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의만 10년째"…서비스산업법, 21대 국회도 외면하나

대한상의, 기업혁신 생태계 조성 필요한 입법과제 37건 현황 분석

디지털경제입력 :2021/06/24 15:49

대한상공회의소가 국회의 본격적인 법안 논의를 앞두고 혁신 법안의 조속한 입법을 촉구했다.

24일 대한상의가 기업들의 혁신을 위해 필요한 법안을 비롯해 상의 샌드박스 과제 중 후속 법령정비가 필요한 법안 등 총 37건의 입법경과를 분석한 결과, 미해결 과제는 총 27건으로 집계됐다.

법률 개정까지 완료된 과제가 10건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미해결 과제가 2배 이상 많은 셈이다. 이들 과제 중엔 상임위에 계류 중인 과제가 13건, 미발의 과제는 14건 등으로 나타났다.

사진=Pixabay

'서비스산업발전법' 논의 지지부진…18·19·20대 국회 그냥 스쳤다

국회에 장기간 계류 중이지만 논의 조차 이어지지 않는 과제가 많았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 대표적이다.

법률상 서비스산업 육성을 위한 지원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제정안의 골자다. 국내 서비스산업은 부가가치가 높은 미래 먹거리가 많은 분야임에도, 경쟁국 대비 서비스업의 비중과 고용 모두 낮은 것이 현실이다.

이 과제는 지난 18대 국회부터 약 10년 동안 꾸준히 발의되어 온 법안이지만, 매번 의료민영화 논란에 휩싸여 논의가 진척되지 못하다가 임기만료로 폐기돼왔다. 21대 국회에서도 법안이 발의돼 지난 2월엔 공청회도 열렸지만, 이후 별다른 논의는 없는 상황이다.

박정수 산업연구원 서비스산업연구본부장은 "서비스산업은 향후 일자리 창출 등 부가가치가 큰 산업분야"라며 "정부에서도 혁신 태스크포스(TF)를 꾸리는 등 서비스산업 육성에 의지를 보이는 만큼, 정책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라도 6월 임시국회에선 꼭 논의에 진척이 있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도 마찬가지다. 최근 핀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마이페이먼트 등 디지털금융 혁신의 시도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이를 촉진하기 위해 전자금융업의 자본금 요건 등 진입장벽을 낮추고 인허가 체계를 개편하는 내용의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이 지난해 11월 발의됐다.

발의된 지 벌써 반년이나 지났지만, 소관 상임위인 정무위 법안심사소위에서 세 차례 상정만 됐을 뿐 별다른 논의는 없는 상태다. 류영준 한국핀테크산업협회 회장은 "경쟁국은 일찌감치 디지털금융의 가능성을 보고 관련 법령을 정비해 핀테크 유니콘을 키우고 있다"며 "우리도 혁신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으려면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혁신법안 입법동향. 자료=대한상의

샌드박스 혁신법안 14건은 '미발의'로 답보

드론 비행승인 시 군부대, 지자체 등과 상시협력체계를 구축해 드론비행 승인절차를 합리화하는 드론활용촉진법(김민철 의원안 등), 산업데이터 활용 기반을 마련하는 디지털전환촉진법(조정식 의원안 등) 등 13개 법안이 상임위에서 논의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아직 발의조차 되지 않은 혁신 법안들도 14건에 달했다. 미발의 과제의 대부분은 샌드박스 승인받은 과제들에 대한 후속 입법 차원의 법안들이다.

수십년째 시범사업만 하던 비대면 진료부터, 배달·순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한 자율주행 로봇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혁신 사업모델이 샌드박스를 통해 사업의 문이 열렸지만, 더 많은 기업들이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국회 입법을 거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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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진료를 금지하고 있는 의료법, 자율주행 로봇을 차로 규정하고 있어 보도 통행을 금지하고 있는 도로교통법 등 정비되어야 할 과제가 쌓여 가고 있지만 관련법은 논의조차 없는 상황이다.

강민재 대한상의 샌드박스관리팀장은 "입법과제의 경우 입법이 완료된다 해도 하위법령 정비가 남아있어 관련법령이 모두 정비되기까지 많은 시일이 소요된다"며 "샌드박스 테스트가 아직 진행 중인 과제라도, 안전성이 어느 정도 입증되면 선제적으로 입법 논의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