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최고단계인 4단계로 격상한 것은 지금 진행중인 4차 유행을 그만큼 심각하게 봤기 때문이다.
3일에서 9일 사이에 국내에서 6천375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하루 평균 환자 수가 910.7명으로 치솟은 것이다. 특히 수도권 환자는 740.9명으로 직전 주보다 231.9명이 늘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9일 “모든 방역지표상 이대로 둘 경우 확산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확산이 이삼십대를 중심으로 소규모 모임과 접촉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감염 차단을 어렵게 만들었다. 권 장관은 “이번 유행은 청·장년층을 중심으로 소규모의 모임이나 밀집된 환경에서 환자와 우연히 접촉해 감염되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특정 시설이나 특정 집단 위주가 아닌 광범위한 시설과 일상생활 공간에서 유행이 확산되고 있어 효과적인 유행 차단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델타형 변이바이러스도 퍼지고 있다. 6월 27일~7월 3일 국내 감염 확진자 가운데 델타형의 검출률은 직전 주와 비교해 ▲전국 3.3%→9.9% ▲수도권 4.5%→12.7% ▲비수도권 2.0%→7.3% 등으로 약 3배 증가했다. 질병관리청은 델타형 변이가 국내 우세종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아직 30%대에 머물러 있는 접종률도 4단계 격상과 연관이 깊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에 따르면, 1차 접종자 수는 총 1천551만4천17명(30.2%)이며, 접종완료자는 총 565만4천835명(11.0%)이다.
예방접종 이득은 크다. 접종이 진행되면서 위중증과 사망은 과거 1~3차 유행 당시보다 줄고 있으며, 델타형 변이에도 백신을 통한 대응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정은경 청장은 “델타 변이에 대한 백신 효과가 낮아지긴 하지만 여전히 효과적”이라며 “백신은 위중증이나 사망 예방에 90% 가까이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수도권 유행의 중심이 있는 이삼십 대가 아직 미접종 상태라는 점이다. 앞서 고대구로병원 김우주 교수는 지디넷코리아에 “접종률 30%는 바꿔 말하면 나머지 70%가 미접종이란 의미”라며 “1차 접종만으로는 델타형 변이 대응에 취약한 부분이 존재한다”고 우려한 바 있다.
관련기사
- 수도권 12일부터 4단계 격상…사적모임 2인·접종 인센티브 전면 스톱2021.07.09
- 가상자산, 미국은 변하는 데 한국은 왜 안 바뀌나2024.11.25
- 폐지 앞둔 단통법, 효과는 물음표2024.11.25
- [이기자의 게임픽] 만화 열혈강호, 게임으로 뜨기까지...엠게임 역할 컸다2024.11.26
때문에 접종까지의 간극은 강화된 거리두기로 메울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정 청장은 “3분기 전 국민의 70% 이상이 1차 예방접종을 완료하는 시기까지 안전하게 방역상황을 관리하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결국, 앞선 이유로 서울·경기·인천은 수도권 공동대응을 통해 선제적 방역조치가 필요하다는 데 입장을 같이 했고, 전문가 자문에서도 방역 강화 필요 의견이 나와 4단계 격상 결정이 이뤄졌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