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지 시장 자체가 바뀌고 있다. 제조사가 아니라 고객이 시장을 연다. 제조사는 고객의 요구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로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 HPE 그동안 잘 해온 블록 스토리지 제품군을 고급화하면서, 소프트웨어 정의 스토리지는 유망한 전문업체와 긴밀하게 협력해 고객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하고 있다."
한국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HPE) 스토리지사업부의 정석원 상무는 최근 본지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현재 기업용 스토리지 시장은 새로운 춘추전국시대를 맞았다. 기존의 블록 스토리지 시장은 정체되고, 파일 및 오브젝트, 클라우드 스토리지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하드웨어에 구애받지 않고 필요한 워크로드에 맞게 소프트웨어로 구성하는 소프트웨어정의스토리지(SDS)가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이에 기존 스토리지 업계가 대응 마련에 분주하다. 고객은 특정 워크로드, 특정 시나리오에 따라 최적화된 스토리지를 원하는데, 대형 솔루션 회사 혼자 다양한 고객 요구사항을 모두 충족하는 제품라인업을 갖추기 힘들어졌다. 새로 만들어내야 하는 품종은 많아지는데 개발속도가 따라주지 못하는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HPE는 스토리지 사업을 대폭 개편하고 다양해진 고객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정석원 상무는 "작년 1분기만 해도 국내 스토리지 시장에서 블록 스토리지의 비중은 60~70%였는데 최근들어 50%대로 줄었다"며 "반면 파일, 오브젝트 시장이 30%로 커지고, HCI가 15%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객의 스토리지 영역에서 업무의 다변화가 확실히 시작되는 원년이 올해라고 본다"며 "이에 HPE는 스토리지를 클라우드처럼 쓸 수 있는 애즈어서비스로 제공하면서, 블록스토리지를 더 고급화하고, 급성장하는 SDS 시장에서 유망한 전문기업에 투자해 대응한다는 전략을 수립했다"고 강조했다.
기존의 블록 스토리지 제품군은 고급화 전략을 취했다. HPE는 미션크리티컬 워크로드를 처리하는 'HPE 알레트라' 스토리지를 출시해 하이엔드 제품군으로 내세웠다.
HPE 알레트라는 4U 서버 크기로 상면을 절약하면서도 고성능을 제공한다. HPE 알레트라 9000 시리즈는 48개 NVMe SSD를 탑재할 수 있다. SAP HANA에 대해 4U 장비 한개로 96개의 노드를 지원한다. 대규모 OLTP 환경의 오라클 데이터베이스 성능을 향상시키고 집적도를 높여준다.
하이퍼컨버지드인프라(HCI)는 HPE 심플리비티로 제공한다. HPE는 지난해 4분기 점유율 35.7%로 국내 HCI 시장 1위를 차지했다. 폭넓은 SDS 시장엔 긴밀한 파트너십으로 대응한다. 백업, DAS, HCI, 오브젝트 스토리지, 스케일아웃 NAS, AI/HPC 등 워크로드에 맞는 제품을 전문업체 솔루션을 HPE 프로라이언트 서버에 탑재해 제공한다. 수천억개 이상의 파일과 비정형 데이터를 성능저하없이 관리하는 스케일아웃 파일스토리지 '큐물로', 수천억개 이상의 오브젝트를 저장하는 '스케일리티', 엣지 환경에 구축하는 클라우드형 데이터 관리 솔루션 '씨테라(ctera)', 2차 스토리지를 통합하는 '코히시티(Cohesity)', AI 및 HPC 전용 초고성능 티어0 파일시스템 '웨카아이오(Weka.io)' 등이 HPE를 통해 제공되고 있다.
한국HPE 박재현 차장은 "대용량을 원하는 고객, 고성능을 원하는 고객, GPU 다이렉트 스토리지를 원하는 고객 등 요구사항은 매우 다양해졌다"며 "HPE가 이런 니즈에 맞게 모든 솔루션을 개발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강력한 HPE의 서버 기반으로 파괴적 혁신업체의 제품을 설치해 제품화하는 전략을 취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략적 제휴란 모든 벤더가 쓰는 전략이지만, HPE는 직접 투자를 해서 파트너에게 재정적인 도움을 주고, 파괴적 혁신을 지원하면서, HPE의 전세게 판매 채널로 파트너의 제품을 공급한다는 차이를 갖고 있다"며 "파트너는 HPE의 전세계 유통망을 활용하고, HPE는 혁신적인 제품을 확보해 시장에 적기 공급하는 상호 보완적 제휴"라고 강조했다.
HPE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뒷받침하는 3대 조건에 초점을 맞춘다. 새로운 경험과 결과를 제공하기 위한 '데이터', 기업에 유연성과 민첩성을 주는 '클라우드', 운영 인사이트와 자동화를 제공하는 'AI' 등이다.
김이태 부장은 "AI, 빅데이터에 필요한 데이터의 성질은 비정형이기 때문에 파일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데이터, 클라우드, AI 등의 핵심 동력이 만나는 접점에서 고객에게 단순하게 서비스할 수 있는 스토리지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통합 데이터옵스란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PE 그린레이크는 스토리지 하드웨어를 고객의 데이터센터에 제공하고, 일정 기간의 구독 계약을 체결해 사용한 용량만큼 월단위로 과금하는 서비스 모델이다. HPE에서 제공하는 모든 스토리지를 구독 모델로 이용할 수 있다. HPE는 여러 종류의 스토리지를 클라우드 형태의 UI로 관리하고, AI가 관리를 자동화하는 소프트웨어 '데이터서비스 클라우드 콘솔'을 제공한다.
김이태 부장은 "HPE 콘솔은 두개의 AI를 갖고 있어서, 인포사이트란 글로벌 AI는 전세계 HPE 스토리지의 동작 패턴을 분석해 장애조치나 예방을 위한 공통 환경을 만들어 정책 기반으로 관리하게 한다"며 "또 하나는 온보드 AI로, 실제 고객이 쓰는 환경에서 동작 패턴을 축적, 분석해 고객에 맞게 AI를 작동시킨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 고객 동의 하에 장비 스스로 장애를 복구하는 '셀프 힐링' 기능도 제공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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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E 데이터서비스 클라우드 콘솔을 이용하면, 스토리지 장비를 수 분 안에 배포할 수 있다. 전원과 네트워크를 연결하고 사전 정의된 정책을 정리해주면, HPE의 클라우드에서 해당 정책을 가져와 장비 가동을 시작하게 된다. 워크로드를 할당하면 알아서 스토리지를 설정해주므로 전문가 도움없이도 쉽게 스토리지를 사용할 수 있다.
정석원 상무는 "HPE는 생태계에서 혁신업체와 고객을 잇는 게이트웨이 역할을 하면서, 고객의 다양한 경험과 실질적으로 성공 메시지를 시장에 알리고자 한다"며 "고객이 부르면 언제든 그에 맞출 풀 아키텍처를 보유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