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석 쿠팡 의장 사임, 화재 책임회피?..."2주 전 결정"

[백기자의 e知톡] "사임 날짜는 5월31일...화재 사고와 무관"

유통입력 :2021/06/20 18:20    수정: 2021/06/20 19:13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를 진압하던 한 소방관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자 애도의 물결이 일고 있습니다.

이에 쿠팡 측은 20일 순직한 고(故) 김동식 소방령 유족에 대한 아낌없는 지원을 약속하고, 부상을 입고 치료 중인 소방관에게도 모든 지원책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난 17일 발표된 김범석 쿠팡 의장의 이사회 의장 및 등기이사 사임이 이번 화재 사고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 아니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습니다. 일부 이용자들은 쿠팡 불매 운동까지 벌이며 비판 수위를 높이는 분위기입니다.

20일 오후 경기도 하남시 마루공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경기 광주소방서 119 구조대 김동식 구조대장 빈소에 어린이 조문객이 쓴 손편지가 놓여 있다(제공=뉴스1)

이에 쿠팡 측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입니다. 쿠팡의 등기임원 사임 날짜는 화재 발생 약 2주 전인 5월31일이고, 등기부 열람이 가능한 시점에 이를 발표했다는 설명입니다.

쿠팡 측은 “쿠팡 등기부등본을 확인하면 김 의장이 등기임원에서 사임한 날짜는 화재 발생 약 2주 전인 지난 5월31일”이라며 “소방당국의 초기진화 완료 발표가 나오고, 화재가 소강상태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져 김 의장의 사임 소식을 공식 발표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즉, 일부 커뮤니티와 매체에서 제기한 김범석 의장이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급하게 회사 등기임원을 내려놓은 것 아니냐는 의혹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는 것입니다. 특히 이번 화재 시 덕평물류센터에서 근무하던 248명의 직원들이 정해진 절차에 따라 모두 대피에 성공했기 때문에, 중대재해처벌법 대상도 아니어서 이 같은 주장은 더더욱 어불성설이란 입장입니다.

쿠팡은 고 김동식 소방령의 유가족들이 어려움을 겪는 일이 없도록 유족과 협의해 평생 유가족을 지원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기로 했습니다. 또 화재 진압과정에서 부상을 입고 치료 중인 소방관님에 대해서도 조속히 쾌유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도 약속했습니다. 나아가 화재로 일터를 잃는 직원들도 장상 급여 지급 및, 다른 쿠팡 사업장에서 일할 수 있는 전환배치 기회를 최대한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20일 오후 경기도 하남시 마루공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경기 광주소방서 119 구조대 김동식 구조대장 빈소에 강한승 쿠팡 대표이사가 보낸 조화가 놓여 있다.(제공=뉴스1)

쿠팡에 따르면 덕평물류센터의 경우 지난 2월부터 4개월 동안 전문 소방업체에 의뢰해 상반기 정밀점검을 완료했습니다. 소방안전을 위한 추가 개선 사항도 이행한 상태였습니다. 그렇지만 회사는 이번 화재 참사를 계기로 노력의 끝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절감했다면서, 이번 화재 원인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추가적으로 필요한 부분은 적극 개선한다는 계획입니다. 아울러 모든 물류센터와 사업장을 대상으로 특별 점검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아직 화재 원인 결과가 나오지 않았고,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고 김동식 소방령의 장례 절차도 마무리 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또 덕평물류센터 화재 수습도 더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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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되지 않은 의혹과 비판하기에 앞서 이번 사고가 잘 수습되기를 바라고, 쿠팡의 약속대로 유가족과 부상을 입은 소방관들에 대한 지원책 마련이 제대로 이행되기를 시민들이 감시자의 눈으로 지켜보는 일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다시 한 번 고 김동식 소방령과 그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와 진심어린 위로의 말을 전합니다.