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디추싱, 美증시 상장 직전 中정부 압력 감춰"

WSJ 보도…"투자은행들에 중국 규제 조치 안 알려"

인터넷입력 :2021/07/12 15:02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디디추싱의 뉴욕증시 상장을 놓고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중국 정부가 보안을 이유로 중국 앱스토어에서 디디추싱 앱 제거를 명령하면서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디디추싱이 뉴욕 증시 상장 직전 중국 정부의 행보에 대해 미국 투자은행들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디디추싱.

뉴욕증시 상장 직후 중국 앱스토어 퇴출 등 악재 

디디추싱은 6월초 ‘디디 글로벌’이란 이름으로 뉴욕증시에 상장 신청서를 제출했다. 공식 상장은 6월말 단행됐다.

하지만 뉴욕 증시 상장 직후 중국 정부가 대대적인 규제에 나섰다. 차량공유업체인 디디추싱이 개인정보를 불법 수집한 혐의가 있다는 게 중국 정부 입장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정황을 보면 중국 정부는 디디추싱에게 미국 증시 상장에 앞서 데이터 보안 문제부터 해결하라고 압박했다. 사실상 상장 작업을 중단하라는 엄포였다.

하지만 디디추싱 측은 미국 투자은행들에겐 중국 정부로부터 ‘정식 허가(green light)’를 받았다고 확언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결국 투자은행들은 중국 정부의 규제 위협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디디추싱의 상장 작업을 밀어부쳤다.

6월30일 뉴욕증시에 데뷔한 디디추싱은 거래 이튿날 16%가 상승하면서 시가총액 800억 달러에 도달했다.

하지만 디디의 기세는 오래 가지 못했다. 뉴욕 증시 상장 이틀 뒤인 7월2일 중국 정부가 디디에 대한 사이버 보안 조사에 착수하고, 새로운 이용자를 받지 못하도록 했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그 직후 중국 정부는 디디추싱 앱을 앱스토어에서 제거하라는 강경 조치를 단행했다.

중국 정부는 한 발 더 나가 해외증시에 상장돼 있거나, 상장 추진 중인 기업에 대해선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디디추싱은 현재 두 가지 압박에 직면하게 됐다.

해외 투자자들, 불확실한 상태서 상장 단행에 불만 

중국 내에선 정부의 강한 압박으로 사업이 위축된 상태다. 또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투자자들은 중국 규제 문제가 제대로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어떻게 상장 작업을 밀어부칠 수 있었냐면서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현재 디디의 주가는 IPO 가격보다 14% 떨어진 상태다.

관련기사

디디추싱 측은 중국 정부가 사이버 보안 관련 조사를 단행할 것이란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입장만 내놓은 상태다.

또 디디추싱의 미국 증시 상장 작업을 진행했던 골드만삭스, 모건 스탠리, JP모건 등 3개 투자은행들도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