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확정 지으면서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3조가 넘는 인수가와 추가 투자에 대한 부담이 있을 수 있지만, 업계에서는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가시적인 파급력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네이버와 쿠팡도 각자의 방식으로 협력과 투자를 강화해 나가고 있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몸집 큰 기업들의 치열한 싸움이 예상된다.
신세계, 이베이코리아와 온오프라인 통합…1위 목표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지난달 30일 공시를 통해 자사 종속 회사가 이베이코리아 지분 80.1%를 취득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당초 업계에서는 네이버와 신세계가 함께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나설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네이버는 막판에 발을 뺐다. 인수 효과보다는 기업 결합 시에 발생할 수 있는 조건이나 규제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신세계그룹은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공식화하면서 국내 1위 유통 사업자가 되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했다.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게 되면 이마트 부문 내 온라인 비중이 약 50% 달하기 때문에 온라인과 디지털 커머스가 사업 중심축이 될 수 있다.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 더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먼저, 이 두 회사가 합쳐지게 되면 온오프라인 전번에 걸친 종합 커머스 플랫폼이 될 수 있다. 오프라인 유통 강자인 신세계의 상품 매입가 경쟁력이 이베이코리아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 이는 GS리테일이 GS홈쇼핑과 합병해 이커머스 사업을 더 확대하겠다는 것과도 동일한 맥락이기도 하다.
이마트의 온라인 사업인 SSG닷컴과 이베이코리아 거래액이 합쳐지면 약 24조원으로 업계 2위가 된다. 규모가 커지게 되면 온라인 매입가 경쟁력이 더 강해지게 되는 것이다.
또한 물류에서는 신세계그룹의 오프라인 거점이 온라인 물류 기지로 활용될 수 있고, 신세계 측은 이미 이베이코리아가 만들어 놓은 풀필먼트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어 물류 투자 비용을 어느 정도 줄일 수도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이미 생필품 등을 위주로 제3자 물류인 스마일배송을 운영하고 있고, 신세계가 이를 활용해 물류 경쟁력을 극대화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마트는 이베이코리아의 동탄, 백암, 인천 물류센터를 확보했다. 특히 인천에서는 지마켓 글로벌샵에 입점한 국내 브랜드나 중소업체의 해외 배송을 담당하고 있기도 하다.
물류 외에 이베이코리아의 데이터분석 능력이나 운영 노하우 등도 신세계그룹이 품을 수 있게 되면서 이들의 이커머스 인프라가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더 공격적인 쿠팡과 유통 파트너와 손잡는 네이버…쉽지 않은 1위 싸움
다만 업계에서는 신세계그룹이 이커머스 1위 사업자로 도약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라는 의견이 팽배하다. 이베이코리아와의 시너지로 거래액을 일시적으로 확대할 수는 있겠지만 네이버와 쿠팡 또한 지속 성장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쿠팡은 이미 조단위 적자임에도 불구하고 물류센터 등 인프라 투자에 여느 기업보다 적극적이다. 올해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 또한 추가 물류센터 구축에 투입될 예정이다. 신세계 그룹보다 큰 투자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이미 차이 나는 상품 취급량은 더 벌어지게 되고, 단시간에 이를 좁히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는 지속해서 유통 파트너와 손을 잡고 이커머스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를 위해 CJ대한통운과 빠른 배송을 선보이고, 정기구독을 통해 소비자 락인 효과를 견고히 할 예정이다.
또 신선식품을 취급하는 다양한 기업들과 협력해 신선식품 배송을 강화하고, 타 대기업과 서비스 제휴를 통해 유료 가입자 수 확대를 꾀하고 있다. 네이버의 다양한 서비스가 이커머스와 이어지게 돼 유통에 있어서도 월등한 시장 장악력을 보여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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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의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네이버와 쿠팡뿐만 아니라 타 유통 기업들에게 견제가 될 수 있다"며 "하지만 이베이코리아의 성장세를 볼 때 당장의 시너지가 나오긴 힘들 수 있고, 경쟁상대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이미 상장으로 확보해둔 자금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아무리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했다고 하더라도 신세계그룹의 추가 투자는 불가피할 것"이라면서 "1조원 투자로는 판을 흔들 수 없다. 승자의 저주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닐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