아이에 대한 영향이 인간 이외의 사회적 동물에게도 일어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미시간 주립 대학의 하이에나 전문가인 케이 홀캄프(Kay Holekamp) 연구를 분석하기로 했다. 홀캄프 팀은 거의 30년 동안 케냐에서 점박이 하이에나 한 무리의 삶을 추적해 왔다.

연구원들은 종의 행동과 생태를 이해하기 위해 다른 하이에나와 상호작용 및 근접성을 포함해 하이에나의 활동을 매일 기록했다. 그들은 또 각 암컷과 그 자손의 가계와 사회적 지위를 추적했다.

바일란 대학교 행동 생태학자인 아미얄 일라니(Amiyaal Ilany) 연구원은 이런 데이터를 사용해 서로의 근접성을 기반으로 동물들 사이의 사회적 유대를 재구성했다. 그 다음 연구원들은 어머니의 지위와 아이의 지위의 관계성에 대해 검증했다.

하이에나는 여러 가족이 모여서 무리를 이루고, 암컷이 리더를 맡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 결과, 아이들은 어머니의 사회적 관계를 효과적으로 물려받았다. 상위 등급의 새끼들은 어미의 사회적 관계를 모방할수록 더 오래 살았다. 반면 지위가 낮은 암컷의 새끼들은 어미보다 더 나은 동맹을 선택해 생존 확률을 더 잘 높일 수 있었다.

일라니 연구원은 “상위 어머니에게서 태어났다면 그녀가 하는 일을 따라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패자에게서 태어난다면, 당신의 운명은 더 어려워지기 때문에 다른 일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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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퍼드 대학에서 동물 사회학을 연구하는 조시 퍼스 연구원은 “(이번 연구가) 실제 자연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면서 “인간의 어머니와 아버지가 아이들의 인간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자신이 관계를 구축하는 상대는 자신의 행동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우리의 인간관계는 하이에나처럼 부모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 에롤 아케이(Erol Akçay) 연구원은 “다른 사회 종에서도 같은 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일라니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동물 사회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