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D-택트] 5천원으로 하는 건물 투자 믿을수 있을까?

카사 2호 건물 공모 시작...거래량 적어 DABS만으론 수익 못내

금융입력 :2021/07/10 11:13

디지털 컨택트(Digital Contact)가 일상으로 자리잡은 지금, 한 주간 금융업권의 디지털 이슈를 물고, 뜯고, 맛보는 지디의 '금융 D-택트'를 격주 토요일 연재합니다. 디지털 전환의 뒷 이야기는 물론이고 기사에 녹여내지 못했던 디테일을 지디넷코리아 독자 여러분에게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최소 5천원으로 건물주가 될 수 있다면 어떠세요? 물론 그 건물 전부를 소유하는 건 아니지만 말이죠. '카사'가 소액으로도 건물주가 될 수 있는 소액 건물 투자 상품을 팔고 있습니다. 2020년 12월 1호 건물을 내놓은데 이어 7개월 만에 2호 건물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카사가 감정평가사와 건물을 선정하면 건물 매수금액만큼의 투자자를 모집한 후 건물의 권리를 투자금액만큼 투자자들에게 배분하는 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건물에 관한 권리는 주식처럼 사고 팔 수도 있습니다. 최소 투자금액을 1주로 보고, 이 1주를 카사에서는 부동산 디지털 수익증권(DABS·댑스)이라고 부릅니다. 댑스는 카사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주말 및 공휴일을 제외한 영업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사고 팔 수 있도록 했습니다. 주식처럼 거래되다 보니 배당도 받습니다. 임대료나 향후 건물가 상승을 투자자들에게 일정 부분 배분하는 것이지요. 카사 사업 구조는 기존에 없었기에 금융위원회로부터 규제 특례를 받고 사업을 영위 중입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카사는 물건 선정과 투자자 관리 등으로 건물 신탁가액의 1.2%를 수수료로 책정해 수익을 올리고 있으며, 댑스를 사고 파는 팔 때도 0.22%의 수수료를 받습니다. 

최근 주식과 암호화폐 등 새로운 투자에 자산이 쏠리면서 카사가 선정한 2호 건물에 필요한 투자자가 2시간 27분만에 모두 모였다고 합니다. 2호 건물의 공모가격은 40억원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의문이 생깁니다. '1호 건물은 어떨까, 수익이 예상만큼 났을까'입니다. 아무리 쉽게 건물주가 된다 한들 수익이 없다면 손가락에 난 거스레미처럼 신경을 쓰이게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카사 앱에 들어가면 1호 건물의 댑스가격과 거래 현황, 배당현황을 알 수 있습니다. 1호 건물의 경우 2020년 12월 10일 댑스 상장이 예고됐고 5천원으로 상장됐습니다. 2020년 12월 18일 5천90원, 2020년 12월 21일 5천110원으로 기본 투자가격 대비 상향곡선을 그렸습니다. 이후 2021년 3월 19일(4천670원), 2021년 6월 3일(4천630원), 2021년 7월 5일(4천870원)으로 나타나 초기 투자 금액보다 떨어졌습니다. 배당은 올해 3월 한 차례 했는데 1댑스당 배당금액은 47원입니다. 

만약 3월 19일에 배당을 집행했다고 가정하면, 1댑스 투자자의 댑스 현재가는 4천717원일겁니다. 첫 투자금액이 5천원이었지만 5.9% 가치가 떨어진 셈입니다. 이 투자자가 댑스를 팔았다면 플랫폼 수수료 0.22%를 내야하고 배당금으로 배당수익의 15.4%의 소득세를 내야 합니다. 다행일지 아닐지 모르겠지만 매매 차익이 나지 않아 15.4%의 세금을 덜 낸 상황입니다. 현재 1호 건물의 1댑스 가격이 5천원을 상회하는 시점이 초기 상장 외엔 없어 보유한 댑스를 팔아선 수익을 거두긴 힘듭니다.

카사 앱

카사 측은 이에 대해 "아직 부동산 수익 증권 플랫폼이라는 개념이 시장에 안착하는 단계인데다, 현재 기관 참여자가 전혀 없는 오로지 개인간 거 래가격이다 보니 가격이 약간 하락한 경향이 있다"며 "추후 거래량이 활성화되면 차츰 회복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습니다. 이미 카사는 건물에 관한 증권신고서를 통해 '댑스는 카사 플랫폼에서만 매매가 가능하기 때문에회사의 투자대상 부동산의 수익성 변동과는 무관하게 거래량이 미미하거나 수급이 불안정해 가격 하락, 투자금 손실 위험이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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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도 궁금하지만 보안도 투자자들에게 큰 이슈입니다. 1호 건물의 최종 투자자 수(2020년 12월 7일 기준)는 7천94명입니다. 한국거래소 등 오랜 기간 운영된 거래소에서 이뤄지는 매매가 아니다 보니 투자자가 보유한 댑스의 원장이 잘 관리되는지 궁금하기 때문입니다.

카사는 거래 내역의 투명한 관리 및 당일 결제·청산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분산 원장 기술을 플랫폼에 적용했다고 답변했습니다. 또 사이버 보안 기업 '티오리(Theori)', 보안솔루션 컨설팅 기업 '안랩'과 협업해 보안 이슈를 가장 최우선으로 확인 중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