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의 거대 IT기업 규제, 최대승자는 넷플릭스?

합병 엄격 심사 땐 경쟁우위 발판…망중립성 복원도 나쁠 것 없어

홈&모바일입력 :2021/07/12 16:13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주 무더기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거대 IT 기업 규제에 본격 나섰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오히려 이번 조치의 수혜자가 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외신들에 따르면 바이든은 지난 9일(현지시간) 망중립성 원칙을 원상 복구하고 거대 기업들의 합병을 좀 더 깐깐하게 심사하도록 하는 행정명령들에 서명했다.

특히 바이든이 서명한 행정명령 중엔 연방거래위원회(FTC)로 하여금 이미 성사된 ‘나쁜 합병(bad mergers)’을 재검토하도록 하는 것도 있다. 또 경쟁금지 협약(noncompete agreements)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도록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백악관)

아마존의 MGM 인수 등 차질…인재영입도 더 자유로워질수도 

이번 행정명령엔 총 72개 조치나 권고가 포함돼 있다. 이 조치들의 핵심은 애플,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등 거대 IT 기업 규제에 맞춰져 있다.

그런데 스트리밍 최강자인 넷플릭스는 오히려 이번 조치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할리우드 리포터가 보도했다.

넷플릭스는 미국을 대표하는 FAANG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기업들과 달리 넷플릭스는 독점 시비에선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오히려 거대 기업 합병 규제에 초점을 맞춘 바이든의 행정명령은 넷플릭스에겐 큰 방패막이가 될 것이란 게 할리우드 리포터의 분석이다.

FTC가 수직적 합병에 대해 좀 더 엄격하게 심사할 경우 아마존의 MGM 인수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아마존은 MGM을 인수한 뒤 프라임 서비스를 넷플릭스 대항마로 만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하지만 ‘아마존 저격수’ 리나 칸이 이끄는 FTC가 바이든의 행정명령으로 강력한 권한을 행사할 경우 아마존의 이런 계획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는 그대로 넷플릭스에겐 호재가 될 수 있다.

또 법무부가 노동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조사에 착수할 경우 워너미디어와 디스커버리 간의 합병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들 역시 넷플릭스의 잠재적 경쟁자다.

이번 행정명령으로 넷플릭스의 인재 영입에도 숨통이 트일 가능성이 많다. 그 동안 넷플릭스는 폭스, 비아콤 같은 거대 스튜디오들에서 인재를 많이 영입해 왔다.

하지만 이 기업들은 그 동안 ‘경쟁금지 조항’을 이유로 넷플릭스가 인력을 빼갈 때 소송을 제기하곤 했다. 그런데 바이든의 행정 명령으로 경쟁금지 조항에 대해 엄격한 제한이 가해질 경우엔 넷플릭스의 인재 영입이 좀 더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할리우드 리포터가 전망했다.

호재만 있는 건 아냐…데이터 감시 규제는 두통거리 될 수도 

조 바이든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통해 FCC에 망중립성 원칙 복원을 명령한 부분도 넷플릭스에겐 나쁘지 않을 전망이다.

물론 FCC가 망중립성 원칙을 다시 살려내기 위해선 공석인 민주당 할당 위원 임명 작업을 완료해야만 한다. 그 때까지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릴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망중립성 원칙이 복원될 경우 넷플릭스는 망 사업자와 협상 때 큰 힘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상호접속료나 ‘제로 레이팅’ 등이 금지될 경우엔 넷플릭스는 나쁠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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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바이든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전부 넷플릭스에게 유리하게 작용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행정명령에 따라 FTC가 데이터 감시 등에 대한 엄격한 규제에 착수할 경우 넷플릭스에겐 상당수 두통거리가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