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가 세상을 삼킨다는 2011년 말은 이미 달성됐다. 이제 서비스가 SW를 먹고 있다. 생태계가 SW자산을 사는게 아니라 서비스를 사는 것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유호석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산업연구팀장)
"국내 상용SW는 아직 스타급 제품이 없다. 국내 상용SW도 SW를 서비스로 제공, 노동 집약적 사업에서 고부가 중심 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강송희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
국내 상용SW의 현실과 경쟁력을 진단하고 우리나라가 SW서비스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한 행사가 열렸다.
과기정통부 산하 SW 싱크탱크인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 스프리, 소장 박현제)는 29일 'SW서비스 강국'을 주제로 6월 포럼을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행사에는 유호석 스프리 산업연구팀장과 강송희 선임연구원, 이영수 디지포머싸스랩 대표 등 3인이 주제 발표를 했다.
강 선임연구원은 국내 상용SW 경쟁력에 대해 "국내 시장은 IT서비스를 제외하면 외산SW 및 서비스의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국내 상용SW 기업 수는 1만5028개다. 2019년 기준 이들이 기록한 생산액과 수출액은 각각 10조4000억원과 10조7000억원이다"고 밝혔다. 한 나라의 SW경쟁력이라 할 수 있는 자국산 상용SW 비중은 우리나라가 23.6%로 독일, 중국, 일본보다 약간 낮다. 2015년과 최근을 비교하면 이 비중이 더 낮아졌다. 미국은 자국산 상용SW 비중이 다른 나라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특히 강 선임연구원은 한국 상용SW(패키지SW)의 1인당 생산액을 미국 등과 비교, 눈길을 끌었다. 그에 따르면 한국상용SW 인당 생산액은 7만6000달러로 세계 최강인 미국(51만4000달러)에 비해 14%에 그쳤다. 미국에 이어 영국(44만5000달러), 독일(36만7000달러), 프랑스(27만5000달러) 순으로 높았다.
품목별 수출 경쟁력을 봐도 한국 상용SW 제품은 스타급 제품이 없는 실정이다. SW 품목 중 경쟁력이 가장 높은 분야는 정보보호다. 보안의 경우 국내 1~4위가 안랩, 파수, 케이사인, 펜타시큐리티로 모두 국내 기업이다. 이어 IBM이 5위를 차지했다. ERP는 1위가 SAP지만 국내 기업인 더존비즈온이 2위, 영림원소프트랩이 3위를 차지했다. 이어 오라클과 워크데이가 4위, 5위를 기록했다. DBMS 분야에서는 티맥스소프트가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 IBM에 이어 4위였다. WEB와 WAS 분야도 국내 기업인 티맥스소프트가 외산을 물리치고 1위다. 티맥스에 이어 오라클, IBM, 마이크로소프트, SAP가 2~5위다.
강 선임연구원은 "우리나라 상용SW 중 가장 유망한 품목은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 품질 제고와 시장 다각화 같은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국산 상용SW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품질개선, 신규 상용SW 품목 발굴, 상용SW 시장 확대, 지역별 유망 SW품목 수출 증대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특히 강 선임연구원은 국내 상용SW가 "노동 집약적 사업에서 고부가 중심 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면서 성공 사례로 미국 세일즈포스를 소개했다. 세일즈포스는 SW를 서비스로 공급하는 세계최대 기업이다. 특히 코딩을 몰라도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는 노코드(no-code)와 로코드(low-code) 방식을 활용, 주목받고 있다.
강 선임연구원은 "코드 필요없이 모델링을 통해 현업(비즈니스 분석가 등)이 직접 개발을 할 수 있는 게 노코드고, 로코드는 복잡도가 낮은게 아니라 코드 수가 적다는 거"라며 "프로그램 경험이 없는 현업 종사자와 심지어 일반 시민도 개발이 가능한게 노코드와 로코드"고 설명했다. 이어 "노코드와 로코드는 클라우드 때문에 출현이 가능했다"면서 "가트너는 2021년이 노코드와 로코드 원년이라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노코드와 로코드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다. 전체 SW시장의 1% 이내다. 시장 전망은 밝다. 시장조사기업 마켓&마켓은 이 시장 규모가 2000년 132억달러에서 2025년 455억달러로 팽창, 연평균 28.1%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노코드 및 로코드의 단점도 있다. 연계와 통합 문제로 미션크리티컬한 분야에 적용하기 힘들고 도입 기관은 플랫폼에 종속될 가능성이 높다. 강 선임연구원은 국내 상용SW기업이 참고할 세일즈포스의 성공 이유로 "파트너, 고객이 직접 개발하는 놀이터와 연장을 제공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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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호석 스프리 팀장은 '클로벌SW 서비스의 유형과 성과 사례'를 주제로 이야기하며 국내 상용SW의 서비스화를 강조했다. IDC에 따르면, 세계 SW시장 중 상용SW 규모는 2019년 6050억 달러에서 2020년 6200억달러, 2021년 6420억달러, 2022년 6890억달러, 2023년 7510억달러, 2024년 8250억달러로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이 6.4%에 달한다.
유 팀장은 "글로벌 SW산업은 IT서비스보다 상용SW 분야 성장이 더 높고, 이중 SW서비스가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며 SW서비스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SW서비스 공급 역량이 부족하다. 1만5천개 SW기업 중 SW서비스 기업은 580개 밖에 안된다. 수출 기업 비중도 10%로 낮다. 또 SW를 서비스로 공급하는데 플랫폼 역할을 하는 파스(PaaS) 시장 비중도 글로벌은 전체 SW 시장 대비 30%지만 우리는 11%로 글로벌 대비 3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유 팀장은 "국내 SW시장 전망이 낮은 이유는 SW서비스 부진이 주요 요인"이라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가 지난 27일 SW서비스 혁신 전략을 발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