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음원 플랫폼 유튜브뮤직·스포티파이가 내수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 가는 가운데, 멜론·지니 등 국내 플랫폼은 각각 충성고객 유지·큐레이션 고도화 등에 무기로 하반기 플랫폼 전장에 나설 전망이다.
일각에선 유튜브뮤직이 더욱 가파른 성장세를 시현하며 업계 1위 멜론을 추월할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스포티파이 역시 여타 플랫폼엔 없는 음원을 내세워 한때 ‘음원 플랫폼 3강’이었던 벅스를 맹추격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유튜브뮤직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375만1천682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0% 이상 증가했다. 지난 5월 기준 MAU 약 361만6천명에서 10만명 이상 이용자가 늘어났다.
스포티파이도 약진했다. 지난달 MAU는 2020년 대비 1075% 늘어난 32만6천103명을 기록했다. 올 초 20만명가량 수치에서 머물다가 4~5월 순서대로 23만5천명, 28만2천명으로 지속해서 상승기류를 탔다.
유튜브뮤직·스포티파이, 각각 ‘유튜브프리미엄’ ‘차별화 음원 공급’
유튜브뮤직과 스포티파이가 이처럼 국내 시장에서 활약한 건 ‘유튜브프리미엄’과 ‘다양한 해외음원’이 각각 사용자 입맛을 충족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먼저 유튜브는 지난해 9월 유튜브뮤직을 월 7천900원 유료 구독 서비스로 전환, 유튜브프리미엄(월 9천500원) 회원이 별도 결제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같은 전략은 통했다. 유튜브 이용자 수가 늘자, 더불어 유튜브프리미엄 회원 수가 증가한 것이다. 공식 음원을 비롯해 라이브 공연과 커버 음악, 그리고 유튜브에 게시된 음악 콘텐츠 등 다양한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이용자를 매료시켰다.
스포티파이도 자사만의 차별화한 음원 공급으로 국내 시장에서 차츰 영역을 넓히고 있다. 178개국에서 서비스 중인 스포티파이는 과테말라, 남아프리카, 네덜란드 등 국가별 주간, 일일 차트를 제공한다. 다른 음원 플랫폼에선 찾기 어려운 제 3세계 국가의 음원을 포함, 보유 음원 수만 7천만 곡에 달한다. 또 매일 평균 약 6만곡이 업데이트된다.
팝·R&B·힙합 믹스 등 장르별 선곡과 2010년대·2000년대·1990년대 믹스 등 세분화된 플레이리스트도 이용자 관심을 한껏 모으고 있다. 국내 음원이 부족하다는 약점도 일부 메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NHN벅스, 드림어스컴퍼니 등 유통회사들과 계약을 체결하면서다.
업계는 특히 유튜브뮤직이 앞으로 국내 음원플랫폼 시장 우위를 앗아갈 위협적인 존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 초 유튜브뮤직(약 261만명)은 업계 2위 지니뮤직(약 257만명) MAU를 제치고, 멜론 뒤를 이어 플랫폼 시장 2위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유튜브 관계자는 “유튜브 뮤직에선 공식 음원, 재생목록, 리믹스, 뮤직비디오, 라이브 공연, 커버음악을 비롯해 다른 곳에서 찾기 어려운 희귀 음원까지 찾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 경쟁 측면에서 봤을 때, 유튜브뮤직은 유튜브프리미엄을 앞세워 향후 멜론을 위협할 경쟁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며 “커버 음원을 포함해 동영상과 연동할 수 있는 셀 수 없이 다양한 음원들을 광고 없이 자유롭게 들을 수 있다는 건 차원이 다른 특장점”이라고 강조했다.
“고음질 음원부터 2천억원 투자까지”
벅스는 ‘고음질 음원의 대중화’를 내걸며 이용자 확보에 나서겠단 방침이다. 2009년부터 고음질 음원 사업에 나선 벅스는 국내 최초 플락(FLAC) 원음 다운로드 서비스를 시작으로, 2017년 고품질 음원 검증 기술인 소나(SONAR)를 개발·도입하며 서비스 품질 향상에 무게를 뒀다.
이듬해 국내 음원 플랫폼 중 처음으로 ‘AAC 256kbps 이상’ 음질 서비스를 시작하기도 했다. 벅스 관계자는 “현재 약 1천500만 FLAC 음원을 보유하는 등 고음질 음원 사업을 선도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플랫폼 경쟁력을 더 강화하기 위한 여러 방안을 논의 중이다”고 덧붙였다.
네이버 바이브도 지난달부터 글로벌 음향회사 돌비래버러토리스와 협업해 ‘돌비 애트모스 뮤직’ 서비스를 시작했다. 영화나 TV에서 사용되는 오디오 기술을 음원에 적용하며 사용자들이 고품질의 오디오 서비스를 제공받도록 했다.
이와 함께 네이버 서비스와 연계한 이용자 유입 방안도 세부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가입자는 바이브 음원 300곡 ‘무료듣기’가 가능하다. 최근엔 네이버 라이브스트리밍 서비스 나우(NOW)의 ‘라이브 콘텐츠 다시보기’를 바이브에서 시청할 수 있도록 콘텐츠 폭을 더욱 넓히기도 했다.
플로는 오리지널 오디오 콘텐츠를 적극 확보하려는 방향이다. 플로 사업을 영위하는 SK텔레콤 자회사 드림어스컴퍼니는 플로에 3년 동안 2천억원 자금을 투하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와 파트너십을 우선순위로 두며 최근 외형 확장을 위한 신호탄을 쐈다.
오디오북 1위 업체 윌라와 콘텐츠 협력을 올 초 시작한 플로는 오디오북 큐레이션 팟캐스트 제작 등으로 범위를 넓혀갈 예정이다. 지난 4월엔 오디오 라이브플랫폼 1위 스푼라디오와 오리지널 콘텐츠 업무 협약을 체결하는 등 제휴 관계를 맺기도 했다.
모회사 SK텔레콤과의 시너지도 예상된다. 내달 새롭게 개편되는 SK텔레콤의 T멤버십 정책에 따라 SK텔레콤 가입자는 기존 제휴사 할인 방식에서 포인트 적립 및 사용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됐다. 가입자들이 누적 포인트로 플로를 구독하면서 자연스레 이용자가 늘어날 것으로 점쳐진다.
업계 선두 다투는 지니·멜론은?
지니뮤직은 지난달 ‘개인 맞춤 큐레이션’을 한층 강화했다. 앱 이용자는 홈 화면에 날씨, 시간, 이용자 나이, 감상이력 등 데이터 기반 플레이리스트를 배치할 수 있게 됐다. 비교적 저렴한 요금제도 지니뮤직의 강점이다.
‘들은 만큼 지불하는 요금제’에서 이용자는 기본료 100원과 곡당 15원으로 지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음악나누기 100회 요금제’에선 30일간 1천600원으로 100회 잔여 횟수 내에서 가족, 친구와 음원을 공유할 수 있다.
또 지니뮤직은 모회사 KT의 알뜰폰 사업자와 제휴를 맺고 통신 기본요금 3만원 대에 지니뮤직 스마트음악감상(정상가 7천400원)을 혜택으로 제공하는 기획을 선보이는 중이다. 지니 관계자는 “지니 모회사 KT가 미디어 콘텐츠 사업에 주력하고 있고, 각 그룹별로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KT의 방향성을 따라 KT와의 다양한 협업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1위 멜론은 새로운 이용자를 흡수하기보다, 기존 이용자의 만족도를 제고하는 데 힘쓸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지난 1일 멜론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하고 멜론컴퍼니를 신설, 이어 멜론은 다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합병하기로 지난 15일 결정했다.
카카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멜론 매출액은 5천억원을 웃돈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달 MAU는 877만명가량으로 집계됐다. 지니뮤직, 유튜브뮤직 MAU를 합산한 수치와 비슷한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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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우위를 이같이 확고히 점한 가운데, 멜론은 유튜브뮤직의 돌풍을 카카오엔터와 협업해 맞서겠다는 의도다. 카카오엔터가 확보한 웹툰 웹소설 등 지식재산권(IP)을 활용, 멜론 충성고객들이 양질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끔 여러 혜택을 제공하겠단 얘기다.
멜론 관계자는 “2004년부터 서비스해온 노하우를 토대로, 다양한 서비스와 품질 향상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멜론은 지난달까지 카카오엔터와 함께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이용료 100원에 플랫폼을 사용할 수 있는 이벤트를 지난달까지 진행했다. 양사는 내달까지 멜론 VIP 회원이 카카오엔터 웹툰 웹소설 최대 30편을 무료로 볼 수 있는 이벤트를 실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