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컨택트(Digital Contact)가 일상으로 자리잡은 지금, 한 주간 금융업권의 디지털 이슈를 물고, 뜯고, 맛보는 지디의 '금융 D-택트'를 격주 토요일 연재합니다. 디지털 전환의 뒷 이야기는 물론이고 기사에 녹여내지 못했던 디테일을 지디넷코리아 독자 여러분에게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2020년 5월 네이버와 미래에셋대우가 합작해 내놓은 CMA상품을 기억하시는지요. 출시 직후 네이버는 모바일과 웹을 통해 '네이버 통장'으로 광고했다가 금융소비자를 오인시킬 요소가 있다는 여론과 금융감독당국의 지적에 명칭을 바꿨지요. 금융업권의 작은 이권 다툼으로 일단락이 되는가 싶었지만 끝이 아니었습니다.
3월 25일부터 시행된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으로 인해 업계는 한바탕 홍역을 치루고 있습니다. 특히 금소법의 광고 규제 부분은 이 시장을 크게 흔들 것으로 예견됩니다. 간단하게 금소법 광고 규제를 정리하자면 '무자격자는 모든 금융상품에 관해 광고할 수 없으며, 광고로 오인할 만한 소지가 있는 내용을 게시할 경우 책임을 지게 된다' 입니다. 이 내용이 왜 지금에서야 파장을 몰고 온다는 건지 한번 짚어봅시다.
네이버·카카오 포털은 광고 주체일까, 매체일까
이 규제에 따르면 전 업권의 금융상품 광고를 하기 위해선 '금융상품판매업자'로 등록해야 합니다. 금융사, 대출 중개인, 보험설계사 등이 이에 해당되지요. 물론 핀테크와 포털, 플랫폼 사업자도 포함됩니다.
문제는 온라인 포털과 플랫폼이 '광고 주체'인지 아니면 그저 다른 금융사와 이용자의 광고글을 올려만 주는 '광고 매체'일뿐인지 가늠이 어렵다는 데 있습니다.
예를 들어봅시다. 카카오톡의 상위 배너에 A 금융사의 카드나 상품이 소개된다고 해봅시다. 게시 정도야 광고 매체로 이용된 것이겠지만 배너를 통해 카드 가입 절차가 이어진다면 이를 광고 매체로만 볼 수 있을까요? 포털사이트 네이버는 물론이고 모바일 플랫폼도 어떻게 봐야할지 애매합니다. 심지어 네이버는 네이버쇼핑 시 자사와 협업해 만든 CMA 상품을 광고합니다. 매번 뜨나보니 광고인지 가입 권유인지 헷갈리기까지 합니다.
금융감독당국은 '온라인 포털, 핀테크 업체는 그 역할이 광고 매체가 아니라 판매과정에 적극 개입하는 광고 주체일 경우 금융상품판매업자로 등록해야 한다'고 가이드라인을 냈지만 세부 기준은 개별사의 문의를 통해 해결하고 있습니다. 다만,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오는 7월 금융상품판매업자 등록을 진행할 예정인데 포털 등 대규모 플랫폼은 법적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대부분 등록할 것으로 예견된다"고 말했습니다.
플랫폼-금융사 및 소형 핀테크, 동일 규제 옳을까
광고 규제는 더 나아가 금융상품의 가입 채널이 플랫폼(모바일)으로 옮겨지는 시대 상황서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이미 우리는 여러 금융사의 상품을 한 데 보여주고 가입할 수 있는 플랫폼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개별 금융사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 들어가는 일들이 번거로워졌지요. 고객을 모은 플랫폼은 고객이 고객을 몰고 오다 보니, 열 개의 상품서 백 개의 상품을 사실상 판매하는 '슈퍼 영업 채널'이 됐습니다. 그런 플랫폼과 이름만 플랫폼인 금융사 앱, 소형 핀테크사의 파급 효과를 무조건적으로 동일선상에서 볼 수 있을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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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처음으로 플랫폼 사업자가 만드는 손해보험사가 탄생합니다. 카카오손해보험이 그 예지요. 아직까지도 플랫폼 채널의 보험 모집과 광고 기준이 수립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큰 진통이 예고됩니다.
물론 광고 규제는 금융소비자들에게 일정 부분 주의를 환기시킬 수 있는 긍정적인 면도 있습니다. 네이버통장 사례로 봤듯이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CMA 상품을 마치 원금을 보장해주는 자유입출금식 상품처럼 오인하지 않고 가입할 수 있겠지요. 목돈을 모을 수 있는 상품처럼 종신보험을 파는 개별 설계사들의 블로그도 줄어들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